트레인스포팅 (Trainspotting, 1996)
진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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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9 / dvd
'철 덜 든 기크(Geek)들이 만드는 단어 일색의 뮤지컬'
이번주 개봉하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모습에 대비하기 위한 방침으로 선택한 대니 보일의 1996년작.
<트레인스포팅> 속 청춘들은 흔히 말하는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녀석들' 이라는 수식이 붙는, 소위 기크(Geek - 괴짜, 기인, 변태라는 의미) 들이다.
자기들만의 아지트에 둘러앉아 거리낌없이 마약 주사를 돌아가며 맞고, 세상의 규범을 비웃듯 깔깔대며, 끊임없이 자기 쾌락을 에너지 삼아 달리는 영혼들.
여기까지를 놓고 생각하면 철 없는 애들을 대령시킨 규범 파괴적 영화라고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시점자이자 중심 인물인 마크 렌턴 (이완 맥그리거 분) 이 마약을 끊기로 결심하는 시점부터 극의 방향이 급격히 회전하기 시작한다.
이 회전의 근거는 '어른'이라는 강요되는 규범과의 충돌이다. 이것은 기크들이 가진 사상 내부와의 충돌이기도 하다.
소재상 전혀 가볍지 않은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역동적 스타일로 구성해 낸 결과가 놀랍다.
특히 렌턴의 시점에서 공간이 변형되는 모습은 이 영화에서 놓쳐서는 안 될 것들. 가령 화장실 변기 속으로 렌턴이 서서히 빠져 들어가는 장면이나,
렌턴이 주사를 맞는 과정에서 개수대의 물이 빠지는 숏이 겹쳐진다던지, 렌턴의 금단현상과 환상의 결정체드를 방 한 군데에 몰아넣어 보여 주는 장면 등등.
다시 생각해 보니 결코 만만한 작품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러닝타임 내내 중압감은 없었으니, 거 참 신기할 따름이다.
이기팝..의 노래도 좋구..루 리드의 Perfect Day..와 이기팝..LUST FOR LIFE... 자주 듣는 노래입니다... 영화도 휼룡한 영화입니다..걸작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