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1
  • 쓰기
  • 검색

솔트(2010)/ 세상을 지키는 소금

해리엔젤 해리엔젤
316 2 1

스포있어요.

 

 

 

 

 

 

img (1).jpg

<솔트>. 제목부터 재밌습니다. 액션 스릴러인데 제목이 '소금'이라고? 물론 이는 안젤리나 졸리가 연기한 주인공 이름이 '에블린 솔트'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면이 있습니다.

 

예. 포스터와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안젤리나 졸리의 원맨쑈입니다. 감독 역시 액션 스릴러 잘 찍기로 유명한 필립 노이스다보니, 영화로서의 재미는 확정보장이죠. 하지만 분명 더 멋진 제목을 붙일 수 있었을 텐데, 굳이 '솔트'라는 두 글자를 포스터에 대문짝만하게 박아놓은 이유는 뭘까요. 

 

솔트, 그러니까 소금에 대해서 생각해봅시다. 소금의 상징적 의미를 언급한 대표적인 서적이라면 역시나 성경이겠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는 경구에서 볼 수 있듯이, 소금은 세상의 부패와 변질을 막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순수한 존재를 의미합니다. 뭣보다 소금은 인류의 생존 그 자체를 책임지는 물질이죠. 지금까지 존재했던 모든 문명은 하나도 빠짐없이 소금으로 굴러 갔습니다. 솔트는 핵전쟁을 일으켜 세상을 사실상 멸망시키려는 악당들을 물리침으로서, 인류 문명의 유지라는 소금의 가장 기본적면서 중요한 역활을 수행해냅니다. 예, 솔트의 본질은 그 이름처럼 소금같은 존재입니다. 

 

소금이 변하지 않는 순수함, 정결함을 상징한다는 걸 생각해볼 때, 영화의 악역 입장에서 솔트는 이미 변질된 존재입니다. 러시아 극단주의 세력에 의해 어릴 적부터 이중 스파이로 길러진 그녀는 작전 중 포섭 대상이었던 남편과 정말로 사랑에 빠졌고, 그가 살해당하자 바로 조직을 배신합니다. 솔트에게 작살나는 그들 입장에선 그녀가 어릴 적의 순수함-미국을 파멸시키고 러시아의 영광을 되찾는다-을 잃었다고 볼 수도 있겠죠. 하지만 반대로 자신의 모든 걸 받아줬던 남편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자신의 이름처럼 정결하게 관철해냈다고 볼 수도 있을겁니다.​

 

어쩌면 솔트의 전사로서의 각성은 소금의 정제 과정에 대한 은유일 수 있습니다. 불순물이 많이 들어간 소금은 불량품일 뿐더러 먹을 수도 없고 다른 식품의 살균과 보관 저장의 촉매역활도 할 수 없죠. 이중신분, 사랑하는 남편, 심지어 귀여운 애완견마저도 그녀가 순수하고 깨끗한 소금이 되는데 있어 불순물이었을지 모릅니다. 그렇게 영화 내내 그녀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자신 주변을 정리하게 됩니다. 바로 정제의 과정이죠. 그리고 마지막 순간, 그녀는 어떤 상황에서라도 임무를 완수해내는 완벽한 인간병기라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오게됩니다. 예, 이제 솔트는 100% 순도의 소금이 되었습니다.

 

2010년 만들어진 이 영화는 나쁘지 않은 평가와 흥행에도 불구하고 속편이 나오지 않는 바람에 본편만 보면 거의 배드엔딩에 가깝게 끝납니다. 동료 하나가 솔트를 믿어줘서 가까스로 도망은 칠 수 있게 됐지만, 모든 걸 잃은 그녀에게 남은 건 대통령 저격미수범이라는 무시무시한 딱지와 세상의 어두운 뒷구석을 숨어다니며 자신을 이렇게 만든 자들을 끊임없이 처단해야만 하는 수라의 길이죠. 

 

그런데 저는 이 엔딩이 너무나 맘에 듭니다. 추운 겨울 포토맥강으로 몸을 던진 그녀는 가까스로 헤엄쳐서 빠져나와 어두운 숲길을 달립니다. 물에 빠진 소금은 녹아 사라집니다. 다시 한번 건조되어 소금의 형태를 가지게 될 때까진 많은 시간이 걸릴테죠. 하지만 혹독한 시련을 겪고 정제된 그녀의 전사로서의 본질은 앞으로 더욱 강한 짠 맛을 내게 될겁니다. 바로 세상을 지키는 소금으로서 말이죠.

 

<솔트>,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잘 지은 제목이란 생각이 듭니다.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2

  • Kaz
    Kaz
  • 사라보
    사라보

댓글 1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후속편을 아직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졸리는 이젠 못하겠지만 성형수술 햇다고 치고 이야기를 이어 나가 줬으면 해요 ㅎㅎ
01:51
3시간 전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로데오]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8 익무노예 익무노예 25.04.29.11:58 2308
공지 [케이 넘버]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9 익무노예 익무노예 25.04.24.11:24 4502
HOT 2025년 5월 6일 국내 박스오피스 1 golgo golgo 5시간 전00:01 824
HOT 셀린 송 ‘머티리얼리스트’ 캐릭터 포스터 NeoSun NeoSun 5시간 전23:56 587
HOT 스티븐 킹 원작 ‘더 롱 워크’ 각색작 첫 스틸 1 NeoSun NeoSun 5시간 전23:46 585
HOT [썬더볼츠*] 스포일러 후기: 결핍이라는 끝없는 구멍을 채우다 3 Rec 5시간 전23:32 486
HOT 썬더볼츠 원래 초기 단계 빌런은 센트리가 아니다. 4 기다리는자 8시간 전21:28 1530
HOT 성룡, 제78회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평생공로상 수상 3 손별이 손별이 8시간 전21:21 789
HOT 약한 영웅 시즌 1+2 다 보고(유스포) 7 라인하르트012 8시간 전21:20 711
HOT 투게더 - 공식 예고편 [한글 자막] 2 푸돌이 푸돌이 8시간 전21:15 703
HOT 나미비아의 사막 GV 보고나서 리뷰 (약간의스포o) 4 카스미팬S 8시간 전21:10 496
HOT 썬더볼츠 불호(유스포) 4 라인하르트012 8시간 전21:09 632
HOT 유역비 시세이도 화장품 행사 화보 3 손별이 손별이 8시간 전21:06 585
HOT 오시이 마모루 감독, <공각기동대> 중국 극장 개봉 기... 1 손별이 손별이 8시간 전20:55 600
HOT 썬더볼츠 리뷰(스포): 재미있는 작품 5 기다리는자 8시간 전20:52 553
HOT 강하늘 고민시 전주국제영화제 1 e260 e260 8시간 전20:36 863
HOT 썬더볼츠20주년 포스터 멋진데요. 1 내일슈퍼 9시간 전20:26 917
HOT ‘아이언하트’ 뉴 스틸 4 NeoSun NeoSun 9시간 전20:10 1138
HOT ’미션임파서블 파이널레코닝‘ 일본프리미어 풍경 4 NeoSun NeoSun 9시간 전19:29 1678
HOT 썬더볼츠 아맥 돌비 둘다 봤습니다. 3 온다르 11시간 전18:15 1604
HOT 더폴 텍스트리스 상영회 보고왔어요 6 진지미 11시간 전17:29 559
HOT 드니 빌뇌브 ‘듄 메시아‘ 9월 촬영 시작 3 NeoSun NeoSun 12시간 전17:17 1946
1174908
image
해변의캎흐카 3시간 전01:44 315
1174907
image
울프맨 4시간 전01:26 369
1174906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01:06 360
1174905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01:02 404
1174904
normal
흠냐쿵 흠냐쿵 4시간 전00:54 284
image
해리엔젤 해리엔젤 4시간 전00:50 316
1174902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5시간 전00:23 485
1174901
normal
golgo golgo 5시간 전00:12 538
1174900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00:11 521
1174899
image
golgo golgo 5시간 전00:01 824
1174898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23:56 587
1174897
image
hera7067 hera7067 5시간 전23:51 221
1174896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23:46 585
1174895
image
hera7067 hera7067 5시간 전23:46 285
1174894
image
hera7067 hera7067 5시간 전23:40 341
1174893
image
Rec 5시간 전23:32 486
1174892
image
NeoSun NeoSun 6시간 전23:17 525
1174891
image
NeoSun NeoSun 6시간 전23:16 491
1174890
image
NeoSun NeoSun 6시간 전23:13 403
1174889
image
hera7067 hera7067 6시간 전23:03 352
1174888
image
Sonatine Sonatine 7시간 전22:14 609
1174887
normal
기다리는자 8시간 전21:28 1530
1174886
image
손별이 손별이 8시간 전21:21 789
1174885
normal
라인하르트012 8시간 전21:20 711
1174884
normal
푸돌이 푸돌이 8시간 전21:15 703
1174883
image
손별이 손별이 8시간 전21:11 498
1174882
image
카스미팬S 8시간 전21:10 496
1174881
normal
라인하르트012 8시간 전21:09 632
1174880
image
손별이 손별이 8시간 전21:06 585
1174879
normal
기다리는자 8시간 전21:05 347
1174878
image
손별이 손별이 8시간 전20:55 600
1174877
normal
기다리는자 8시간 전20:52 553
1174876
image
손별이 손별이 8시간 전20:45 766
1174875
image
e260 e260 8시간 전20:36 863
1174874
image
e260 e260 8시간 전20:35 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