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썬더볼츠*> 본편에 담기지 않은 버키, 알렉세이, 고스트의 “○○”, 그 정체는?

“수치의 방”
<썬더볼츠*>에서 세계를 위협하는 존재는 센트리 프로젝트를 통해 강력한 힘을 얻게 된 밥의 ‘공허’를 실체화한 보이드다. 밥이 오랜 시간 억눌러 온 고통과 슬픔은, 무력감이라는 형태로 세계를 집어삼키게 된다. 밥과 접촉한 사람들은 각자 내면에 깊숙이 자리한 트라우마, 즉 과거의 상처와 마주하게 된다.
예를 들어 옐레나 벨로바는 스파이 양성 기관인 ‘레드룸’에서 시험을 위해 친구를 죽게 한 기억을 떠올리고, US에이전트/존 워커는 <팔콘과 윈터 솔저>(2021) 이후 몰락하면서 가족과 제대로 마주하지 못한 후회와 무력감을 느낀다. 발렌티나는 어린 시절 자신의 실수로 아버지를 죽게 만든 기억, 그리고 밥은 아버지에게서 받았던 학대를 떠올리게 된다.
영화 클라이맥스에서는 옐레나를 중심으로 한 썬더볼츠 멤버들이 보이드의 내면 깊숙이 뛰어든다. 감독 제이크 슈라이어는 이 세계를 “수치의 방”이라 불렀다. 미국 Variety와의 인터뷰에서 마블 스튜디오 대표 케빈 파이기가 “CG가 아닌 실제 세트에서 찍어보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했고, 이에 대해 슈라이어는 “사고가 반복되는 감각을 실사로 표현하면 흥미로울 것 같았다”고 밝혔다.
이 장면은 슈라이어와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2023)에서 함께 작업한 이성진, 조안나 칼로가 집필에 깊이 관여했다. 본편에서는 생략되었지만, 윈터 솔저/버키 반즈, 레드 가디언/알렉세이 쇼스타코프, 고스트/에이바 스타의 트라우마 또한 면밀히 논의되었다. 당시에는 “모든 멤버가 각자의 ‘수치의 방’을 탈출한다”는 클라이맥스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기도 했다고 한다.
“알렉세이는 수용소에 갇혀 있었던 시절의 기억이고, 고스트는 고아원에 있었을 때의 경험이었어요. 투명한 존재가 된 그녀가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게 되고, 결국 아무도 자신과 엮이길 원치 않는다는 걸 깨닫고 슬퍼하게 되죠.
버키에 대해서는 다양한 가능성을 고민했어요. 분명 그에겐 명확한 트라우마들이 많지만, 좀 더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가고 싶었거든요. 조안나가 써낸 내용 중에는 보이스카우트 캠프에서 겪은 굴욕적인 일이 있었는데… 그게 정말 옳은 선택이었는지는 솔직히 지금도 잘 모르겠어요.”
슈라이어는 “모든 캐릭터의 과거를 보여줄 수 없었던 것은 매우 아쉬웠다”며, “특히 알렉세이의 ‘수치의 방’을 공개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만큼 애착이 컸던 장면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결국 전 캐릭터의 과거를 담는 대신, 밥에게 집중하는 아이디어는 조안나 칼로가 제안한 것이다. 슈라이어는 “조안나가 ‘보이드를 탈출하기 전, 절체절명의 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하게 주장했다”며, “그 핵심이 보이드와의 연결에 있다면, 밥의 ‘수치의 방’을 중심에 둔 전개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회상했다.
이러한 아이디어들은 실제 촬영까지는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후 블루레이나 디지털판에서 삭제 장면으로 공개될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센트리/보이드/밥의 관계는 아직 안정적이라 보기 어렵기에, <어벤져스: 둠스데이> 등 향후 시리즈에서 다시 어둠이 퍼질 경우, 본작에서 사용되지 않은 아이디어가 되살아날 가능성도 있다.
영화 그것(IT)이 이런 형태였는데
출연진이 많으면 조금 지겹죠.
밥에 집중한 게 좋은 선택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