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넷플릭스 영화 <우주인>을 보고 (약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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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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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로슬라프 칼파르시의 소설 «보헤미아 우주인»을 원작으로 하며, 드라마 <체르노빌>을 연출하기도 한 요한 렝크가 감독을 맡은 SF 드라마 영화입니다.
감독: 요한 렝크
공개 연도: 2024년
러닝타임: 1시간 48분
관람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수개월 간의 장기 우주 탐사로 고독에 시달리며 점점 피폐해지던 우주비행사 '야쿠프'가 우주선 안에서 거미를 닮은 외계 생명체 '하누시'를 조우하게 되며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습니다.
가장 크게 꼽을 수 있는 장점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합니다. 주인공 야쿠프 역의 아담 샌들러는 오랜 기간의 임무로 인한 외로움으로 제정신을 유지하기조차 힘들어하는 모습을 절절하게 묘사하였습니다. 폴 다노는 목소리로밖에 출연하지 않지만 침착하고 감미로운 목소리와 심오한 대사로 자칫 혐오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거미 같은 외계인에게 호기심을 느끼며 이입할 수 있도록 합니다. 야쿠프의 임신한 아내이며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는 야쿠프를 떠나려는 렌카 역의 캐리 멀리건도 좋았습니다.
두 번째 장점으로는 영상미가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영화의 색감이 좋으며, 특히 영화 속 가상의 성운(?)인 초프라 구름의 모습은 지루할 수도 있는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황홀하게 장식하며 다소 난해한 연출을 적당히 커버해줍니다.
아쉬운 점으로는 각 등장인물들에게 부여된 서사가 그리 깊지 않다는 점, 하누시의 모호한 설정과 캐릭터성(그걸 의도했겠지만 적어도 이 캐릭터와 친해질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더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108분이라는, SF치고는 길지 않은 러닝타임에도 영화가 약간 늘어진다는 점이 있겠습니다. 후반부 클라이맥스도 시각적 연출을 배제하고 보면 그리 완성도 높은 장면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러닝타임을 2시간 이상으로 늘리고 더 많은 요소들을 넣었다면 훨씬 풍부한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심오한 연출과 배우들의 명연기에 비해 영화 자체의 완성도는 그렇게 높지는 않습니다.
영화가 새롭지 않다는 점도 아쉬웠습니다. 그저 넷플릭스 스타일로 적당히 만들어낸 <애드 아스트라>의 아류작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주인공의 고독과 가족관계를 다룬다는 점에서 겹치고, 의도한 것인지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지만 영화의 OST도 둘 다 막스 리히터가 작곡했습니다. 물론 당연히 전체적인 퀄리티는 <애드 아스트라>가 훨씬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만...
지구로부터 멀리 떨어진 주인공이 절지동물 형태의 외계생명체를 만나 우정을 싹틔운다는 부분에서는 앤디 위어의 소설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하여튼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소재만을 갖다 쓴다는 것은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영화의 완성도와 별개로 대한민국이 우주탐사 강대국으로 묘사되어 한국인 입장에서는 피식 웃음이 나올 만한 장면들이 몇 번 등장합니다. "한국이 바짝 따라잡고 있는데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어!"라는 대사가 나온다거나, 아예 한국의 우주기지가 등장한다거나...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비록 뛰어나게 잘 만든 영화는 아니지만 심오한 연출과 수려한 영상미, 그리고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를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한 번쯤 볼 가치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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