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혼, 다시 부르는 노래> 를 보았습니다.

<두레소리>, <귀향>, <소리꾼> 조정래 감독의 <초혼, 다시 부르는 노래>를 보았습니다.
이내창, 이철규, 김귀정 열사등 이제는 시대의 뒷편으로 잊힌 이들의 치열했던 그 시절을 되돌아보는 영화 <초혼>은
92년 80년대 말 직선제의 영향 아래 운동권에서 벗어나려는 새로운 세대와 아직도 시대와 싸우는 이들의 삶을 녹여내어 표현 하였습니다.
공장의 위장폐업과 이에 맞서는 노동자들, 그들을 진압하기 위해 등장한 구사대와 백골단. 노동자들을 연대하기 위해 공장에 찾아간 대학 노래패.
사실을 왜곡하는 미디어 등 우리가 흔히 겪었던 30여년전의 이야기를 생생히 오늘날에 살려 냈습니다. 노래패의 요소를 가져온 김에 노래에 자신이 있는 주인공을 십분 활용하여 마치 뮤지컬과 같은 장면을 만들어낸 시도 역시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영화의 주제를 보다 감정적 흐름으로 끌어 왔습니다.
박철민 배우는 역시 어떤 상황에서도 뜨거운 연기를 보여주는 명 배우 이며, 아역으로 잘 알려진 김정연 배우 역시 가창력을 요하는 캐릭터의 풋풋한 연기를 잘 살려 냈습니다.
조연으로 출연한 김동완 배우와 특별출연한 도라에몽.. 아니 우리 치명타형 아니.. 우리 심형탁 형님도 짧은 분량이지만 묵직한 방점을 남겨 주셨습니다.
대부분 처음 보는 낯선 마스크의 배우들이 많지만 반대로 그렇기에 대학의 풋풋함이 보다 배가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세상의 작은 영화들이 그렇듯, <초혼> 역시 적은 예산이 곳곳에 눈에 띕니다. 대사나 장면의 전개 역시 조금 더 매끄러웠으면 하는 아쉬움도 분명히 있지요.
하지만 세상에는 별점이 아니라 괜히 마음이 더 쓰이는 잘 됐으면 하는 응원의 마음이 앞서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조정래 감독의 초기작 <두레소리> 역시 그러 했습니다. (아는 사람이나 알 법하지만.. 블루레이와 OST 도 구입할 정도로 저는 이 영화가 꽤 사랑스러웠습니다.)
광장의 팔뚝질과 민중가요가 일상화된 요즘, 우리의 선배들은 어떤 세상을 살았는지, 그때는 얼마나 치열했는지 이 영화를 통해 간접 체험 했으면 합니다.
ps. 상영관이 꽤 적게 배정된 탓에 상황이 많이 어렵다고 합니다. 혹시라도 이 리뷰를 읽고 마음이 동하신다면 서두르시길
ps2. 이제는 전설이 된 <파업전야> 같은 영화를 오늘날에 다시 보기엔 좀 거리가 있다 싶으시다면.
저랬던 시절에 치를 떠는 사람도 있고 그리워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입니다. 그것도 겪어보지 못한 세대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