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크로넨버그 “<브루탈리스트> AI 논란은 오스카 경쟁작들의 흑색선전”

캐나다의 거장 감독 데이비드 크로넨버그가 영화 <브루탈리스트>(감독: 브래디 코베)를 둘러싼 AI 논란에 대해 소신을 밝혔다. 그는 최근 런던 사운드트랙 페스티벌에서 오랜 음악 파트너 하워드 쇼어와 함께 한 토크 행사에서 이와 관련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브루탈리스트>는 2차 세계대전 이후를 배경으로 한 서사극으로, 이번 오스카 시즌을 뜨겁게 달군 작품 중 하나다. 주연 애드리언 브로디는 헝가리 억양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AI 기술의 도움을 받아 연기를 보완했고, 그 연기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AI 연기 보정”이라는 점이 알려지자 일부 비판 여론이 일었다.
이에 대해 크로넨버그는 “그건 <브루탈리스트>를 겨냥한 일종의 공작이었다고 생각한다. 오스카 후보 중 누군가가 벌인 일일 수 있다. 마치 하비 와인스타인이 하던 방식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배우의 목소리를 종종 건드린다. <M. 버터플라이>에서 존 론의 목소리도 캐릭터에 맞게 여성적으로 피치를 올렸고,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 다시 원래 목소리로 되돌렸다”며 “이건 영화 제작의 일부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크로넨버그와 쇼어는 1979년 이후 단 한 편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작품을 함께 해온 파트너다. 이번 행사에서는 <플라이>(1986), <데드 링거>(1988), <M. 버터플라이>(1993), <크래쉬>(1996), 그리고 최신작 <더 슈라우즈>(2024)까지 그들의 주요 작품을 되짚었다.
정치적 발언은 피했지만, 쇼어는 음악 작업에 대한 철학을 공유했다. “<네이키드 런치>에선 재즈, <크래쉬>에선 일렉 기타를 활용했어요. 제 작업은 이미지의 중심이 아니라 바깥을 감싸는 걸 목표로 했죠. 이야기의 깊이를 더하는 방식이에요”
두 사람은 같은 토론토 출신으로, 젊은 시절부터 서로 알고 지낸 사이였다. “<플라이> 이후 오페라 음악에 익숙해졌고, <데드 링거>를 거치며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의 세 개의 혼을 떠올릴 수 있었죠. 제 음악 여정을 따라가 보면, 그 뼈대는 크로넨버그 작품에서 시작됐다고 할 수 있어요”라고 쇼어는 말했다.
크로넨버그는 또, 제임스 스페이더 주연의 문제작 <크래쉬>(1996)에 대해 회상하며 “칸 영화제에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죠. 평론가 알렉산더 워커는 ‘타락의 경계를 넘은 영화’라고 혹평했는데, 우린 그걸 광고 문구로 써먹었어요”라고 웃어 보였다. 쇼어는 “그때 스페인 여행 중 외딴 해변에서 신문 조각을 발견했는데, 거기엔 ‘섹스광 영화 <크래쉬>를 금지하라’고 적혀 있었죠”라고 덧붙이며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크로넨버그는 “오스카 후보에 한 번도 오른 적이 없다는 게 오히려 나한테 잘 맞는 것 같다”며 “나는 캐나다인이고, 오스카는 미국 거니까”라고 농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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