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아: 브레이브 뉴 월드' 후기.. 최고는 아니지만 노력하는 캡틴
간략 소감부터 말하자면, 처음엔 좀 별론데? 했다가 마지막엔 그래도 나쁘지 않았네... 라고 생각 들었습니다.
처음에 별로라고 생각된 이유는, 이 영화가 MCU 작품 중에서 명작으로 꼽히는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와 같은 첩보 스릴러를 지향하면서, 그 영화만큼의 숨 막히는 재미를 못 주기 때문이었고요. 또 액션도 크리스 에반스가 1대 캡틴 스티브 로저스로 활약했던 것만큼 압도적이지 않아서 그랬습니다.
스티브에 이어 2대 캡틴이 된 샘 윌슨(안소니 맥키)은 열심히 애를 쓰지만 슈퍼 솔저 혈청을 맞지 않은... 어디까지나 ‘일반인’이기 때문에 싸우면서 자주 힘이 부칩니다. 평범한 인간 중에서는 나름 격투 잘하는 캐릭터임에도, 거구의 근육질 악당이 나오거나 일대 다수로 다구리 맞게 되면 헉헉 거리는 모습이 자주 나와요. 캡틴의 트레이드마크인 방패 공격도 약한 편이라서, 평범한 인간 악당이 날아오는 비브라늄 방패 맞고도 한 번에 안 쓰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스티브가 캡틴이던 시절보다 액션의 박력이 떨어질 수밖에요. 애당초 이전 MCU 작품들에서 샘 윌슨이란 캐릭터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관객이라면 재미가 더 떨어질 겁니다.
스토리면에서도 MCU 세계관에서 세계 전체를 위협하는 강력한 빌런과 싸운다거나, 거대한 음모에 맞서는 식이 아니라, 캐릭터 개개인의 사적인 이야기, 과거에 대한 반성 같은 드라마 부분의 비중이 많기 때문에, 숨 돌릴 틈 없이 긴박하게 전개됐던 <윈터 솔져>에 비해 느릿하게 느껴집니다.
단점들을 먼저 얘기했는데, 그래도 마음에 든 부분이 있었습니다.
샘 윌슨의 캡틴은 지상전에선 약하지만, ‘팔콘’이던 시절부터 장기인 공중전에선 제 역할을 확실히 합니다. 영화 중반에 상당한 스케일의 공중 액션 파트가 나오는데, 후반부 레드 헐크와의 싸움보다 훨씬 보는 재미가 큽니다. 이 영화는 IMAX로 컨버팅됐음에도 화질이 또렷하지 못하고 흐릿한 부분들이 많은데, IMAX 관람보다는 4DX가 더 재밌지 않을까 싶었던 부분이네요.
그리고 스스로도 스티브보다 못하다는 걸 아는 샘 윌슨이, 그럼에도 캡틴 아메리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히어로가 되려고 애쓰는 모습이 영화 전반에 진정성 있게 그려졌고, 영화 끝에 가서는 그런 노력이 어느 정도 울림을 주며 응원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샘 윌슨만큼이나 이 영화에서는 새디우스 로스 대통령(이전 MCU에서 어벤져스와 대립했던 장군) 캐릭터의 비중이 큽니다. 안타깝게도 영화 촬영 전 사망한 배우 윌리엄 허트 대신 해리슨 포드가 이 역할을 연기했는데, 개인적 고뇌와 갈등으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면모를 보여줘요. 윌리엄 허트가 살아서 자신의 이야기를 제대로 마무리해줬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해리슨 포드가 캐릭터 소화를 잘 하긴 했지만 아쉬웠던 부분입니다.
어쩔 수 없이 비교되는 MCU 탑급 작품 수준은 아니지만, 괜찮은 캐릭터 드라마가 있는 볼만한 액션 영화였습니다. 스토리를 제대로 따라가려면 과거 MCU 작품 중에선 <이터널스>, 디즈니+ 드라마 <팔콘과 윈터 솔져> 정도를 미리 봐두면 좋긴 한데, 필수적으로 볼 필요는 없고요. 그보다는 17년 전에 나왔던 <인크레더블 헐크>(2008)와 연결되는 부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어떤 면에선 그 영화의 직접적인 속편에 가까워요. 혹시 안 봤으면 봐두면 좋습니다.
보너스 쿠키 영상은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가고 나서 하나 나옵니다.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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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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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태생적인 한계와 전작의 벽이 너무 크기에 큰 기대는 애초부터 없긴 합니다.
샘 윌슨 안소니 맥키 경우, 저도 처음엔 그냥 적당한 사이드킥 레벨에 어울린다 생각했는데, 몇몇 최근 영화와 넷플 출연작들 보고 생각이 바뀌었죠. 단독주연 액션도 꽤 훌륭한 배우입니다. 만약 크리스 에반스와 MCU의 존재이유인 윈터솔져 등의 그림자가 없이 단독으로 히어로 주연급이었다면 얘기는 달라졌을 거라고 전 생각합니다. 굳이 아무리 잘해도 본전인 이 캐릭을 맡는다는 자체가 누가 해도 무리였죠. 그럼에도 선전을 한듯한 리뷰라서 다행입니다.
해리슨 포드옹의 출연은 언제나 반갑습니다. 더군다나 단순 대체역할을 넘어선 듯 하여 더 그렇네요.
소식에는 딸 리브타일러 출연소식도 있었는데 성사되진 못한 모양이네요.
아버지와 남친이 전부 딴사람으로 바뀌었으니(...)
스스로 비교하며 자조하는 모습도 나오면서, 그런 부정적인 부분도 우회적으로 다루더라고요.^^
뉴캡틴의 시네마 첫 데뷔니.. 극장가서 봐야겠네요,,
캡아 시리즈를 잴 좋아하는데 ㅠㅠ..
일단 이번주에 아맥보고, 주말에 MX포디로 봐야겠어요
애초에 드라마 보려고 보는 시리즈가 아니라서 문제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