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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오징어게임2' 내용과는 별개로 작업이 힘들수밖에 없었던 시스템적 이유

금요일맵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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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즌1 구상은 10년, 시즌2 구상은 급하게 2년

 

ㅡ오징어게임의 모든 구심점은 황동혁 감독입니다. 황 감독은 오겜의 스토리를 10년넘게 매만지면서 어느 배급사와 영화화 기획을 하다가, 이후 '기막힌 돈냄새' 넷플의 손을 잡고 또 미니시리즈로 늘리면서 아주 오랫동안 각본을 재단했습니다. 시즌1은 그야말로 피로 써내려간 결과이자 고무줄처럼 줄였다가 늘렸다가 압축한 결과입니다.

 

시즌2 계획이 없었는데, 21년 10월 대성공 이후 2 크랭크인 전까지 약 2년 훨씬 안되는 시간동안 생각의 방(?)에서 혼자 13~14시간 분량의 새 이야기를 써내려갔습니다.

 

2. 혼자 연출 혼자 각본

 

ㅡ여기서 문제는 연출까지 혼자 다해야한다는겁니다. 미드를 좀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대흥행작 "워킹데드"를 예로 들어보면) 거의 매회 각본과 연출자가 다릅니다. (영상화를 처음 창조해낸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은 크리에이터이자 총괄자로 있을뿐,) 미드는 여러 연출자와 각본가가 모여 협업해내는 시스템으로 긴 호흡에 서로 다른 아이디어도 반영하고 변수도넣어가며 안끊기게 이어갑니다.

 

오겜1과 2의 모든 크레딧에는 황감독이 ALL 감독/각본입니다. 14시간 분량을 혼자 다 쓰고 촬영하고 앉아있으니 이가 몇개씩 빠질만합니다. 한 감독이 전권을 가지니 톤과 메시지 강조가 일관되게 유지되는건 좋지만, 모두가 지적하는 약간 늘어지는 부분이나 7화에서 갑자기 종이의집 시가전(?) 전개가 나오는 부분에서 전 '연출자가 드디어 힘에 부쳤구나'라고 느꼈어요ㅋㅋ

 

협업으로 분배하는 부분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현대액션을 연출해본적 없는 이가 흔히 하는 '강강강 식' 연출, 액션 시퀀스 사이 서스펜스를 조절하는 부분이 아쉬운 이유입니다. 황 감독님의 <남한산성> 액션 연출이야 아주 훌륭하지만, 전쟁과 전투의 연출 호흡 차이가 아주 극명하게 보였습니다.

 

7화만은 연출자 혹은 각본가가 달라야 했습니다. 연출자와 배우들 모두 너무 힘들었을게 보이는..

 

3. 넷플의 입장과 "씨X 기훈이형!" 도파민

 

ㅡ대신 '연출이 아쉽다'인것이지, 자본주의-부정한 민주주의 시스템의 전복 시도라는 그 착상 자체는 아주 맘에 듭니다. 그 '영웅놀이'조차 시스템의 예측 범위 내에 있었다는 황망한 디스토피아도 맘에 듭니다. 황 감독님이 하고싶은 이야기는 결국 다 하려는구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반면 넷플은 두 시즌 분량을 원했고 계약했기에, 좋든싫든 이야기를 그만큼 늘려야했고 딱 중간에 자르는 부분은 분명 만들어야 했습니다.

 

시즌1의 시그니처한 도파민들을 기대했던 오겜 훌리건들이 거의 폭동(?)급으로 불만을 쏟아내는 것도 이해는 됩니다ㅋㅋ 제가 가장 좋아하는 "5인6각" 시퀀스처럼 외국에서 유행탈만한 인상적인 장면들이 군데군데 있긴하지만- 우리가 원했던건 "씨x 기훈이형!"같이 광기와 감정의 충돌이 넘실대며 끝내 에너지가 폭발하는 그런 도파민이었을겁니다.

이번 시즌에선 그게 공유의 광기였기에 사람들이 1화에서 도파민을 충족하고, 가장 좋아한다고 봅니다.

 

배우들이 에너지를 터뜨려줄수있는 순간은 시즌3에 있으리라, 강력하게 감이오네요. 배우들이 나와서 "시즌2는 시즌1 보다 훨씬 강렬하고 충격적이다" 이런식으로 얘기를 해왔는데 단순히 립서비스 홍보가 아니라, 그들도 시즌2가 어디까지인지를 알수가없어서 그렇게 말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종합.

 

오겜의 황동혁 감독은 십수년간 '이미 고무줄처럼 줄였다가 늘리며 피토하는 심정으로 만들어낸 시즌1' 이후 없는 이야기를 스튜디오의 요구로 급히 만들어내는데, 같이 고민할 연출가와 각본가없이 짧은 시간 안에 혼자 힘만으로 본인만의 아이디어로 다 돌파해내느라 힘에 부치는 지점들, 계약을 생각하며 시즌3에 어쩔수없이 넘긴 지점들이 보인다. 이게 결론입니다. 괜히 골든글로브 감독상을 준게 아니죠. 감독님 진짜 고생좀하셨고 더하시겠네요 이거로 읽히네요ㅋㅋ

 

기대만큼 걱정 많았던 시즌2지만 5인6각과 둥글게둥글게를 보며 그래도 역시 황동혁 감독 진짜 대단하네 생각했고, 몰빵 투자와 편가르기로 들어선 빚잔치 빚한민국 정서를 담아내면서 자본ㆍ민주주의의 오류도 담아보려는 이야기가 굉장히 좋았습니다. 시즌3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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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부분들 시즌 3가 잘 만회해줬으면 합니다.

11:21
16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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