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플러스) 강남 비-사이드 - 간단 후기
세상 어느 나라를 가나 만국 공통의 법칙 하나라면 '돈과 관력을 위한 불합리'일 겁니다. 돈을 위해 또 권력을 위해 자신의 가족마저 팔아넘기고, 심지어 사람마저 해치는 일이 '실재'하기에 그많은 이야기의 원천 소스가 되기도 합니다. 물론 상상력에 매몰한 거 아닙니까, 하고 되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상상력. 네, 그럴지도 모릅니다.
정말 우리 사회는 깨끗해서 돈과 권력에 충성하거나 미친 사람 없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도 모르지요. 오늘날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면 참으로.
어쨌든.
이 이야기의 모티프는 누가 보아도 버닝썬에서 출발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건을 조작하고 이를 무마해주는 총경이 있고 이를 반대에서 좇는 경감이 있으며 총경과 함께 사주하는, 여기서 정치적 단어인 고발 사주 같은 기시감도 듭니다, 부장검사가 있고 이를 실행하는 여검사가 있어요. 그리고 마약과 향락, 성매매에 종사하는 치들을 엮어서 하나의 집단으로 두고, 이에 반목하는 집단도 만들었습니다. 이들을 양쪽에서 오가는 가수가 있습니다. (아 누군지 알 것 같아!)
이렇게 되니 명확히 편이 갈리는 그림이 그려집니다.
이를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능수능란하게 전개하네요.
1-4부까지가 하나의 플롯이었다면. 5-8화가 후반부 플롯으로 기능합니다. 아마도 영화 시나리오를 늘여서 이후 5-8화를 만든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더군요. 이건 창작자 입장에서 떠올린 생각입니다.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고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어서.
그리고 5-8화에 해당하는 보이지 않는 존재가 등장해 안타고니스트로 작동합니다.
전체적으로.
이야기는 크게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를 조우진과 지창욱의 연기와 더불어 완성도 높은 액션과 지루하지 않은 편집으로 메워냅니다. 즉 감독의 연출력이 크게 작용한 드라마였습니다. 감독을 그래서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박누리 감독님.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 <더 게임>의 스크립터를 거쳐 <부당거래>, <베를린> 등의 조감독으로. 류준열 배우 주연작인 <돈>의 각본과 감독을 맡았더라고요.
영화 바닥에서부터 차근차근 올라온 필모가 보여서 멋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드라마 보면서도 또 본 뒤에서도 느낀 거지만 탄탄하게 앞으로도 잘하겠다 싶은 감독님이시네요.
이름 기억하고 응원하려고 합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에게 좋은 점수를 받지 않을까 싶네요. 다만 하나 옥에 티 같은 거라면, 8화의 클라이맥스가 좀 무리수 연발 아닌가 싶었던. 그것 정도 빼면은...
제법 수위 높고, 대사에서도 필요할 때 욕잘하고(물론 늘 제가 싫어하는 대사 방식은 여전히 있더군요. 예를 들어 밥 먹었니? 하고 물으면 전혀 엉뚱한 상징적 대답으로 퉁치려는 대사들...) 불필요한 것 별로 없이 액션도 허접하지 않았습니다. 연기도 빠지는 부분들 없어서 심지어 조연의 이름까지 찾아보기도 했더랍니다. 예서 역 오예주 배우님, 앞으로 기대 되더라, 같은 덕담 하나 해드리려고.
다시 같은 단어 조합을 씁니다만, 그래서 완성도 좋았습니다.
집중도 좋고 연기 좋고 완성도 높았습니다. 재미있게 봤더랍니다. 하나 아쉽다면 디즈니 플러스라는 거? 디즈니가 좀 반성하고 열일하시기를. 뭐, 그렇게 되긋쥬? 디즈니니.
언젠가 지금의 난리법석도 영화나 드라마로 나올 텐데... 현실에서나 영상물에서나 만족스러운 엔딩이 됐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