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포) <건담: 복수의 레퀴엠> 반전(反戰)물로서의 반쪽짜리 수작
건담의 신작으로 넷플릭스 시리즈, 그것도 풀 3D 작품이 나왔다니, 그 옛날 이글루스 이후로 처음이라고 봅니다
이제 실사영화만 나오면 모든 방식으로 나오게 되는군요
네? 실사영화는 이미 G세이비어가 있다고요?
그게 무슨 소리죠? 그런 작품은 없습니다
본작은 건담 시간대에서 1년전쟁 시기 유럽전선의 어느 지온군 자쿠 파일럿의 시점으로 건담이라는 신무기의 등장을 다룹니다
재밌는 점은 자쿠 파일럿 중에서도 에이스 파일럿의 시점으로 그린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에이스 파일럿이 여성인 점도 맘에 들고 그냥 여성이 아닌 아이를 가진 엄마, 즉 성인이라는 설정인 것 역시 건담 시리즈를 봐온 저에게 있어서 새롭게 느껴집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건담의 주인공은 미성년자로 시작하거든요
그래서 작중의 분위기는 지극히 진중하고 무거운 분위기를 이어갑니다
1년전쟁의 악당은 지온군이라 평가받지만 사실 진정한 악당은 지온군의 사령관, 즉 자비가의 사람들이지 일개 병사들은 그저 끌려와서 목숨을 바치며 싸울 뿐이죠
이러한 점이 이 작품에서 제대로 묘사됩니다
주인공 이리아는 원래 음악가지만 전쟁으로 인해 지금은 군인이 되어버린 여성이라는 설정이 바로 그 부분을 극적으로 만들죠
우주세기에서 커다란 축을 담당하는 설정인 '뉴타입' 설정이 역시 이 작품에서도 반영됩니다
물론 뉴타입이라는 단어가 아직 없던 시기라서 이 단어가 직접적으로 거론이 되진 않지만 건담 시리즈에서 묘사되는 뉴타입의 능력이 본편에서 제대로 묘사됩니다
그리고 이 능력이 본작의 암울한 분위기와 반전 메시지를 극대화 시킵니다
"만약 서로 소통을 할 수 있었다면?"
"만약 서로 이해를 할 수 있었다면?"
건담 시리즈의 팬들은 항상 그렇게 생각해왔습니다
"만약 아무로와 샤아가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에 성공했다면 그 비극이 일어났을까?"
본작은 그러한 궁금증을 소재로 만들어졌습니다
마치 인간이 아닌 듯, 규격외의 초월적인 존재처럼 묘사되는 건담의 파일럿 역시 뉴타입이며, 그저 한 아이의 어머니이자 병사들의 전우이자 친구인 평범한 인간처럼 보이는 에이스 파일럿 이리아 역시 뉴타입이라서 이 둘은 라이벌의 구도를 형성하지만 한편으로는 같은 결을 가진 캐릭터입니다
그렇다면 그 대화가 이루어졌을시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까?
그 부분은 본편을 보시면서 확인해주시길 바랍니다
작중의 전투장면엔 커다란 이견이 없습니다
사람이 종잇조각처럼 찢어지며 허무할 정도로 쉽게 죽어가는 전쟁 장면도 잘 묘사했지만 무엇보다 메카들의 전투장면엔 모든 예산을 들이부은 듯 굉장한 퀄리티를 보여줍니다
자쿠의 육중한 무게감도 좋고 건담의 날렵함 역시 좋습니다
또한 "하얀 악마"라는 이명이 생길 정도로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 되어버린 건담이 지온군의 입장에선 어떻게 보여졌는지 그 공포적인 연출 역시 이보다 좋을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튀어나와서 뭐라도 해보려고 하지만 그 무엇도 통하지 않는 듯 살육을 계속하는 건담의 모습은 마치 스플래터 무비의 살인마 캐릭터처럼 섬뜩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전투장면과 메카 모델링에 전부 힘을 들인 나머지 인물들 모델링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점입니다
특히나 클로즈업 샷에선 해상도가 깨지는 듯한 모델링마저 보여 실망스러움이 더욱 심해집니다
지금은 2024년입니다
그런데 인물 모델링이 2005년에 발매된 <파이널판타지 어드벤트칠드런>수준이라고 하면 거기엔 커다란 문제가 있는 겁니다
그런데 에피소드가 끝나고 정말로 문제가 발견되더군요
이 작품... 딱 봐도 저예산에다가 제작사의 규모 역시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넷플릭스라고 해서 예산을 막 퍼주진 않습니다
이 부분은 감안을 하셔야 할 겁니다
<복수의 레퀴엠>은 반전물로서는 수작이지만 갈림길에 선 작품일지도 모릅니다
가장 커다란 단점은 바로 스토리, 그중에서도 결말입니다
스포일러 때문에 말하기는 쉽지 않지만 그다지 납득이 가는 결말은 아니었습니다
양비론적인 시각의 건담을 만들고 싶어했다는 느낌은 들지만 아무리 그래도 지온군의 1인칭 시점이라서 전범 미화로 보일 수도 있는 내용이고 결말 또한 그렇습니다
앞서 말했던 그 장점들 대부분이 이 결말에서 덮어지기도 합니다
이 부분이 이 작품을 반쪽짜리 수작으로 만들어버립니다
제발 후속작이 나와서 양비론의 시각을 완성시켜줬으면 좋겠는 작품
그래도 주인공 이리아 솔라리의 결말 또한 보고 싶어졌다고 느껴지는 작품
그러나 현재로선 반쪽짜리 작품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아쉬운 작품
저의 점수는 10점 만점의 6.5점입니다
작성자 한줄평
"공포가 느껴지는 전쟁의 그 전투장면 하나만큼은"
스누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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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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