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스포) 러브 라이즈 블리딩을 보고

로즈 글래스 감독이 연출한 <러브 라이즈 블리딩>은 순식간의 사랑에 빠지게 되는 두 여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1989년. 작은 동네에서 체육관 매니저를 하며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루(크리스틴 스튜어트). 어느 날 보디빌딩 대회를 준비하는 잭키(케이티 브라이언)가 루 앞에 나타납니다. 잭키에게 껄떡거리는 남자들과의 다툼에서 도움을 준 루는 조금씩 가까워지고 지낼 곳이 없던 잭키는 루의 집에서 지내게 됩니다.
한편 루는 모른 체 루의 아버지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잭키. 사실 루와 아버지는 가까이 살지만 서로를 거의 보지 않은 상태로 살아갑니다. 다만 자기 목숨처럼 아끼는 친언니 때문에 간혹 보긴 하는데 그것도 썩 유쾌한 상황은 아닙니다. 왜냐면 언니는 남편에게 하루가 멀다 하고 폭행을 당하는 데 루가 복수를 해주려고 하면 오히려 언니가 이를 말리며 루를 타박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잭키가 이 마을에서 일자리 소개를 조건으로 처음 만난 남자가 형로 언니의 남편이었던 것이죠. 이 사실을 알게 된 루는 불같이 화를 냈고 또 다시 언니 죽기 직전까지 남편에게 폭행을 당합니다. 루는 더 이상 이를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에 놓입니다.
쉽게 볼 수 없는 커플 설정이 흥미로운 이 작품은 비교적 달달한(?)초중반부와는 달리 후반부엔 거의 하드보일드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영화였습니다. 표현 수위도 엄청 쎈데 어떤 관객들에겐 통쾌함을 느끼게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도 동성커플인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케이티 브라이언이라는 생소한 배우와 좋은 합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여느 커플처럼 갈등, 애증 등을 잘 표현해내고 있는 작품입니다. 아버지 역의 애드 해리스 또한 독특한(?) 외모 설정으로 카리스마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동안 보았던 퀴어 작품들과 조금 다르게 장르적 쾌감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 비교적 접근성이 좀 더 있는 영화였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바운드라는 영화가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