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덕후의 개인적으로 최고의 게임 원작 영화 모음

제가 직접 게임도 해보고 영화도 본 작품들로만 선정했습니다

1. 명탐정 피카츄

작성자 한줄평

"동심이 살아있는 자만이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

원작 게임이 공식 한글화가 되지 않아서 원작게임을 못해본 사람들이 수두룩할텐데 사실 이 영화는 원작 초월입니다

원작 게임의 스토리를 따라가서 주인공이 말하는 피카츄와 함께 실종된 아버지를 추적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놀랍게도 게임은 떡밥만 남기고 뭐 하나 해결된 것이 없는 채 엔딩입니다

영화는 그나마 엔딩을 깔끔하게 냈네요

거기에 더불어 실사체로 만들어진 포켓몬들의 비주얼도 굉장히 가슴이 뜁니다

피카츄 특유의 찡그리는 표정이 밈이 되어 조롱당하지만 동시에 그만큼 영화에 대한 사랑이 넘친다는 뜻도 되겠죠

2. 수퍼 소닉

작성자 한줄평

"죽어가는 프렌차이즈를 보는 이들에게 내려온 좋은 소식, 소닉은 아직 죽지 않았어!"

생긴 것도 만화처럼 생긴 파란색 고슴도치가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는 것도 모자라서 악당도 일본영화처럼 과장된 연기를 이어나가며 만화틱한 스타일을 고수합니다

누구에게는 유치하기 짝이 없는 작품이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소닉 팬들에겐 이보다 더 고마울 수 없는 작품입니다

죽어가는 프렌차이즈를 붙들고 있는 마음을 아시나요?

다 제쳐두고 짐 캐리의 코믹한 악당 연기도 재밌고 CG 비주얼도 괜찮습니다

특히나 마지막에야 비로소 나오는 소닉의 전매특허 고속으로 구르는 기술은 게임 팬이라면 심적 고양감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3. 모탈컴뱃

작성자 한줄평

"보고싶은 건 다 봤다."

95년작 폴 앤더슨의 모탈컴뱃도 그냥저냥 괜찮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저에겐 이 작품이 더 애정이 갑니다

모탈컴뱃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잔혹하리만큼 화끈한 액션이니까요

95년작은 피 한방울 나왔던가요?

주인공 배우의 연기력은 형편없고, 배경CG는 어사일럼 수준이고, 스토리도 스킵이 여러모로 되어서 튀는 느낌이 들지만 화끈한 R등급 액션 하나만큼은 모탈컴뱃 다운 액션입니다

특히 쿵 라오의 반갈죽 페이탈리티 기술이 나왔을 때는 환호성을 질러야 합니다

만듦새가 엉성한들 어떠합니까

애초에 모탈컴뱃 자체가 B급 장르인데요

동네 포차 들어가서 위스키 온더락을 마실 생각을 하는 건 멍청한 짓이죠

3. 니드포스피드

작성자 한줄평

"남자, 엔진소리, 슈퍼카. 끝"

원작 게임 자체가 스토리가 별로 없고 어마어마한 슈퍼카들이 질주하는 레이싱 하나만을 바라보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본작 역시 스토리를 제외하고 어마어마한 슈퍼카들이 질주하는 레이싱 하나만을 바라보는 작품이죠

그거 하나만을 바라본 작품 답게 본작은 인간드라마 파트는 그다지 돋보이지 않습니다만 레이싱 장면에서의 쾌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불법 레이싱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경찰들의 전략 역시도 원작게임에 나오는 요소인데 게임에선 워낙 짜증났지만 영화로 보니 감회가 남다르더군요

4. 사일런트힐

작성자 한줄평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들에게 울리는 사이렌"

원작게임 1편을 영화화한 게임인데 여러모로 원작에 대한 설정들이 정반대로 각색된 영화입니다

예를들어 원작에선 달리아 길레스피가 메인 빌런이지만 본작에선 진짜 메인 빌런은 따로 있고 달리아는 피해자의 포지션에 있다던지

원작에선 나름 비중을 차지하는 간호사 리사 갈랜드가 본작에선 특별출연급 엑스트라로 강등되었다던지 말이죠

원작에서도 기괴한 디자인에 대한 호평이 많았는데 최신 CG로 구현된 사일런트힐 마을의 비주얼은 18년이 지난 지금 봐도 압도적입니다

비주얼과는 별개로 인간드라마도 잘 각색된 편입니다

사생아라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화형을 당한 소녀의 분노, 딸을 고통으로 몰아넣어버린 어머니의 끝없는 죄책감의 고통 등 심리적인 묘사가 굉장히 뛰어납니다

마지막 교회에서의 학살 장면은 그야말로 분노가 무엇인지 알 수 있고

쏟아지는 피를 마치 빗물처럼 춤추며 맞는 아역배우의 연기력 역시 흠잡기가 힘듭니다

개인적으로 꼽는 최고의 게임원작 영화입니다

5. 반교 디텐션

작성자 한줄평

"비극적인 역사에 휘말렸기에 죄인이 된 자는 어떻게 용서받아야 하는가?"

원작은 2D 횡스크롤식 공포게임이며 대만 계엄령 당시 한 학교에서 벌어진 비극적인 스토리를 하고 있습니다

게임 자체가 판타지 스릴러를 표방하는 역사극이라서 사실 게임원작이 아니라고 말해도 믿을 사람이 있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되게 잘 만든 작품이라고 느꼈던 것이 원작처럼 횡스크롤로 찍은 샷이 있는 것처럼 원작게임에 대한 존중도 살아있고 비극적 역사를 바라봐야 하는 무력한 표현도 괜찮은 연출로 살려냈습니다

그밖에 리스트에 못 올린 작품

툼레이더(2018년작) : 게임은 했는데 영화를 못 봤습니다...

언차티드 : 원작 고증 액션들로 점철되어 있어 볼만하지만 톰홀랜드는 심각한 미스캐스팅이었습니다

레지던트이블: 원작 게임이랑 전혀 다른 이야기인데 게임 원작 영화가 맞긴 한건지 모르겠습니다

파크라이: 원작게임도 별로고 영화도 별로입니다. 우베볼 영화인 것도 그렇지만 아직 파크라이의 정체성이 잡히지 않았던 1편을 영화화한 것이라서 더 별로인 것도 있습니다

어쌔신 크리드 : 원작 게임도 AAA급 게임이고 영화도 고예산 상업영화를 표방하지만 영화 자체는 워낙에 난잡한 편집 때문에 도저히 집중이 안 됩니다

거기에 더불어서 원작게임은 최근 죽도 쑤고 있네요

워크래프트 : 사실 영화만 보면 그냥저냥인데 원작이 워낙에 뛰어난 작품이라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모양입니다

페르시아의 왕자 : 게임은 나름 즐겼으나 영화는 영 아니었습니다... 제이크 질렌할이 아깝더군요. 특히나 최종 전투의 전개는 예술영화도 아니고 전혀 이해가 안 되고요

둠 : 제가 좋아하는 둠은 클래식 둠 1,2편 특유의 모든 것을 파괴해버리겠다는 노빠꾸 주인공의 활약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근데 이 영화는 하필이면 공포장르로 돌변했던 둠 3를 원작으로 했네요... 그나마 후반부 1인칭 액션 장면이 볼만합니다

DOA: 이 영화는 훌륭한 고문 수단입니다. 얼마 전에도 친구에게 돈을 갚지 않으면 DOA 영화를 보여주겠다 으름장을 놓으니 바로 돈을 갚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