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썸머] 나는 내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유능한 청소년 전문 변호사 안느는 남편 피에르, 입양한 두 딸과 완벽한 가정을 이루어 만족스런 삶을 살고 있다. 기숙학교에서 사고를 친 피에르의 전처 소생 아들 테오가 이들의 집에서 함께 살게 되면서 안느의 안정적인 삶에 균열이 생겨난다.
카트린느 브레야의 관심사는 스캔들(에 대한 옳고 그름을 가리는 일)이 아니다. 미성년 의붓아들과의 섹스라는 이중의 터부를 소재로 한 신작 <라스트 썸머>에서도 그녀의 태도는 여전하다. 그녀의 관심은 인간의 욕망, 좀 더 구체적으로 좁히면 여성의 성적 욕망이다.
테오는 영화 초반 대부분의 장면에서 상탈을 한 채 등장을 하여 안느의 시선에 포착된다. 안느는 피에르의 늙고 볼품 없는 육체와 대비되는 테오의 젊고 싱싱한 육체를 불편해 하는 듯 보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당연하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그 육체에 빠져든다. 안느는 테오와의 성적인 관계에서 두 개의 딜레마를 안고 있다. 테오가 미성년이라는 점(비건이라던 테오가 햄버거를 탐식하는 장면은 테오의 미성숙을 보여준다)은 청소년 변호사라는 안느의 공적인 포지션과 크게 상충하며, 테오가 의붓아들이라는 점은 가족 관계라는 사적인 영역을 파괴할 리스크로 그녀의 욕망을 억압한다. 그 모든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안느는 테오와의 관계를 받아들이고 즐긴다. 극 초반 보여지는 피에르와의 짧고 건조한 행위와 달리 테오와의 섹스 장면은 길고 흥분으로 가득하다. 카트린느 브레야는 테오(와의 섹스)에 대한 안느의 금지된 욕망의 발현을 사회윤리적으로 평가하는 대신 그 욕망의 분출이 얼마나 자연스러운 것인지를 보여준다.
<라스트 썸머>는 오이디푸스 신화의 변주이기도 하다. 안느는 신화 속 수동적인 피해자 이오카스테와 달리 자신의 욕망을 적극적으로 발현하고 변호한다. 피에르는 껍데기만 남은 자신의 성이라도 지킬 요량으로 명백한 거짓을 기꺼이 진실로 받아들인다. 안느와 피에르, 두 사람 중 누가 더 비겁한가, 누가 더 인간적인가.
간만에 나온.. 도발적인 불륜 드라마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