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 라이브즈 - 초간단 후기
영화를 보자마자 드는 생각은 "온도 차"였어요.
전생이나 후생, 인연이라는 단어를 보이는 것으로 현화했을 때, 이를 체감하는 정도가 아시아인과 유럽 또는 미국인의 온도 차가 어떨까.
두 번째. 이건 누가 봐도 셀린 송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구나, 하게 됩니다. 여기저기 숨은 이야기의 잔재가 진짜일 것이다, 라는 결론에 쉽게 다다르죠.
이 둘을 묶어 셀린 송 감독은 참 영리하게 영화를 찍었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최적의 공간에서 최소한의 인물로, 그들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때론 인물이 없는 배경을 몇 초씩 끌어다 쓴다거나 대사 없이 서 있는 인물을 비추는 식의 러닝타임은 분명한 낭비가 아니었습니다. 전생이나 후생, 인연 같은 개념적인 이야기를 영상화함에 있어서, 예를 드는 게 맞을는지 모르겠으나, (제가 정말 재미있게 봤던)<클라우드 아틀라스>처럼 1억 달러 이상의 제작비가 들어가지 않아도 분명하고 의도한 대로 이야기를 건넬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이는 셀린 송 감독의 역량이라는 점에 분명한 찬사를 보냅니다.
반면.
위에서 적은 온도 차, 라는 단어는 오히려 한국에서 이 영화가 먹히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짙게 하며 개봉일에 극장을 나왔더랍니다. 영화 속에서 계속해서 강조하는 단어 인연, 또 제목인 <패스트 라이브즈>, 이를 한국인 또는 (늘 접하는 불교 중심의) 아시아인이 느끼기에는 너무 단어적인 설명에 치우치는 감도 없지 않았거든요.
무엇보다 극간을 둔 연출이 이를 알게 된 유럽이나 미국인들에게는 생각할 여지를 주는 친절함이겠으나 플롯 자체가 붕 떴다고 여길 수 있는 밀도의 차이를 만들어 낼 게 분명했거든요.
물론 오랜만에 그런 생각은 했지요. 다음 생에, ***을 만나 사랑할 수 있을까, 같은. 너무나 사랑스러운 가족을 둔 입장에서는 어리석기 그지없어 픽 웃고 휘발해 버린 찰나생멸의 덧없음이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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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기를요!!!
잘 읽었습니다!
잘 쉬시구요, 주말 잘 보내세요.
서양인, 혹은 서양에서 살아온 동양인에게 훨씬 공감될 영화인 것 같네요.
리뷰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