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6
  • 쓰기
  • 검색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를 보고 (해석/스포O)

폴아트레이드
7284 4 6

C2EDD1E6-D7D5-4160-9082-7A05744D52C3.jpeg.jpg

0.

어디까지나 개인의 관람이고 개인의 해석이며 창작자의 의도와 충분히 다를 수 있습니다.

 

1.

이 영화에서 중요한 요소는 시작점이기도한 음악일 것입니다. 아닌 게 아니라 이시바시 에이코의 협업 제안으로 시작된 ‘음악x영상’프로젝트니까요.

3분 가량으로 울창한 숲을 올려다 보는 장면으로 막을 여는데 여기에 웅장한 음악이 깔려서 지루하기는커녕 괜스레 의미심장하고 알 수 없는 긴장감까지 깔립니다.

이후의 연출도 줄곧 일상적인 소재, 비전문배우의 출연, 가시적 촬영에 음악이 강하게 깔려 이런 알 수 없는 긴장감이 지속됩니다.

2.

글램핑장 조성 설명회 장면이나 글램핑장 조성 직원의 원격 회의 장면에 긴 시간 투자을 투자하는데요. 그러한 영화의 주요한 사건을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묘사해서 영화의 핵심을 굉장히 또렷이하고 핵심에서 결코 멀어지지 않는 지구력을 지녔습니다.

차 안에서 대화하는 장면이 있는데 <드라이브 마이 카>에서 원없이 차량 씬을 찍었던 하마구치 류스케가 이번엔 또 어떻게 찍었는지 보는 것도 재미 요소 중 하나로 볼 수 있겠습니다.

더불어 어느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 모큐멘터리로 봐도 무색할 연출과 각본이 다수이지만 데이팅 어플 알림이나 장작을 패보고 기분 좋아하는 남직원 등 유머도 있고요.

3.

영화에 크게 시골 마을의 내부인과 외부인이 있고 둘 사이에 마찰이 있는데, 전반부에 내부인의 일상을 굉장히 면밀히 소개하고 갈등을 통과한 후 후반부에 외부인이 내부인의 일상을 체험하여 이해하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눠 반복과 차이를 만든 오묘한 대구법의 구성으로 연출되어 홍상수 감독이 연상되기도 하고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전작들이 연상되며 흥미를 끕니다.

4.

그런데 엔딩을 앞두고 딸이 실종되면서 일순간 심각한 무드가 급격히 조성되어 굉장히 불안감을 안기다 못해 충격적인 결말을 도출해내서 영화의 톤앤매너가 순식간에 반전됩니다.

다 보고 제목까지 연관지어 봤을 때 도가가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천지는 어질지 않으며 만물을 추구(짚으로 만든 개)로 여긴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자연 당사자도 아닌 두 극단의 인간들이 자연을 높고 벌이는 입장 차에 대한 설왕설래와 은유적 복수극이랄까요. 사실 자연은 선도 악도, 동의도 반대도, 어떠한 입장도 없이 그냥 그 자체로 존재할 뿐이니까요.

단번에 영화의 호흡을 뒤바꾸어 텍스트와 핵심의 폐부를 찔러 몹시 경탄하는 순간을 자아내며 막을 내립니다.

5.

또한 영화에서 사슴은 자연으로 동일시되며 결국 주인공의 딸과 동일시되는데, 그러한 관점에서 아버지로서 행한 복수나 자연에 대한 대변인으로서 행한 복수 또한 외부인들과 방법론적으로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도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4


  • 용산여의도영등포

  • 키노81

  • 이상건
  • golgo
    golgo

댓글 6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자연주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애니메이션에서 사슴신이 나왔던 게 생각 나네요.

일본에서 자연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동물인가 봅니다. 

15:39
24.03.29.
2등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비전문가 배우들로 좋은 작품을 찍는군요.

15:45
24.03.29.
이상건
좋은 댓글도 감사합니다! 하마구치 류스케는 어떤 경지에 오른 것 같네요, 확실히.
15:58
24.03.29.
3등
아버지로서의 복수는 마지막에 그 직원에게 했던 행위를 말씀하시는 걸까요??
22:39
24.03.29.
키노81
저는 그 행위가 아버지로서 행한 복수나 자연에 대한 대변인으로서 행한 복수, 두 가지 측면으로 읽힐 수 있다고 봐요!!
23:17
24.03.29.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데드풀과 울버린] 호불호 후기 모음 익스트림무비 익스트림무비 2일 전11:41 15050
HOT (DCU) DC스튜디오 공식 로고 applejuice applejuice 18분 전08:15 144
HOT (DCU) 크리처 코맨도스 공식 티저 예고편 applejuice applejuice 25분 전08:08 161
HOT 맷 데이먼 The Tonight Show e260 e260 57분 전07:36 103
HOT 제시카 차스테인 damiani e260 e260 1시간 전07:32 132
HOT 반지의제왕 힘의반지 시즌 2 티저예고편 zdmoon 1시간 전07:00 175
HOT 2024년 7월 26일 국내 박스오피스 1 golgo golgo 8시간 전00:01 1262
HOT (약스포) 워터프론트를 보고 2 스콜세지 스콜세지 8시간 전23:38 307
HOT Chato's land (1972) 수정주의서부극의 걸작. 스포일러... 2 BillEvans 8시간 전23:44 339
HOT 내 인생 가장 불편했던 영화 10 2 Sonatine Sonatine 9시간 전23:04 1750
HOT 장향준감독신작/ 왕과사는남자 이준혁배우님합류 2 Pissx 9시간 전22:54 985
HOT It new 무료vod 프리즈 상영리스트 2 Pissx 10시간 전22:28 468
HOT 데드풀&울버린을 보고<유스포-호> 2 라인하르트012 10시간 전22:30 594
HOT [쉬리] 디지털 리마스터 일본 개봉 메인 예고편 3 시작 시작 10시간 전22:13 410
HOT (DCU) 영화 Sgt. Rock 제작 루머 4 applejuice applejuice 11시간 전21:15 734
HOT 데드풀과 울버린 그리고 폭스의 50가지 그림자 (스포) 8 칠백삼호 16시간 전16:21 1478
HOT <백엔의 사랑> 중국 리메이크판 넷플 공개 1 카란 카란 11시간 전20:47 720
HOT 이번 <에이리언: 로물루스> 맘에 드는 점 3 익스엑스 14시간 전17:54 2253
HOT [데드풀과 울버린] 로튼 팝콘지수 상승 1 왕정문 왕정문 13시간 전18:53 1441
HOT (DC Elseworlds) 영화 콘스탄틴2 진행상황 1 applejuice applejuice 14시간 전18:31 1502
HOT 톰 크루즈와 기예르모 델 토로 2 카란 카란 15시간 전17:04 2233
1145594
normal
붉은승냥이 붉은승냥이 18분 전08:15 72
1145593
image
applejuice applejuice 18분 전08:15 144
1145592
normal
applejuice applejuice 25분 전08:08 161
1145591
image
e260 e260 57분 전07:36 118
1145590
image
e260 e260 57분 전07:36 103
1145589
image
e260 e260 58분 전07:35 117
1145588
image
e260 e260 1시간 전07:32 132
1145587
image
e260 e260 1시간 전07:32 147
1145586
image
e260 e260 1시간 전07:31 97
1145585
image
zdmoon 1시간 전07:00 175
1145584
image
톰행크스 톰행크스 7시간 전00:49 224
1145583
image
golgo golgo 8시간 전00:01 1262
1145582
image
NeoSun NeoSun 8시간 전23:52 592
1145581
normal
시작 시작 8시간 전23:45 510
1145580
image
BillEvans 8시간 전23:44 339
1145579
image
스콜세지 스콜세지 8시간 전23:38 307
1145578
normal
Sonatine Sonatine 9시간 전23:27 518
1145577
image
Sonatine Sonatine 9시간 전23:25 341
1145576
image
NeoSun NeoSun 9시간 전23:09 426
1145575
image
Sonatine Sonatine 9시간 전23:04 1750
1145574
image
Sonatine Sonatine 9시간 전22:56 806
1145573
normal
Pissx 9시간 전22:54 985
1145572
image
NeoSun NeoSun 9시간 전22:44 631
1145571
image
totalrecall 9시간 전22:41 750
1145570
normal
라인하르트012 10시간 전22:30 594
1145569
normal
카스미팬S 10시간 전22:30 304
1145568
normal
Pissx 10시간 전22:28 468
1145567
normal
시작 시작 10시간 전22:13 410
1145566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10시간 전21:44 388
1145565
image
applejuice applejuice 11시간 전21:15 734
1145564
image
카란 카란 11시간 전20:47 720
1145563
image
선선 12시간 전20:03 766
1145562
normal
아크맨 12시간 전19:49 265
1145561
image
왕정문 왕정문 13시간 전18:53 1441
1145560
image
applejuice applejuice 14시간 전18:31 1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