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여름을 향한 터널, 이별의 출구 - 시간에 대한 은유
상실감을 극복하기 위한, 꿈을 이루기 위한 시간들을 넘어 사랑으로
클라이막스에 돌입하기 전까진 영화가 적당히 준수한 수준 정도로만 느껴졌음.
근데 남주가 여주를 현생에 두고 터널로 돌입한 부분부터 결말까지가 여운이 꽤 강하게 남음.
돌이켜 생각해보니 터널의 시간은 은유였던 거 같음. 상실감이란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한 시간으로 보임.
여주가 만화가란 꿈이 부모에게 제지당한 상실감에 대한, 정확힌 자기 첫 작품을 부모가 버린 상실감을 극복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4일.
(여주는 남주가 지적한 것처럼 만화가란 꿈에 대한 현생 의지가 강한 편이라 상실감 극복도 오랜 시간이 안 걸린 것이 아닐까.)
남주가 여동생과 같이 기르던 새가 죽은 상실감을 극복하는데 필요한 시간 7일.
결정적으로 여동생의 죽음으로 가족이 파탄난 상실감을 극복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무려 8년.
(중간에 아버지와 재혼녀를 지나친 건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필요한 시간으로 생각됨.)
8년의 시간을 대가로 (현생에서는 그 시간만큼 지나서야) 여동생이 안 죽었을시에 어떻게 자기 삶이 흘렀을지를 체험하고(떠올리고), 상실된 여동생과 무너진 가족에 매달리는 거를 넘어서서 자기만의 현생을 살아나가야 한다는 걸 깨달음.
8년 전 상실감으로 닫힌 마음으로 절연한 첫사랑(여주)를 되찾기로 결심함. 그리고 그 첫사랑을 되찾는데 필요한 시간은 5년.
여주도 한때 상실감에 잠겨 있는 남주 곁에 머물까 했지만, 남주의 조언에 따라 만화가라는 현실의 꿈을 쫓기로 함. 그렇게 자기만의 작품을 완결을 내고 만화가라는 꿈을 일차적으로 이루고 난 후, 남주의 고백을 계기로 8년 전 놓쳤던 남주와의 연인 관계를 형성하고자 함. 이를 이루는데 필요한 시간이 5년.
참고로 이 영화는 라이트소설 원작임.
저런 터널이 있으면 미래를 알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그리고 무작정 오래 있는 건 죽는거나 다름없다는 생각도...
엔딩크레딧 곡이 좋아서 기억에 남음. 오프닝곡 엔딩곡 계속 듣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