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20
  • 쓰기
  • 검색

허진호 감독 '보통의 가족' 해외 극찬 리뷰

golgo golgo
5582 9 20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최근 공개된 허진호 감독 신작 <보통의 가족>입니다.

영국 NME.com에 올라온 리뷰를 우리말로 옮겨봤습니다. 원문은 아래. 오역 있을 수 있어요.

https://www.nme.com/en_au/reviews/film-reviews/a-normal-family-review-3498598

 

 

<보통의 가족> 리뷰: 한국에서 나온 도덕적으로 복잡한 걸작
헤르만 코흐의 <디너>를 각색한 허진호 감독의 영화는 가슴 깊이 남고 강렬한 불안감을 일으킨다.
★★★★


지난 10년 동안 미국과 유럽 감독들에 의해 이미 세 편의 영화로 각색된 바 있는 헤르만 코흐의 2009년 소설 <디너>를 원작으로 하는 <보통의 가족>은 도덕성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가슴 깊이 남으면서 강렬한 불안감을 불러일으키는 걸작이다. 허진호 감독은 세련된 영상과 노련한 배우들로, 관객에게 도전과 보상을 동시에 선사하는 도덕적으로 복잡한 작품을 구성했다.


영화는 한 남자가 사망하고 그의 딸이 심하게 다치는 길거리 폭행 사건으로 시작된다. 형사 사건 변호사 재완(<길복순>의 설경구)은 부유한 임원의 아들을 변호해달라는 의뢰를 받고, 동생인 의사 재규(<아스달 연대기>의 장동건)는 다친 소녀를 응급 수술한다. 두 형제는 한 달에 한 번, 아내와 함께 비싼 레스토랑에서 파인 다이닝을 즐기기 위해 만난다.

 

01.jpg


<보통의 가족>은 속도감 좋은 내러티브 영화 그 이상의 포괄적인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인간은 원래 폭력적인가?’ 폭력의 망령은 도처에 있다. 재규의 아들 시호(김정철)는 동급생들에게 상습적으로 괴롭힘을 당하고, 재규는 운전 중 실수로 작은 사슴을 죽이고, 한 청소년은 두 명의 경찰관에 의해 경찰차로 거칠게 내동댕이쳐진다. 치매에 걸린 재규와 재완의 어머니가 다른 사람에게 소리를 지르고 도우미를 때리는 모습도 폭력적이다.


폭력의 저류는 영화가 상영되는 116분 내내 조용히 고조된다. 영화 초반에 재완의 딸 혜윤(홍예지) 옆에 앉은 시호가 손가락으로 벌레를 짓이기는 클로즈업 장면이 나오는데, 이것은 노골적이면서 촉각적으로(불편하지만) 시네마틱하다. 그리고 다른 날, 두 청소년들은 파티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술에 취해 광분하여 쓰레기 더미를 발로 차기 시작한다. 하지만 노숙자가 타깃이 된 잔혹한 사건에 시호와 혜윤이 연루되면서 그들의 부모들 사이에 격렬한 도덕적 대립이 촉발되고, 과거의 다툼과 드러나면서 형제간의 의리가 흔들린다.


재완과 재규, 그리고 그들의 아내 연경(<퀸메이커>의 김희애)과 지수(<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의 수현)까지, 영화에서 앙상블을 이루는 각 캐릭터들의 서사는, 하나의 도덕적 선택을 다른 도덕적 선택으로 상쇄시키는 것을 반복하면서 섬세하고 매혹적인 왈츠를 자아낸다. 아이들은 선천적으로 결백한 것인가? 자식의 죄를 경찰에 신고한다면 좋은 아버지일까? 나쁜 아버지일까? 들통 나지 않은 범죄를 신고해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을까? 재규와 재완의 직업이 '명예로운 것'(소아과 의사), ‘명예롭지 못한 것’(형사 전문 변호사)이라는 경계마저도 두 형제가 자신들의 선택의 근간이 되는 원칙과 씨름하면서 모호해지기 시작한다. 허 감독의 영화에서 밀고 당기기는 아주 정확하고 완벽하게 무게를 담아서 인간의 도덕성에 대한 복잡한 그림을 그려낸다.

 

a-normal-family-review-press-image-body-1392x885.jpg


<보통의 가족>이 던지는 삶의 가치와 원칙에 대한 질문 속에는 상류층의 특권, 그리고 그것이 애초에 도덕적 선택의 자유를 부여하는 방식에 대한 날카로운 (아주 명확하지는 않은) 비판도 담겨 있다. 예를 들어, 노숙자는 자신에게 닥친 냉혹한 잔인함의 이유를 알지도 못하지만, 연경과 재규는 의료와 봉사 활동으로 용서받는 것을 정당화하는 사치를 누린다. 연경은 재규에게 "당신은 수많은 아이들을 살렸어. 우리는 좋은 일을 정말 많이 했다고! 우린 그럴 자격이 있어.“라고 소리친다. 하지만 특권 없이 범죄를 저지른 이들에게 감옥행은 피할 수 없는 현실적인 결과다. 영화는 돈과 사회적 지위가 충분하다면 죄책감을 덜 수 있고, 도덕성은 협상 가능하며, 양심을 깨끗이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허 감독은 종종 창문 너머로 캐릭터들을 촬영하여, 그들과 관객 사이의 거리를 만들면서 그들의 심리에서 도달할 수 없고 읽을 수 없는 무언가를 강조한다. 또한 <보통의 가족>만큼 음악을 능숙하게 활용한 영화도 드물다. 베테랑 작곡가 조성우가 만든 이 영화의 매혹적인 음악은 비주얼을 뒷받침하는 것 이상으로, 이야기에 의혹과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필수적인 살아 숨 쉬는 캐릭터로 기능한다.


영화가 가장 폭력적이고 무서운 클라이맥스에 도달하는 순간은 바로 <보통의 가족>의 마지막 10분이다. 일부 관객들은 허 감독(그리고 코흐)의 인간에 대한 암울한 비전 충족시키는 영화의 결말을 싫어할 수도 있지만, 그 지점으로 가는 여정이 매우 설득력 있어서 여러 모로 그 결론이 필요하고 피할 수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보통의 가족>이 보여주는 폭력의 거미줄은 영화적 스크린을 넘어 관객에게까지 광범위하게 도달하여, 결국 관객도 자신의 도덕성과 씨름하게 될 것이다.
 

golgo golgo
89 Lv. 3984102/4000000P


익스트림무비 스탭
영화, 영상물 번역 / 블루레이, DVD 제작
영화 관련 보도자료 환영합니다 email: cbtblue@naver.com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9

  • 어깨랑
    어깨랑
  • 핑크팬더
    핑크팬더

  • 용산아이맥스만감
  • 릭과모티
    릭과모티
  • 다크맨
    다크맨
  • 마이네임
    마이네임

  • 이상건
  • kmovielove
    kmovielove
  • 카란
    카란

댓글 20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golgo 작성자
카란
기대되네요. 앞서 영화화된 작품들도 좀 궁금한데..
미리 보면 스포일러 될 것 같고...^^
10:36
23.09.16.
profile image
golgo 작성자
마이네임
검증된 원작 영화화라서 기본은 하겠지..했는데 평이 상당히 좋네요.^^
10:45
23.09.16.
profile image
golgo 작성자
릭과모티
생각보다 평이 잘 나왔네요.
13:23
23.09.16.
profile image
golgo 작성자
용산아이맥스만감
<더 디너>라는 제목으로 2013년 네덜란드 영화, 2014년 이탈리아 영화, 2017년 미국 영화가 나왔네요.^^
13:39
23.09.16.
profile image
golgo 작성자
용산아이맥스만감
넷 중 가장 좋다면 오히려 더 국뽕 생기지 않을까요?.^^
13:41
23.09.16.
profile image
golgo 작성자
시네코드
장동건 필모의 대표작이 됐으면 합니다.
13:59
23.09.16.
인간실격이라는 어마무시한 작품을 만든 감독님이죠. 충분히 좋은 작품일거 같내요.
15:53
23.09.16.
profile image

허진호, 설경구, 장동건!!

 

왕년의 용사들, 살아있네!!! ^^ 기대됩니다~

17:55
23.09.16.
확실히 칼을 갈았나보네요.
기대해봅니다.
22:40
23.09.18.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마릴린 먼로 특별전 이벤트 12 익무노예 익무노예 4일 전15:11 4359
공지 [시수]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31 익무노예 익무노예 6일 전09:57 4381
HOT 월드타워 수퍼플렉스 반값에 보는 법 1 화기소림 3시간 전00:00 1012
HOT 2023년 10월 1일 국내 박스오피스 7 golgo golgo 3시간 전00:02 1408
HOT <보스톤> 용아맥 vs 월수플 5 화기소림 4시간 전22:46 1066
HOT '헌트' 일본 eiga.com 리뷰 7 golgo golgo 4시간 전22:15 642
HOT 마동석이 근육을 키우는 이유 5 시작 시작 5시간 전21:32 1694
HOT <젠 V> 마리 모로 역 재즈 싱클레어 인터뷰 10 카란 카란 10시간 전17:07 897
HOT 영국 토탈필름 추천 넷플릭스 아시아 작품들 6 golgo golgo 5시간 전21:27 862
HOT 엘리자베스 뱅크스가 올린 라스 베가스 대형 공연장 스피어... 6 NeoSun NeoSun 6시간 전20:40 878
HOT <플라워 킬링 문> 새 예고편 공개 4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6시간 전20:21 785
HOT 드웨인 존슨은 ‘단백질’을 이렇게 마신다! 근력 운동 후 특... 8 카란 카란 6시간 전20:15 1050
HOT 윤현민 유라 탁재훈 가문의 영광 리턴즈 무대인사 코엑스 7 e260 e260 8시간 전18:25 2024
HOT 코메박 경품 소진현황 5 인생은아름다워 인생은아름다워 9시간 전17:53 459
HOT 마파 스튜디오에서 논란이 하나 더 터졌네요 5 중복걸리려나 10시간 전16:52 3261
HOT '장송의 프리렌' 해외 평가 6 golgo golgo 10시간 전16:21 909
HOT <탑건> 故 토니 스콧 감독, <맨 오브 스틸> 감... 9 카란 카란 12시간 전14:31 2227
HOT 뉴욕에서 티모시 샬라메 근황 6 시작 시작 11시간 전16:06 2400
HOT 오늘로 30주년 된 영화(다들 장면은 알고 있을 영화) 9 golgo golgo 11시간 전16:03 2053
HOT <스크림 7> 루머 11 카란 카란 11시간 전15:31 1281
HOT 디즈니 팬 코스프레 사진 콘테스트에서 그랑프리를 받은 작품 8 카란 카란 11시간 전15:14 819
HOT <토르: 천둥의 신> 감독, 묠니르는 발음하기 어려우니... 10 카란 카란 12시간 전14:52 1401
1105015
image
잭슨 2시간 전00:29 370
1105014
image
샌드맨33 2시간 전00:26 196
1105013
image
golgo golgo 3시간 전00:02 1408
1105012
image
화기소림 3시간 전00:00 1012
1105011
normal
베인가드 3시간 전23:40 624
1105010
image
hera7067 hera7067 3시간 전23:37 136
1105009
image
판자 3시간 전23:20 234
1105008
normal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3시간 전23:11 501
1105007
normal
힙합팬 힙합팬 4시간 전23:01 698
1105006
normal
힙합팬 힙합팬 4시간 전23:00 467
1105005
normal
릭과모티 릭과모티 4시간 전22:49 623
1105004
image
화기소림 4시간 전22:46 1066
1105003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4시간 전22:37 564
1105002
image
golgo golgo 4시간 전22:15 642
1105001
normal
프징징 5시간 전22:06 732
1105000
image
시작 시작 5시간 전21:32 1694
1104999
image
golgo golgo 5시간 전21:27 862
1104998
image
hera7067 hera7067 5시간 전21:13 561
1104997
image
hera7067 hera7067 6시간 전21:05 204
1104996
image
hera7067 hera7067 6시간 전21:00 223
1104995
image
hera7067 hera7067 6시간 전20:58 344
1104994
image
해가뜬다용가리 해가뜬다용가리 6시간 전20:51 175
1104993
image
NeoSun NeoSun 6시간 전20:40 878
1104992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6시간 전20:21 785
1104991
image
카란 카란 6시간 전20:15 1050
1104990
image
qkrpxm 6시간 전20:12 409
1104989
normal
무비카츠 무비카츠 7시간 전19:28 1060
1104988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7시간 전19:23 400
1104987
image
e260 e260 8시간 전18:26 723
1104986
image
e260 e260 8시간 전18:26 596
1104985
image
e260 e260 8시간 전18:25 2024
1104984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8시간 전18:10 650
1104983
normal
9시간 전18:09 436
1104982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9시간 전18:09 367
1104981
image
인생은아름다워 인생은아름다워 9시간 전17:53 4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