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토피아 영화의 흥행과 콘크리트유토피아
영화를 보지 않아서 확신할 수 없지만 유토피아라는 제목은 반어적인 표현이겠죠? 보신 분들이 거의 이구동성으로 칭찬하셔서 저도 꼭 보고 싶은 영화입니다. 하지만 흥행성적이 평론가, 기자, 씨네필의 반응에 반드시 비례하지 않더라구요.
작품에 대한 입소문이 물론 제일 중요하겠고 감독과 배우의
조합도 영향을 많이 미치겠지만 어떤 장르인지, 그리고 그 장르를 어떤 분위기(톤앤매너)로 만들었는지도 흥행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제가 전에 올렸던 글과 같이 여름 한복판에 해양 활극 장르는 흥행에 상당히 유리한 것 같습니다. https://extmovie.com/movietalk/91258530)
그래서 콘크리트유토피아 흥행전망에 나름대로 참고가 되지 않을까 해서 장르를 기준으로 전에 극장에서 개봉했던 국내 디스토피아 영화들의 흥행이 어땠는지 살펴봤습니다.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의 경우 미래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아니지만 충분히 디스토피아적 내용과 분위기를 담고 있어 포함시켰고요.
1. 지구를 지켜라(2003)
장준환 감독, 신하균 주연 7만 3천명
2. 인류멸망보고서(2012)
김지운, 임필성 감독, 류승범 등 주연, 9만 7천명
3. 설국열차(2013)
봉준호 감독, 크리스에반스, 송강호 주연, 935만명
4. 인랑(2018)
김지운 감독, 강동원 주연, 89만명
5. 반도(2020)
연상호 감독, 강동원 주연, 381만명
결과는 설국열차만 935만명으로 대박이 났고 반도는 손익분기점을 넘기긴 했지만 185개국에 판매하는 성과 덕택에 손실을 안 본거였죠. 나머지 영화들은 기대에 훨씬 못 미쳤습니다.
하지만 디스토피아 장르는 우리나라에서 잘 안된다고 여기고 콘크리트 흥행전망을 어둡게 볼 필요는 전혀 없다고 봅니다. 우선 인류멸망보고서의 평론가 네이버 평점은 그런대로 6점대, 7점대가 나왔지만 관람객 평점은 4.88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옴니버스이고요. 인랑은? 굳이 말씀 안 드려도 평가에 대해선 잘 아실거고요.
그런데 "지구를 지켜라"는 평론가와 관객 모두에게 명작이라는 얘기를 듣는 영화인데 7만여명밖에 보지를 않았습니다. 그걸 볼 때 작품성도 중요하지만 앞서 언급했다시피 같은 디스토피아라고 해도 그것을 어떤 분위기로 담아냈는지도 중요한 요소인 듯 합니다. 난해하거나 매니아적인 블랙코미디는 우리나라 일반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기 좀 힘들다고 할까요.(지구를 지켜라뿐만 아니라 인류멸망보고서도 블랙코미디 성격이 강하고요) 표본은 매우 적지만 일단 디스토피아와 블랙코미디 조합은 대작의 손익분기점을 맞추기가 어려운 듯 합니다. 대신 설국열차처럼 작품성을 갖춤과 동시에 드라마 성격이 강하면 관객들이 디스토피아적 허구에 진지하게 몰입하고 등장인물에도 감정이입을 쉽게 하면서 감동과 재미를 동시에 느끼게 되어 흥행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당연한 얘기지만 비전문가의 개인적 생각입니다. 봉준호 감독에 송강호 주연인데 흥행요인 분석을 하고 자빠졌네라고 해도 할 말이 없죠) 콘크리트유토피아는 어느 쪽인지 궁금하네요. 혹시 블랙코미디쪽이더라도 좋은 영화니까 흥행에 꼭 성공하리라 믿습니다.
율리시즈
추천인 3
댓글 5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시사회평도 굉장히 호의적인 지금, 초호화 캐스팅과 입소문으로 충분히 흥행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경쟁작이 많아서 걱정이 되긴 합니다....
평론가들은 호평해도 외면당하는 일이 많고, 또 그 반대도 많고 ㅎㅎ
대재난 발생 후 일부 생존자들이 한정된 곳에서 서로 협력하거나 갈등 빚고 그것이 사회 비판 기능을 한다는 점에서,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반도>보다는 <부산행>하고 좀 더 가까운 것 같아요. 문제는 <부산행>만큼 화끈한 오락성은 없다는 점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