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의 느낌 - 미션 임파서블 7 ; 데드 레코닝 파트1 (스포유)
오랫만에 영화감상문을 쓰네요.
개인적으로 미션 임파서블 이번작을 보면서 각본상의 흐름에 대해서 몇가지 힌트를 느꼈는데
과연 이 예측이 맞을지 안 맞을지 훗날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에 글을 남겨봅니다.
맥쿼리 감독은 감독 이전에 최고의 각본가이기도 하고
복선과 중의적인 표현을 즐겨쓰는 작가입니다.
최근에 맡았던 미션 임파서블 전작들에서는 딱 대중들 호불호 안쪽에서
적절하게 '절제'하며 잘빠진 액션 블럭버스터쪽으로 치중했다면,
이번작에서는 대놓고 본인 취향 드러내면서 서스펜스적인 분위기로 흘러가며
마치 1편, 3편을 연상시키는 정통 첩보물의 느낌을 잘 살려냈습니다.
빠른 액션, 막힘 없는 이야기진행을 즐겨보는 관객들에게는 불호의 여지가 있어 보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너무 만족하며 감상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작을 보면서 뭔가 간질간질
반복 사용되는 중의적 표현들, 복선들이 어떤 메시지를 드러내고 싶어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결론부터 먼저 얘기하자면
전 다음작 파트2에서 톰형이 죽거나 퇴장하고 세대교체를 하지 않을까 싶은 느낌을 받았네요.
배우와 감독이 시리즈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은 했지만
핵심 배우인 톰형이 은퇴할 것이라는 상상은 아무도 하지 못하고 있는듯 합니다.
사실 주연 배우 나이가 60이 넘었고
이번작에서도 격투신은 솔직히 스토리가 액션을 커버한다고 봐도 될 정도로
합을 맞춘 정형화된 장면만 나오는게
더이상 톰형 개인의 격투 액션으로는 한계가 있는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영화 외적인 환경을 보더라도 이 시리즈로 수익을 얻는 관점에서는
마치 새로운 본드가 007을 계승하듯이 세대교체를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을듯 하고요.
이번작에서 실제로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그레이스라는 캐릭터가 감독이 준비한 다음 세대의 리더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단 헌트의 대사에도 나오듯이
전략가 타입, 천부적인 임기응변, 소매치기 기술등
이단과 겹치는게 많은 캐릭터를 과연
현재 팀의 조각중 하나로 끼워넣을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면
포지션이 매우 애매함을 알 수 있습니다.
한명의 팀원을 팀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에 있어서도
그레이스를 받아들이는 과정은 거의 계승식이라 봐도 될 정도로
작품 한편 전체의 내러티브를 할당하고 있습니다.
미션 임파서블 팀을 유지하는 가장 큰 가치인 믿음이라는 것을
관람하는 관객에게 이해시키기 위해서
중반까지 발암을 마구 양산하는 이 그레이스라는 캐릭터에게
조건없는 믿음이 뭔지 (액션으로) 보여 줍니다.
팀을 유지하기 위한 믿음이 어떤 것인지
후반 기차씬에서 본인의 살신성인으로 증명합니다.
이미 직전씬에서 갈등의 순간에 불안한 믿음을 선택했던 그레이스는
이단의 목숨을 건 증명으로 믿음의 실체를 확인하고
주저없이 장래를 결정합니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정체성이 바로 이 팀원과의 믿음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믿음의 계승식'은 시리즈의 정체성을 넘겨준다는 상징으로 봐도 될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그리고 사실상 여주인공급의 비중을 가졌던 일사의 죽음은
결정적으로 주인공의 죽음에 대한 힌트를 준다고 봅니다.
일사의 죽음에 괴로워하던 이단이
바로 직후에 그레이스에게 하는 대사중에
아무리 노력해도 지킬 수 있다는 장담은 하지 못한다
하지만 자기 목숨보다 네 목숨을 더 우선하겠다.
이 선언이 다음편의 죽음을 암시하는 직접적인 복선이라고 봅니다.
이번작에서는 여러 장면에서 이단의 과거와 현재
그 사이의 시간동안 변하지 않는 신념에 대해서 주인공 및
주변 캐릭터의 대사로 계속해서 대비를 시킵니다.
그 대비의 반대쪽에 서있는 캐릭터가 이 작품의 실제적인 빌런인 가브리엘입니다.
가브리엘은 이단이 IMF에 들어오기 전의 과거를 알고 있고
IMF에 들어오게 되는 계기가 되는 인물이라고 나옵니다.
이 말은 이단이 이 길을 걷게 되는 이전의 어떤 '계승식'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만약 정말 다음 세대의 계승자가 그레이스라면 다음 파트2에서
이단은 가브리엘과의 과거를 청산함과 동시에 이전의 잘못을 책임지거나
팀의 믿음을 증명하기 위해서 죽음으로 퇴장하는 장면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이번작의 메인 스토리는 그레이스의 계승식이었기 때문에
이단이나 가브리엘등 떡밥만 푼 과거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아마 다음편에서는 이 과거를 다루면서
이 믿음의 영역과 인공지능이 계산한 예정된 미래를 대비시킬듯 합니다.
설령 인공지능이 승리하는 상황이 벌어져도, 이단이 죽더라도,
믿음을 계승받은 다음 리더가 있기 때문에
이단은 걱정없이 가브리엘과 같이 죽을 수 있을듯 하고요.
만약 죽음의 엔딩이 아닌 경우
더이상 현역이 아닌 배역, 이를테면 imf 국장같은 위치로 물러나는 선택지도
가능할 듯 하네요.
뭐 계속 톰형이 나와줘도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늙고 더 느려져도 저는 팬심으로 계속 볼 수 있을듯 하고요
다만 이번작의 각본에서 개인적으로 세대교체 하려고 애쓰는듯한 은유의 장치를
곳곳에서 느낀듯해서 과연 생각대로 흐를지 아닐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록을 남겨봅니다.
추천인 7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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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는 큰 공백이 생긴 배우 파워를 커버하기 위해서 철저하게
첩보물로의 정체성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1, 3 빼고는 사실 첩보물 양념만 뿌린 액션이었죠.
그 '장치'에 대한 부분은 영화 볼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전작들처럼 캐릭터의 배우 파워로 내러티브까지 커버하는 형태는
앞으로 불가능할 듯 하네요.
공감합니다. 반드시 죽음으로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이단의 심경에 변화가 온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언급하신 부분과 더불어 일사의 죽음 이후 추격씬중 높은 언덕에서
벤지와 주고 받는 대사가 굉장히 암시적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보통 이단이 위험한 행동을 하려 하면 동료들이 나서서 걱정하고 우려하는 장면이 나왔는데
오히려 이단이 벤지의 요구를 들으며 기겁하는 장면이 나오더군요.
일사의 죽음과 함께 이단의 뭔가가 바뀌었구나 하는 암시적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본문은 왜 이렇게 직감이 이어졌나 복기하면서 정리를 해본것이고
이 예상이 맞을 경우 일사의 죽음 역시 생전에 지키지 못했던 자책과 미련,
다시 만나게 된다는 안도감으로 회상씬으로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다음편에도 레베카 퍼거슨이 계약된 점(회상씬등으로 나오리라 추정중)
그리고 극중 이단이 생전에 지켜낸 이(아내)와 지켜내지 못한 이(일사)중에서
지켜내지 못한 이를 떠올리는게 흐름상으로 자연스러울 듯 합니다.
톰형이 이전에도 배우 커리어나 사생활적으로도
자기 빠질 시기는 잘 파악했던 것 같아요.
만약에 톰형이 은퇴할 경우
과연 어떤식으로 이야기를 마무리짓고 은퇴할까 생각해봤을때
딱 이번작의 느낌이 최후를 준비하는 종류의 이야기로 느껴졌네요.
톰형이 거의 전권을 가지다시피 한 이 시리즈에서 이런 각본이 통과되었다는 점에서
확률이 높은 가설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유독 이번작에서 초반 임무정보배달원이나 그레이스와 같이 다음세대의 암시를 보여주는 캐릭터가 많았다고 느끼긴했네요.
007은 이미 많은 배우를 거치며 그 시리즈가 이어져왔지만, 미임파는 과연 어떤 모습의 세대교체를 보여줄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