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 1] 단평 (스포주의)
안녕하세요!
<미션임파서블 7>, 저번주 토요일에 사전개봉하자마자 보고 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작품, 시리즈에서 최고점을 찍었는데요. (기존에 제일 좋아했던 건 5편)
<본 시리즈>, <아토믹 블론드>,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등 오락성보단 첩보물로써의 성격이 강한 영화를 좋아해서, 이런 취향이 상당수 반영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면 항상 단평을 남겨놓는 편인데, 익무 내에서 다양한 감상들이 공유되는 것 같아서 부끄럽지만 올려봅니다!
혼자 곱씹어볼 목적으로 작성해뒀던 단평이라, 문체가 딱딱한 점은 너른 마음으로 양해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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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ion: Impossible - Dead Reckoning Part One, 2023 [4.3/5.0]
각본, 주제, 상징, 분위기, 호흡, 위트 모두 정점에 달한, 시리즈 사상 최고의 명작 (NEW).
절박하고 진지한 톤이 일품이다. 정체와 편을 가늠할 수 없는 무거운 첩보 분위기가 쭉 이어지며, 늘어질 때쯤에만 액션 블록버스터다운 위트를 장착해 화려하게 터트려준다. 각 파트의 장점과 개성이 뛰어나며, 명확하게 나뉘는 두 파트 사이를 오가는 호흡도 완벽하다. 이단의 액션을 첩보 서사에 녹여내는 방식이 가장 대표적이다. 베니스 길거리의 비정한 전투씬, 오토바이 점프씬 등 굵직한 액션조차 첩보를 위해 귀결되고 있어, 기존작에서처럼 ‘이단의 원맨쇼’로 소모되지 않고 작전에 희생적인 이단의 면모를 부각시킨다. 첩보물의 성격이 강화된 만큼 물고 물리는 관계성이 복잡하지만, 연출로 상황을 정돈하는데 능해 흐름을 따라가기에는 큰 무리가 없다.
이단 팀의 캐릭터성도 풍부하다. 일사의 죽음은 그간 묘사되었던 이단의 후회와 죄책감을 풍부하게 다듬어주며, 새로운 캐릭터 그레이스는 서사에 감칠맛을 더해준다. 특히 중반부 로마 자동차 추격씬과 후반부 기차 추락씬의 능청스러움이 극에 달한다. 일반인 도둑 그레이스가 작전에 참여하게 되는 계기나 캐릭터성 또한 2편의 나이아에 비해 훨씬 자연스럽다. 벤지나 루터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지만, 이단의 곁을 든든히 지키며 제 역할을 다한다.
악역의 캐릭터성 또한 뛰어나다. 메인 악역 ‘엔티티’는 빅데이터와 고지능 AI의 복합체로써 모든 종류의 전략, 기술, 심리마저 무력화한다. 최근 들어 급부상한 AI 기술의 잠재력, 그 기대와 불안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과 가장 가깝게 자리한 악역이라 다가오는 위압감도 시사점도 상당하다. ‘엔티티’의 대변인 가브리엘은 대변인이자 순교자로서 신의 전지전능함을 신봉하고 확정된 예언을 기계적으로 따르는데, 이 현실적인 비극이 조형해내는 오묘한 결과물이 관객들의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킨다. 모두가 엔티티를 권력 삼아 손에 넣고 싶어 할 때, 이단과 가브리엘 둘만이 서로 다른 목표를 지닌다. 이단은 언제나처럼 불안요소의 파괴를 목표로 삼았고, 가브리엘은 신의 거처와 통로를 숨겨 신을 수호하고 독점한다. 대립점에 서 있는 이 둘의 대결이 본격화될 다음 작품을 기대해볼 만할 것이다.
작품을 한데 아우르는 주제의 결속성마저 완벽하다. 작품 초반부터 키트리지 국장은 이단에게 IMF와 요원의 존재의의를 묻는다. IMF의 오락적 기능에만 집중했던 기존 시리즈의 틀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본질을 꿰뚫은 것이다. 이 질문은 모호하고 복잡하게 흘러가는 작전 때문에 모두에게서 잊혀졌다가 엔딩 씬에서 다시 등장한다. 이단 팀이 마침내 작전의 모든 목표물을 확인한 순간, 고비를 넘겼다는 안도감과 함께 새로운 각오를 다짐하는 순간, 키트리지의 내레이션은 IMF의 동력과 존재의의를 되물어 정의한다. IMF 임무의 본질과 끝없는 숭고함을 강조하며, 종착점에 도달했음과 동시에 새로운 작전을 위한 출발점에 서게 되었음을 보여주며, 클리프행어 작품임에도 상당히 완성도 높은 결말을 이끌어냈다.
몇 가지 소소한 아쉬움들. 우선 새로운 인물들이 너무 쏟아져나온다. 첩보물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단점이지만, 설명마저 생략되는 바람에 관계성이 더욱 복잡하게 다가온다. 화이트 위도우 측 인물들은 6편에서 쌓은 설명으로 퉁치고, 가브리엘과 이단 사이의 핵심 사건은 묘사 자체가 거의 없다. 이단을 뒤쫓는 IMF측 요원들은 감동 코드로만 일관하는 바람에, 욕심, 후회, 갈증, 숭고함으로 점철된 치밀한 첩보서사에 잘 녹아들지 못하고 튄다. 또 상황 갈무리가 가끔 급작스러울 때가 있다. 아부다비 공항에서 그레이스를 놓칠 때의 허무함, 로마 자동차 추격씬에서 자동차를 바꾸는 여유로움, 초반에 리타이어 했다가 갑자기 등장해 야심을 드러내는 덴링어(고위간부), 억지로 이유를 붙여 패리스를 죽이는 가브리엘까지, 호흡은 좋은데 흐름이 조금 부자연스러울 때가 있다.
세스크라
추천인 3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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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제작당시의 인터뷰들을 좀 읽어보면, 거의 3시간에 달하는 긴 분량이라고, 내용을 좀 쳐낸것처럼 보이더라구요 ㅎㅎ 그래서 생긴 부작용인가..
그래도 그 점 살짝 걸렸지만 시리즈 역사상 각본이 가장 좋지 않았나 생각했던 좋은 영화였습니다!!!
조만간 2차를 가지 않을까 ㅎㅎㅎ
고전 스파이물 느낌이 좋죠. 아쉽다고 느낀 부분들이 2부에서 해소됐으면 좋겠네요
도주 중인데도 운전으로 히스테리를 부리지 않나, 쿨하게 이단 죽어라고 철길에 두고 가질 않나...
일사와 화이트가 워낙 임팩트 있는 인물이라 비교가 되는데다 역활도 저러니 그레이스 출연분은 지루하더라구요
(사실 가브리엘이 그레이스/일사 둘 중 하나는 죽는다 예고했을때, 죽는 건 그레이스고 이단 & 일사는 죄책감으로 각성하게 될 줄 알았어요 큐ㅠ 은연중에 그렇게 되길 바란걸지도요)
확실히 작품 중후반부까지 그레이스는 정의보다는 본능(도둑이라는 캐릭터성)에 의해 움직이는 캐릭터여서, 트롤링 처럼 느껴질 때가 많죠.. 그래서 이단 팀 & 일사에 대한 애정이 클수록, 그레이스가 영 탐탁지 않을 것 같긴 합니다! (저도 그 중에 1인입니다.. ㅎ)
그래도 저는 비정한 첩보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악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잔인하다', '사실 5편, 6편, 7편 계속해서 아슬아슬한 선을 탔던 일사였기에, 그저 운이 다 떨어졌을 뿐'이라 생각하고 적당히 넘길 수 있었어요 ㅎ
더불어 그레이스가 작중에서 홀로 미숙한 캐릭터 역을 맡았지만, 각본이나 배우의 연기가 좋아서, 답답하기 보단 숨통 트이는 역할을 해줬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