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리뷰] 미션 임파서블 7 "미션 해결의 열쇠는 결국 아날로그에"
혹시 올해 개봉한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와 이번 작품을 모두 관람하신 분이 있을까요? 그렇다면 분질 10과 미임파 7이 놀랄 만큼, 서로 참고하면서 제작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닮아 있음을 느끼셨을 겁니다. 그런데 하나는 5점이고 하나는 8점이죠.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났을까요?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미임파 쪽이 훨씬 박진감 넘칩니다. 그러면 미임파에게 있는 그 박진감을 창조해 낸 원인이 무엇인지 지금부터 심층 분석해 보도록 할게요.
우선 이번 작품은 첩보물과 액션물의 균형이 상당히 잘 맞춰져 있습니다. 본작의 전반부인 아부다비 공항 시퀀스까지는 따지자면 첩보물에 가깝죠. 여기서 여러 사건과 집단이 병치되며 꼬일 수 있었던 초반 시퀀스를 정리하는 건 역시 톰 크루즈고요. 추격자들의 위치는 계속해서 변하고 타겟은 협력자가 되며, 심지어 벤지는 에단과 떨어져 미션을 수행하기까지 하는 과정에서 톰 크루즈의 존재감이 교통정리를 잘 해 주었다는 느낌입니다.
이제 스토리는 중반으로 넘어왔습니다. 이 지점에서 신규 인물과 대적자들의 소개가 몰아서 펼쳐집니다. 전작의 인물들이 일부 재등장하기 때문에, 전작을 접하지 않았다면 스토리 이해에는 무리가 없어도 이 부분에서 수많은 정보량에 머리가 아플 수도 있습니다. 다만 메인 빌런의 정체와 목적은 이미 도입부에서 전부 설명하고 넘어갔기 때문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에 그만큼 신경을 덜 써도 된다는 것은 장점이죠.
후반부의 기차 시퀀스는 완벽합니다. 그냥 극장 가서 보세요. 이 부분은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스토리상의 스포는 최대한 자제하겠습니다. 이 기차 시퀀스에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인 CG 없는 액션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디지털 시대에 오히려 디지털 기술을 배제한 아날로그 시퀀스가 훨씬 더 매력적일 줄 알았을까요? CG 사용 여부를 무시하고 보더라도 현대의 CG 기반 할리우드 영화보다 훌륭한 장면들을 뽑아내는 걸 지켜보는 관객들은 절대로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할 겁니다. 당연히 이러한 방식으로 촬영하면 인간의 한계에 부딪혀 액션에 현실적인 제약을 받기 마련인데, 톰형은 원래부터 현실에서도 제약 같은 거 무시하고 액션 하시는 분이라 이런 장면들도 가능한 것이였겠죠.
물론 이번 작품에도 단점은 있습니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여캐 4인방의 활용도가 많이 아쉬워요. 일사는 비중도 존재감도 적고, 그레이스는 패턴이 너무 일관적이며, 알라나와 파리는 조력자라는 캐릭터성을 나눠 가지면서도 알라나는 보이지 않았고 파리는 너무나 급진적이죠. 결국 또 톰 크루즈 없었으면 영화 전체가 위험할 뻔했다는 결론으로 이어지는군요. 영화를 보는 도중에는 이들의 활용도가 아쉽다는 생각이 거의 들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매력적인 톰형 덕분에요.
그리고 2부작 영화라는 특성은 그 자체로 관객들에게 단점으로 다가오기 쉬운데, 적어도 미임파 7은 그러한 걱정에서 자유로운 편입니다. 분질 10이나 스파이더맨 어더유처럼 스토리를 중간에서 뚝 끊어 버리는 것이 아니라, 큰 스토리 안에서 다시 스토리를 두 문단으로 나눠 한 문단 내에서는 깔끔하게 완결성을 갖는 느낌입니다. '다음 편도 봐야 돼?'와 '다음 편도 봐야겠다'의 차이는 생각보다 굉장히 크죠.
정리하자면 역시 미임파 쪽이 훨씬 더 섬세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액션에 질릴까 봐 첩보도 넣어 주고, 장면이 늘어질라 하면 주연 배우의 힘으로 교통정리를 하고, 주 무기인 액션은 다각도적이면서도 강렬하게 담아 두고, 2부작임에도 완결성까지 갖췄죠. 이러니 분질 10은 보고 나면 기억에 남는 게 없지만 미임파 7은 기억에 남는다는 차이가 생긴 것입니다. 분질 10에는 보조 무기도, 슈퍼스타도, 완결성도 없었는데 저런, 과한 CG는 있었네요.
현실 배경의 영화를 현실에서 관람하는 관객들에게, 현실적인 액션은 생각보다 큰 무기로 다가왔습니다. 단지 거기서 스케일을 최대한 키우고 조금 비현실적인 배우만 섭외해서 액션을 맡기면 되는 것뿐인데, 전 세계에서 이걸 가능하게 만드는 배우는 역시 톰 크루즈뿐입니다. 제발 영화 많이많이 찍어 주세요. 사랑합니다.
영화에도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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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분노의 질주 10이랑 배경도 겹치면서 좋은 비교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