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유][리뷰] 미션 임파서블 : 데드 레코닝 Pt.1 - 이 정도 공들이면 공산품도 예술의 경지로 들어선다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은 그의 제작자,배우로서 집착적 헌신으로
항시 신선함을 유지하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어느 새 일곱번째 영화인 '데드 레커닝'이 이전 작품과 가장 차별화 되는 부분은 아마도 적일 겁니다.
1-3편은 꾸준히 IMF가 싸지른 악당을 상대해야 했고
이후로도 국가와 조직만 달라졌지 전직 스파이들이 악당으로 등장합니다.
그러니까 1-6편 까지는 뭐가 되었든 첩보세계의 '인간'들이 악역이었다는 거지요.
하지만 이번 7편의 적은 '인간'이 아닌 같은 첩보세계의 인간들이 만들어낸 넷의 망령입니다.
적의 정보를 캐내기 위해 만든 감청용 코드가 스스로 진화하여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강한 AI인 Entity라 불리는 존재가 되어 주인공 이던 일행을 위협하게 된다는 거죠.
요즘 시류에 걸맞는 설정이고 영화는 초반 상당부분을 할애하여 설정과 적의 실체를 설명합니다.
AI 악당 엔터티의 탄생과 능력에 대한 설명들을 보고 있자면 정말 두려운 존재라는 느낌이 들어요
그런데 조금 지나면 엔터티를 길게 설명한 내용을 축약한 듯한 대사가 다시금 등장합니다.
쉐어 위헴이 연기한 CIA요원이 오스프리 안에서 부하들에게 이던 헌트에 대한 브리핑을 할 때지요.
각본은 최종보스격인 엔터티의 설명을 의도적으로 이던 헌트 및 IMF와 겹쳐놓습니다.
정부, 첩보 파트마저 일부만이 알고 있는 비밀 스파이
여러 신분을 교체하고 심리적 전술에 능하며 목적을 위해 스스로 판단하고 멋대로 행동하는 존재
앞서 인간 악당들 몇몇도 헌트와 공통점을 지닌 인물들이긴 했지만 이번처럼 명시적으로
병치시켰던 경우가 있었나 싶어요.
제목 데드 레커닝의 뜻처럼 모든 정보를 취합하여 천문학적 단위의 산술로 미래를 예측하는 엔티티는
종종 예언가처럼 보일 지경이지만 유일한 약점은 실체가 없는 온라인 상의 데이터라는 겁니다.
때문에 실행을 위한 대리인으로 등장하는 가브리엘은 IMF 이전 이던의 삶과 그가 이 조직에 들어온
원인이 된 사건과 관련된 인물입니다.
엔티티의 존재에 대해선 상당시간을 사용한 것에 비해서 가브리엘은 몇 줄의 대사와
잠깐의 회상장면으로 대체하는데요. 이것은 아마도 파트 2인 다음편을 위해 아껴둔 것이겠지요.
영화는 세 번의 길고 짜임새 있는 메인 액션장면을 제외하면 정통 첩보물에 보다 가까워보입니다.
화려한 스턴트로 치고박는 대신 숨고 속이고 피해가며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의 긴장감을 극한으로 끌어올립니다.
대화를 통해 정보를 주고 해석하고 머리싸움을 벌이다 살짝 뒤틀어 반전을 보여주기도 하고요.
이에 더불어 3시간에 가까운 상영시간까지 겹치면 자칫 지루하고 피곤할 법도 한데
신의 배치와 연출의 템포를 적극 활용해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유지하는 점이 대단합니다.
첫 내부시사에서 반응은 좋았으나 러닝타임이 길다는 지적이 있었고 상당부분을 잘라냈다는 인터뷰가 있었죠
정말로 영화를 보면 뭔가 더 있었을 것 같은 순간들이 보입니다. 특히 마지막 기차 액션 장면에서
절벽점프를 한 이던이 기차에 오르는 과정, 그리고 다리 아래 추락하는 열차 안에서 기어오르는 장면
지금으로도 설명은 충분히 되지만 보다 친절하게 들어간 장면이 더 있었을 것 같더라고요.
예고편에 나왔지만 본편에 없는 장면도 있었죠. 빙하 아래에 잠수복 입은 사람의 모습인데 아마 열쇠 찾는 장면이었겠죠.
다시 봐도 정말 공들여 제대로 만든 진지한 첩보물이자 블록버스터구나 싶고
어떤 영화를 만드는가의 방법론적 측면에서 배우의 전작인 [매버릭]을 떠오르게도 만듭니다.
그만큼 좋은 평가와 흥행을 이번에도 거두게 될 것 같아요.
+
영화의 프롤로그인 잠수함 장면을 돌이켜보면 의아한 점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소스코드를 품은 잠수함내 AI는 자폭을 함으로서 스스로 수장을 당한 거잖아요?
영화는 이것이 엔티티가 자신의 취약점(예컨데 슈퍼맨의 크립토나이트 같은)인 소스코드를
누구도 건드릴 수 없도록 하기 위한 조치인 것처럼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렇다고 본다면 영화의 모든 과정이 조금 묘해져요.
엔티티의 입장에선 열쇠보다 잠수함의 좌표가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먼저 그것부터 알아냈어야 해요. 그리고 해킹을 하던 사람을 쓰던 해서
수장된 잠수함을 완전히 폭파시켜버리는 게 정답이죠. 괜히 열쇠찾기 놀이를 할 게 아니라.
그게 어렵다면 열쇠 2짝 중 하나라도 확보한 순간 분쇄해버렸어도 됩니다.
하지만 가브리엘의 행동을 보면 열쇠와 잠수함의 좌표를 확보하려는 것처럼 보여요.
이건 어쩌면 2편에서 풀어낼 이야기의 떡밥이 아닌가 싶습니다.
떡밥 얘기가 나온 김에, 마지막 액션이 펼쳐지는 오리엔탈 특급열차에
가브리엘은 화물로 위장하여 탑승을 하게 되는데요.
이때 상자 안에 누운 가브리엘이 뒤집어쓴 호흡용 마스크에 엔티티를 상징하는 도형이 떠있고
그 도형이 나올때마다 들리는 전자음도 들려요. 그는 엔티티에게 정기적으로 세뇌되고 있는 걸까요?
++
옥의 티...까진 아니지만 '어라 저거?' 싶었던 부분 하나 더
초반 아부다비 공항에서 벤지가 핵폭탄을 해체하는 장면.
해체를 위한 퀴즈의 답을 루터도 알지 못하자 그동안 비밀로 했던
이던의 무전을 열고 물어보게 됩니다. 그로서 이던도 핵폭탄의 존재를 알게 되죠.
그런데 말입니다... 세계 최고의 해커인 루터가 수수께끼는 몰랐어도
'구글신'은 알았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냥 구글에 물어봤으면 되잖아요... ㅎㅎ
+++
쉐어 위햄이 연기한 CIA팀장 재스퍼 브릭스.
이던을 만난 적은 없다지만 부하가 지적한 것처럼 뭔가 사적인 감정이 있는 거 같습니다.
반면 로마에서 추격전에서도 마지막 열차에서도 그렇게나 이던을 잡고 싶어하던 사람이
결정적인 순간엔 오히려 그를 도와주려 하기도 하고요.
이 역시 뭔가 숨겨둔 설정이 있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듭니다.
파트1임에도 완결성이 있는 작품이지만 헤짚어보면 역시 설명되지 않은 부분이 많아요.
다음 편을 빨리 보고싶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1년을 어찌 기다릴지......
++++
악당 가브리엘 역 배우 모랄레스는 87년 영화 라밤바에도 나왔었네요
오른쪽... 밥 모랄레스 역을 맡은 에사이 모랄레스 어쨌든 모랄레스.
추천인 4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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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밤바 기억합니다.ㅋ
AI 시대에 생각할 거리를 주는 오락 영화였습니다.
루터가 수수께끼를 풀때 구글을 안하네 이건 생각지 못했네요ㅋㅋ
그런데 저는 그 장면을 보고 엔티티가 이단의 친구들의 특성이나 패턴 혹은 좌표 파악하려고 질문을 하네 생각은 들었어요.
결국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잖아요.
이단의 약점은 남은 멤버들. 그들을 지키기위해 뭐든 할거다 이건 가브리엘도 알고 있었고 오늘밤 일사 아니면 그레이스 둘 중 하나는 죽을거다 이것도 알고 있었죠.
이게 추측항법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유라고 생각해요.상대방의 다음 행동을 예측하고 한로를 정하는것. 그레이스를 공항에 끌어들여 이단을 찾으라고 지시가 온 것도 이메일이었잖아요.
엔티티는 이단의 멤버들이 약점인걸 알고 장기를 두듯이 움직입니다. 엔티티의 계획에 따르자면 가브리엘은 열쇠를 가지고 탈출하고 기차안에서 이단은 죽어야했어요
그 인공지능 엔티티를 이기기 위해서는 어쨌건 미친 짓을 해서 기차안에 침투해야하고 열쇠를 뺏아야합니다. 그런데 열쇠뺏기에는 일사보다 그레이스가 전문가라는게 슬픈 사실이죠.
키트리지와 cia요원의 이단과의 얽힌 과거를 비롯
파트2의 떡밥회수가 기대됩니다
저도 좀 헷갈렸던 부분인데....
수개월 전 엔티티가 아직 자아 갖기 전, 바이러스 였을 때 세바스토폴 침투해서 시키지도 않은 파괴 공작을 벌였고요.
그리고 나서 엔티티의 다른 복제 프로그램이 자아를 가진 뒤 인터넷을 주름 잡게 된 거죠.
변이된 엔티티를 잡으려면, 소스코드가 남은 유일한 원본 바이러스가 있는 세바스토폴의 금고 속 pc가 필요하다고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나머지 떡밥들은 2부에서 잘 설명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