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과 올해 재미있게 본 영화 꼽아달라고 해서...
어디 어디서, 작년과 올해 재미있게 본 영화 꼽아달라고 해서.
대략적이며 간략한 코멘트와 함께. 개봉 영화 쭉 훑으며 꼽아보니 의도한 건 아닌데 15편만 꼽히네요.
탑건: 매버릭 - 현대 상업 영화의 임계치. 영화가 소설과 다른 장르이자 첨단의 집약체임을 여실히 보여준 작품!
헤어질 결심 - 박찬욱 영화의 도달점. 주기론 주리론 같은 동양 사상을 알 필요조차 없는 서양인에게 먹히지 않을 수밖에 없던 영화.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떠나 아카데미를 수상하지 못한 것이 난센스.
브로커 - 가족의 해체와 재구성을 통해 현대 사회를 다시 가족으로 되돌아보게 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전형적인 영화. 한국의 대배우들을 통해 자신의 장점을 발휘하다.
드라이브 마이 카 - 안톤 체호프의 연극을 뼈대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드라이브 마이 카>를 살로 두고 연극 속 수어로 합일하는 장면은 백미이자 압권. 청출어람. 하마구치 류스케의 <드라이브 마이 카>!
광대: 소리꾼 - 해외 영화 찬양하기 바쁜 우리네에게 한 번은 참고 봄직한 고전을 들려준 영화. 소리꾼의 진심이 전해질 때 굵은 감동이 눈물로 치환된다.
나이트메어 앨리 - 하드보일의 시대에 태어난 이색적인 원작을 멋지게 기예르모 델 토로화 시키다. 현대의 가스라이팅과 살인 등을 고전에 녹여내 인간의 부조화를 조화롭게 결말로 맺다.
모어 - 성 소수자, 사회적 약자를 통해 한국의 다름을 알아보는 여정. 이를 위해 모지민이 모든 걸 드러낸 영화 전반은 너그러운 '수용'을 떠나 한 번은 바라보아야 할 지점을 제시하다.
썸머 여름을 타고! - 한국에는 없는 청춘영화! 영화를 만드는 고등학생을 통해 "내"가 왜 영화를 좋아하는지를 되돌아보게 하는 순기능을 던진다. 순수한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 아메리칸 드림을 좇은 이민 세대에 대한 위로이자 그들을 위한 판타지. 어디서도 볼 수 없고 어느 누구도 하지 않을 방식으로 그들을 다룬다.
파멜만스 - 스필버그가 없었다면 시네마 천국의 아류 정도인 판타지로 치부되었을지도. <죠스> 이후 오늘까지 스필버그로 즐거워한 우리에게, 그가 보여줄 수 없었던 영화 안, 그의 마음을 물씬 느끼게 했던 151분.
소설가의 영화 - 겉으로 리얼리티를 말하는 수많은 한국영화에서 "밥 먹었어?" 하고 물으면, "네!" 하고 대답하는 몇 안 되는 영화. 영화가 "밥 먹었니?" 하고 물었을 때 수많은 영화가 "영화적 대사"라고 찾아낸 대답은 비이성적이며 상식적이지 않은 모던한 가짜가 아닐까. 리얼리티가 사라진 현대에 리얼리티로 대답해주는 영화.
다음 소희 - 비록 전반과 후반이 확연히 나누어지지만. 우리는 어제 소희, 오늘 소희를 통해 다음 소희가 없을 거라 단언할 수 있을까. 슬프고 암울한 현실에 대한 정주리 식 변증법!
더 웨일 - 오두막에서 일어서기 위해 117분을 고군분투하는 한 남자의 행동이 영화의 전부. 그가 일어섰을 때 관객은 그저 주저앉아 극한의 감동을 경험하지 않을까. 연극으로 자주 봤으면!
말 없는 소녀 - <맡겨진 소녀>를 통해 작은 물살이 너울이 되는 과정을 경험하게 만들다. 단순하고 직설적이지만 결국 극한의 감동이 너울로 다가온다.
슬픔의 삼각형 - 지독한 역설과 풍자, 이를 넘은 조롱으로 가득찬 영화. 자본과 계급을 타파한 듯 보이는 현대 사회가 오히려 노예 사회에 지나지 않음을 불쾌할 정도로 집요하게 보여준다. 값비싼 대가를 치른 마실 것과 입을 것, 지낼 곳도 결국 토사물과 인분에 비견할 바 아님을 신랄하게 스크린으로 쏘아낸다.
추천인 6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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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코로나 기간에도 재밌는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여기에 Close 하고 8개의 산을 추가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