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 보고 쓴 글
'피노키오'는 다들 어릴 적 한 번쯤 얇은 그림책으로 읽어봤을 동화책으로 거짓말하지 말고 착하게 사세요 정도의 교훈을 주는 이야기로 기억할 것이다.
나도 그랬는데, 기예르모 델 토로가 피노키오 스톱모션 영화를 제작한다는 소식을 듣고 ??내가 모르는 이야기가 있나 싶었다. (기예르모 감독은 잔혹동화 전문 감독이 아니었던가)
조금 알아본 결과 우리가 알고 있는 피노키오의 이야기 또한 상당히 어린이용으로 포장된 버전이었다. 마치 인간을 노예로 부리는 말들이 나오고 인간을 혐오하게 된 걸리버의 내용이 사라진 우리들의 걸리버 여행기처럼.
진짜 피노키오의 이야기는 보다 더 현실적이고 잔혹한 내용을 갖추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나도 읽어보진 않았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어린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깊은 사람인듯하다. 아직 판의 미로와 피노키오 단 2개만 보았지만 모두 전쟁 속 소외되고 상처받는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면 구상할 수 없었을 작품이기 때문이다.
영화 이야기를 해볼까나우선 잔혹하고 공포스러운 느낌은 전혀 없었다. 스톱모션인데다가 소품들의 질감, 디테일 등이 영화를 굉장히 동화스럽게 그리고 따뜻하게 만들어 준다. 이 동화 같은 느낌이 상당히 강해서 영화가 끝이 난 후에 하나의 구전되는 전설을 시각적으로 감상한 듯한 여운을 준다. 또 철부지 없는 피노키오를 실사화해서 살을 붙이고 하는 것보다 나무 그대로를 저렇게 인형처럼 움직이는 것이 더욱 피노키오라는 캐릭터에 몰입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추가로 이 영화 성우진이 화려한데 특히,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푸른 요정의 장면에서 틸다 스윈튼의 목소리가 들리니 와우 정말 신비스런 장면이 탄생했다.
기예르모 감독은 영화의 배경을 이탈리아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정권으로 설정했다.
책상과 의자를 만드는 나무로 만든 피노키오, 얼핏 보면 꼭두각시 인형처럼 보이는 이 나무는 아이러니하게도 극 중에서 가장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려 한다.
제페토는 피노키오를 책상과 의자의 역할이 정해진 것처럼 카를로의 역할을 수행하는 '인형'을 욕망하며 만들었고 피노키오에게 계속해서 be carlo라고 주입시킨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이탈리아 파시즘에 의해 아이들 또한 전투 인형이라는 뚜렷한 목표가 존재하듯 대해지고 강요당한다. 캔들윅이 그러했고 극단의 스파자투라 또한 그러했다.
파시즘이 아이를 대하는 방식이 비판받아야 하는 것과 같이 제페토의 행동 또한 비판받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계속해서 제페토에게 자신을 카를로와는 다른 아이로 인정해 주기를 바라는 피노키오의 모습이 바로 실존주의의 표상이 아닐까 싶다.
-제페토가 피노키오에게-
Pinocchio. My child.
I was trying to make you someone you were not.
So don't be Carlo or anyone else.
Be exactly who you are.
I love you.. exactly as you are.
블로그에 써보고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ksh43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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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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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 토로 감독 답군요.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기대되요!
잘 읽었어요^^
작중의 아이들이 처한 현실이 너무나도 냉혹하거든요.
어른에게도 냉혹한데 아는 것 없고 힘도 없는 아이들에게는 어떻겠습니까?
델 토로의 피노키오는 그런 면에서 디즈니의 피노키와는 차별되는 모양입니다.
아이들이 사정없이 죽어나가기도 하고, 끔찍한 장면도 있거든요.
와우. 파시즘 비판이라니 붉은돼지 생각도 나고... 꼭 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