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있음) 영화 <멋진 세계> 관람 후기입니다.
영화 <멋진 세계> 관람 후기입니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니, 관람 전이시라면 뒤로가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우선 영화 제목부터 살펴보면, 원제는 'すばらしき世界' 입니다.
구글로 번역기 돌려보니, '놀라운 세계' 정도로 해석해주더라구요.
놀라운 세계에서 멋진 세계로 우리나라 제목이 바뀌면서, 어감이 아주 살짝 달라진 느낌입니다.
그리고 영어 제목은 'Under the Open Sky' 이구요.
멋진 세계, 놀라운 세계, 그리고 Under the Open Sky 까지.
영화를 보기 전에는 포스터만으로는 무슨 얘기를 담고 있는 것인가, 사실 가늠이 잘 안 됐었어요.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세가지 중에서 어떤 제목을 갖다붙여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인공 미카미(야쿠쇼 코지 배우) 는 야쿠자 출신의 죄수로서, 살인죄를 짓고 감옥에서 지내다가 13년만에 출소하게 되는데요.
걷는 폼이 몸에 잔뜩 기합이 들어가 있는 모양새인데, 이번만큼은 올바른 사람으로 살아보려는 것 같습니다.
출소 뒤에 새집도 얻고 나름대로 자기 스스로 돈을 벌면서 떳떳하게 살아보려 하지만, 전과자에게 바깥세상은 그렇게 녹록치가 않습니다.
복지과에서는 전과자라는 점을 들어 도움주기가 쉽지 않다고 하고,
운전수 일이라도 하기 위해 어찌저찌 알아본 결과, 만료된 면허증 때문에 운전 시험에 다시 도전하는데, 과격한 운전 습관으로 시험에 떨어지고 맙니다.
그래도 인복은 있는지, 마트 직원이 도와주고,
방송사 작가들은 자기네 프로그램에 미카미를 주인공으로 하고 싶다면서, 촬영을 하며 도와주려고 합니다.
하지만, 끝내 성질을 못 참고 다른 폭력배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게 되면서 이웃들과 멀어지게 되고,
예전에 알고 지낸 야쿠자한테 가서 잠시 몸을 위탁하기도 하는데, 그제서야 야쿠자라는 존재가 이제 더이상 사회 속에서 인정받지 못한 존재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도 미카미는 우여곡절 끝에 다행스럽게도 요양병원에서 파트타임으로, 보조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웃들에게 새 자전거도 선물받으면서, 이제는 열심히 살아가는 일만 남았는데요.
하지만, 정신에 장애가 있는, 하지만 마음은 착한 직원을 다른 직원들이 괴롭히는 모습을 미카미가 목격하게 됩니다.
예전의 미카미였다면, 불의를 참지 못하고 괴롭히는 직원들을 되려 혼쭐을 냈을 테지만,
자기의 앞날을 위해 그리고 자신의 믿어주는 이웃들을 위해 어렵게 참습니다.
나중에는 그 괴롭혔던 직원들의 농담마저 (힘겹지만) 받아주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그 괴롭힘당한 직원은 오히려 미카미에게, 비가 퍼붓는 가운데서도 자기가 이쁜 코스모스 꽃을 땄다면서 선물해줍니다.
그리고 집에까지 고스란히 꽃을 가져간 미카미는, 다음날 자기 방에서 코스모스 곁에서 숨을 거둔 채로 발견됩니다.
이 작품은 원작 소설이 있는 작품이며, 원작 소설의 작가도 실제 감옥 생활에 대해 취재를 했고, 이 작품의 감독 '니시카와 미와' 역시 따로 수감자들에 대해 연구를 했다고 하더라구요.
원작 소설이 꽤 시간이 흐른 작품이라서 그때의 세세한 현실과는 많이 달라지기는 했겠습니다만,
그때나 지금이나 어른이 되면서 겪게 되는 사회화 과정이나, 이 영화에서 주인공 미카미처럼 겪게 되는 재사회화 과정 역시 쉽지 않습니다.
경제적인 어려움 못지 않게, 전과자에 대한 인식도 좋지 못합니다.
게다가 미카미의 불같은 성격 역시 사회에 익숙해지지 못하는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미카미에게 있어 감옥 안에서는 몸은 불편할지언정 마음은 편했는데, 바깥 세상은 오히려 몸은 편할지 몰라도 마음은 불편했던 것이죠.
자신을 도와줬던 이웃들과 다투기도 하면서, 비로소 시간이 흐르고 끝에 가서야 참는 방법을 배운 미카미에게, 갑작스레 다가온 것은 안타까운 죽음이었습니다.
마지막에 가서 예상치 못한 비극적인 결말이라는 점에서, 저는 우리나라의 단편소설 '운수좋은 날' 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이런 결말을 보여주기 위해 긴 이야기가 지나온 셈인데, 흔히 예상하는 해피엔딩이었다면, 보통의 흔한 영화였을 것 같아요.
계속 미카미에게 병환이 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므로, 마지막 주인공의 죽음은 병으로 인한 것이었다, 라고 생각하는 게 맞긴 합니다만,,,
익무 GV 영상을 확인해보니, 비슷하게 언급된 내용이던데,
제가 봤을 때에도, 그 때 미카미가 자기의 고집을 꺾게 된 시점에서, 이미 본인 자신으로서의 긍지나 삶에 대한 의욕이 꺾이게 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병도 병이지만, 정신적으로 아픔을 입은 상태이므로, 사실 본인 그대로의 자신으로서는 더이상 살아갈 수 없게 된 것이죠.
야쿠쇼 코지의 경우, 저는 올해 "큐어" 작품에서 한 번 연기를 봤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탁월한 연기로 작품의 중심을 단단히 잡아줍니다.
큐어가 재개봉작이라서 큐어로부터는 20년 정도 세월이 흐른 뒤라 비록 그의 몸은 나이가 들었지만, 연기와 눈빛 자체는 더욱 깊어진 듯 합니다.
야쿠쇼 코지의 연기와 함께 엔딩에서의 마지막 결말 덕분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한줄평으로 마무리하자면, "과연 이 세상은, 누구에게나 멋진 세계가 될 수 있을까" 로 정리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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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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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무 GV에서도 역시 엔딩에 관해 그런 얘기가 나왔었군요... 묘한 엔딩이었죠.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저는 GV 참석은 못하였고, 다른 익무 분이 촬영한 GV영상을 영화 보고 나서 쭉 감상했습니다.
당시 GV 현장에 함께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코스모스의 꽃말도 인상깊네요, 몰랐는데 덕분에 알아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