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투더퓨쳐 일본어 더빙을 들어보는데

이번에 구매한 30주년 기념판에 일본어 더빙이 들어있었어요.
25주년 기념판과 겹치지 않아서 좋긴 하군요.
극장에 못가는 김에 오늘 1,2,3을 정주행하고 다시 1편의 일본어 더빙을 들어보는데...
리비아 테러범들(북아프리카 과격파로 번역)에게 만들어준 가짜 핵폭탄 재료인 핀볼 머신을 '파칭코'로 현지화 했더군요.
근데 전체적으로 영화의 대사가 너무나 치밀하다보니 더빙 과정에서 상당부분이 깎여나간 느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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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번역이 의역, 혹은 왜곡, 축약이 꽤 심하더라고요.
울나라 번역은 그래도 많이 좋아졌고요.

반대로 의미를 다 전달하면 전혀 자연스럽게 들리지 않게 되므로...
대신 작품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 있다면 중요 포인트들을 놓치지 않는 것이 좋은 번안같아요.

백 투 더 퓨쳐 3부작 DVD가 재발매되었을 때 1편에서 기발한 번역이 나왔던 게 기억나네요.
1편에서 마티와 브라운 박사가 이런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있습니다.
마 티 : Whoa, this is heavy.
우와, 이거 압박이네요.
브라운 : Why are things so heavy in the future? Is there a problem with the earth's gravitational pull?
미래에는 뭐가 그렇게 압박인 거냐? 지구의 중력에 문제라도 있는 거냐?
사실 마티가 말한 'This is heavy'라는 말은 무겁다는 말이 아니라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온다는 뜻의 속어인데, 마티가 살던 1985년에 유행하는 속어를 30년 전의 1955년에 사는 브라운 박사가 알 리가 없죠. 그래서 과학자의 천성대로 중력 이야기를 거론한 겁니다. 옛날에 나온 비디오에는 '무겁다'는 말로 직역됐었고, KBS에서 처음 방영되었을 때에는 '헤비급 사태'로 번역됐었죠. 이런 번역으로는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에는 별 지장이 없지만, 마티와 브라운 박사의 대화에 깔린 유머를 이해하긴 힘들 겁니다.
그랬는데, 얼마 전에 유행했었던 '압박'이란 말로 바뀌니까 대사가 다르게 들리더군요. 요즘도 '스크롤의 압박'이란 말로 쓰이기도 하니까 딱히 낯설지도 않고, 중력과도 어느 정도는 일맥상통하기도 하니까요. 번역자가 누군지는 몰라도 아주 괜찮은 번역 센스를 지녔음에 틀림없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