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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워너의 배트걸 취소사태를 보고

해리엔젤 해리엔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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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9천만 달러를 허공에 뿌렸지만, 개인적으로는 잘 한 선택이라고 봅니다. 

DCEU에서 왜 아직 배트걸이 시기상조인지 개인적인 의견을 적어봤습니다.

 

1. DCEU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아직 준비 되지 않은 주인공들이 갑작스럽게 튀어나온다는 겁니다. 

배트걸이 상당히 뜬금없는게, 일단 배트맨 서사가 제대로 자리를 잡은 다음 나와야하는 인물이란 점이죠.

마블로 치면 아이언맨2가 나오기도 전에 아이언하트가 튀어나오는 꼴이라고나 할까요. 

 

배트맨이 고담의 수호자가 되고, 그의 유지를 이을 후계자를 키우면서 등장하는 여러 인물 중 하나가 바바라 고든, 바로 배트걸입니다.

그녀는 배트 패밀리의 멤버로서 브루스 웨인과 딕 그레이슨, 그리고 그 이후에 등장하는 여러 배트맨 사이드킥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는 인물입니다.

 

그런데, 배대슈에서 보다시피  DCEU의 배트맨은 고담의 수호자는 커녕,

잔혹한 자경단으로 악명을 쌓아가는 상태고, 심지어 사이드킥 로빈도 잃었습니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혼란스러운 와중에 렉스루터의 간계로 슈퍼맨과 대립하면서 자신의 무력함을 절절히 느끼는 인물이죠.

 

즉 아직 배트걸의 위시한 배트 패밀리가 등장하기엔 DCEU 배트맨 자체가 아직 완성이 덜 된 인물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워너는 저스티스 리그보다는 사실 배트맨 단독 영화를 먼저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래야 배트맨의 정신적 성장을 제대로 보여줄 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워너가 지나치게 서두르는 바람에 저스티스 리그가 먼저 나왔고, 

외계에서 온 초인과 반신반인 아마조네스의 등장에 가진게 돈밖에 없던 배트맨은 그냥 설 자리를 잃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배트걸의 등장은 솔직히 뜬금맞습니다. 무엇보다 원조 사이드킥 로빈보다 먼저 등장이라뇨. 

조엘 슈마허의 배트맨 시리즈에서 로빈이 먼저 나오고 배트걸이 그 다음에 나온건 그냥 우연이 아닙니다.

이래야 순서가 맞고 서사에 개연성이 생기거든요.

 

2. 배트걸은 부패한 고담에서 배트맨의 유일한 지지자인 고든 청장의 딸입니다.

즉 고든과 배트맨 둘의 관계를 보여주는 서사가 미리 선행해야지만 이 캐릭터가 성립합니다.

근데 유감스럽게도 DCEU에는 둘의 관계를 조명하는 장면은 저스티스 리그에서 말 몇 마디 나누고 빠르게 지나가는 거 말고는 없습니다.

 

아마도 캔슬된 배트걸 영화에 JK시몬즈가 그대로 나오는 걸 봐서는, 영화 안에서 이런 관계를 부연설명하려 했나본데, 

JK시몬즈 고든은 사과형 배트맨과 인연이 있었지, 마이클 키튼 배트맨과는 아무 연결점이 없습니다.

만약 연결점을 만들려면 플래쉬가 먼저 개봉을 해야했는데 이것도 에즈라 밀러의 비행으로 이미 물건너 갔죠.

 

즉 여기서도 배트걸은 존재가 붕 떠버립니다.

 

3. 애시당초 배트걸은 출연시기가 잘못됐습니다.

사실 배트걸이 나오기 가장 좋은 타이밍은 버즈 오브 프레이였습니다.

 

원작 버오프는 배트걸로 활약 중인 바바라 고든이 조커에게서 총격을 받고 반신불수가 된 후

오라클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여성 히어로를 모아 만든 조직이죠.

즉 버오프는 태생자체가 배트맨의 여성 사이드킥 모임입니다. 

 

근데 워너는 배트맨의 서사가 완결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버오프를 먼저 만들었고,

그바람에 버오프의 중추인 바바라 고든은 그 존재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렸습니다. 

대신 버오프와 아무 상관없는 빌런 할리 퀸이 팀의 리더로 활약하는, 원작팬이라면 뒷목을 잡을 상황이 연출됐죠.

 

게다가 이로 인해 바바라 고든 이후 배트걸 자리를 물려받는 헌트리스는 배트맨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인물이 되어버렸고,

3대 배트걸이 되는 과묵한 무술고수 카산드라 케인은 소매치기나 하는 무개념 초딩이 되어버렸습니다.

너무 캐릭터를 망쳐놔서 이쯤되면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싶을 정도죠.

 

무엇보다 배트걸 바바라 고든을 뒤늦게 만든다고 해도

아예 리부트 하지 않는 한 기존 버오프에 그녀가 끼어들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4. 그리고 이건 아직 뇌피셜의 영역이긴 하지만,

프로젝트를 취소하고 9천만 달러의 매립비용을 제작사가 오롯이 감내하겠다고 했다면,

이건 빼박 영화의 퀄리티가 매우 형편없었다는 뜻입니다.

 

그럼 극장 개봉 취소하고 적당히 고쳐서 HBO MAX에 걸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그것마저 거절당했다는 건 이 작품에 고무닦이급의 심각한 완성도 문제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죠.

 

무엇보다 HBO는 수많은 명작을 탄생시킨 드라마 명가이고,

HBO의 작품치고 '지루하다' 소리를 듣는 작품은 있을지언정, '못만들었다'라는 소리를 들은 작품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즉 배트걸은 이 기준에도 처절하게 미달이었다는 뜻입니다.

 

무엇보다 얼마전에 대호평으로 마무리한 피스메이커 시즌 1을 보면 HBO의 수준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DCEU에서 무언가 만들어 HBO에 올릴려면, 최소 피스메이커 급으로 만들어와야 한다는 뜻도 되겠죠. 

 

PS.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 취소 소식은 아까웠지만, 

나중에 올라온 배트걸 슈트 사진을 보니 워너의 결정에 심정적으로 납득이 가더군요. 

원작 싱크로는 둘째치고서라도 슈트 퀄리티는 배트맨과 로빈에 나오는 알리시아 실버스톤 배트걸이 2천 5백배쯤 나아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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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란
    카란

  • 양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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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공감가는 부분이 많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자체가 잘뽑혔다면 영화관에 걸었어도 아니면 최소한 OTT쪽에 냈어도 충분했을텐데 그것조차 포기한거보면 영화품질자체가 너무 조악해서 개봉하는게 오히려 이미지나 금액으로서나 손해를 본다는 판단이었겠죠 사실 코스튬의상부터 맘에 안들긴했거든요. 블랙워싱이니 이런건 둘째치고 코스튬부터 너무 허술해서 저게 실제 영화 스틸사진이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였거든요.
23:54
22.08.03.
profile image 2등
취소가 안타깝기도 하지만 말씀도 일리가 있네요ㅠ
잘 읽었습니다!
22:46
23.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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