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은 잘 모르는 배우 발 킬머에 대해 알아보자

1959년생으로 올해 62세인 배우 발 킬머는 왕년에 어마어마한 미남스타였습니다. 

한국에도 팬이 상당히 많았지요.

강한 눈매와 굳게 다문 입술에 금발머리 미남으로 여성팬도 특히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의 데뷔작인 '일급비밀'이라는 코미디 영화인데요. 미국 코미디영화의 거장인 ZAZ사단(데이빗 주커, 짐 에이브럼스, 제리 주커)의 작품인데 이들의 특기가 잘 살아나는 유쾌하고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그 후에 '탑건'에서 아이스맨으로 출연하면서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는데요. 다만 이때는 탐 크루즈가 워낙 대스타가 된 만큼 다소 그늘에 가려져 있었죠.

이후에 발 킬머는 판타지 영화 '윌로우'에 출연합니다. 기술적으로 판타지 영화를 만드는게 쉽지 않았던 20세기에 나온 웰메이드 판타지 영화인데요. 론 하워드 감독 작품이죠. 최근에 리메이크 한 거 같은데 자세한 소식은 모르겠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발 킬머의 대표작으로 '도어즈'를 꼽습니다. 올리버 스톤이 만든 이 영화는 미국의 대표적인 사이키델릭 락 밴드 도어즈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발 킬머는 여기서 주인공 짐 모리슨을 연기했습니다. 위 사진에서도 보시다시피 짐 모리슨(왼쪽)과 발 킬머의 싱크로율이 아주 살벌하죠.

영화 자체도 매력적이고 재미있습니다. 제가 도어즈 음악을 듣던 세대가 아니라서 사실상 이 영화로 도어즈의 노래를 알게 됐는데요. 'Light my fire'나 'L.A. Woman', 'The end' 등이 명곡이죠. 60년대에 활동한 밴드인 만큼 격동의 60년대 미국 역사와 맞물려서 이야기가 전개 됩니다. 

이 영화에는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등장하는데요. 

짐 모리슨의 연인 파멜라 코슨을 연기한 배우는 멕 라이언 입니다. 그리고 멕 라이언은...

구스의 아내이자 브래들리(마일즈 텔러)의 엄마 캐롤을 연기했습니다. 아들이 파일럿이 되는 걸 극구 반대하신 분이죠.

(대충 '아내의 유혹' BGM)

발 킬머의 또 다른 커리어라면 배트맨을 연기한 이력인데요. 무려 마이클 키튼과 팀 버튼이 성공시킨 배트맨을 이어받았죠. 조엘 슈마허의 연출력과 미술이 폭망하면서 엉망진창인 영화가 돼버렸지만, 발 킬머의 배트맨은 나름 매력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조지 클루니의 배트맨에 비하면 선녀죠.

사실 이 이후에 발 킬머의 필모그라피에서는 특이점이 없습니다.

'고스트 인 더 다크니스', '닥터 모로의 D.N.A', '툼스톤' 등에 출연했지만, 성과는 고만고만했죠. 그나마 인상적인 작품이라면...

저는 '세인트'를 꼽는데요. 나름 첩보물인데 캐릭터성이 대단히 강합니다. 무엇보다 발 킬머의 분장쇼를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입니다. 

발 킬머의 필모에서 꼭 챙겨봐야 할 영화라면 '도어즈'를 꼽고 싶은데 현재 서비스 중인 OTT가 없군요. 그래도 '윌로우'는 디즈니플러스에 있으니 발 킬머의 리즈 시절이 궁금하신 분은 한 번 찾아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