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공포영화 '주(咒)' 후기입니다.
대만 공포영화 주
넷플릭스 통해서 봤습니다.
일단 총평부터 하자면,
"용기있게 나서긴 했지만..."입니다.
공포영화라는게
초반엔 느슨한 분위기로 시작해서 점점 이상한 일이 생기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키다가
후반부에 몰아치듯 전개를 해서 관객들의 머리를 한껏 흔들어놓는
파멸의 카타르시스가 있는 장르잖아요.
그래서 초반의 약간 지루한 인트로도 후반에 찾아올 궤멸적인 전개를 생각하며
양보를 하고 있는 거고요.
그런데 주라는 작품은
초반부터 그런 문법을 파괴하듯이 긴장감 있는 장면을 마구 쏟아냅니다.
그래서 보면서도 양가적인 생각이 들었던게,
"문법을 파괴하려는 걸까? 대단한데"와 "이거 뒤에 가선 어떤 장면이 나오려고 벌써부터 이러나. 감당할 수 있나?"
였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론
앞에 너무 힘을 준 나머지 후반부는 맥이 빠지다못해 좀 졸렸습니다.
감당하지 못한 거죠.
저는 공포영화를 좋아해서 집에서 볼때도 만발의 준비를 하고
불도 다 꺼놓고 최적의 환경을 마련해놓고 보는 편인데요.
그럼에도 후반부는 아 뭐랄까 "더 보여줄 거 없냐" 라는 생각이 들만큼 지루했습니다.
개인적으론 "곡성"의 영향이 진하게 느껴지는 작품이었는데요,
"곡성"과 비견되는 점이라면, "곡성"에서 곽도원 님이 연기한 아버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다합니다.
즉 끝간데까지 발버둥쳐봤지만 그럼에도 어쩔 수 없는 파국을 맞이하며
인간이 제 아무리 발버둥쳐봐야 신의 손바닥 안이다 라는 느낌을
절망적으로 잘 묘사했습니다.
하지만 "주"는 안타깝게도 종교적인 문제로 일어났던 문제를
결국 다시 종교적으로만 해결하려고 합니다.
즉 곽도원 아버지역할이 신에게 저항하는 인간으로서의 모습이었다면
"주"는 처음부터 끝까지 신에게 굴복해가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이죠.
그래서 결말부에 이르러서도 전개가 안타깝지 않고
"뭐하는 거야?"싶은 느낌이 듭니다.
쉽게 말해 애가 아픈데 병원은 안가고 무당집이나 전전하는 부모님들을 보는 듯한 답답함이었습니다.
(한편으론 대만이란 나라는 아직 무속신앙이 더 강한 곳인가? 하는 의문도 들더군요.
그렇다면 제가 현지의 환경을 잘못이해한거니까요.)
여하튼
다시 돌아와서 말하자면,
초반부터 긴장감있는 장면을 몰아치듯 보여준 것은
멋있었습니다.
공포영화의 성공하는 전략을 과감하게 깨트린 선택이었죠.
그래서 초반엔 흥미있게 봤는데
그 이후를 이끌어가는 서사가 너무 진부하고 동어반복적이었으며,
후반부의 반전도 전개도 "끝내야되니까 어쩔 수 없이"란 느낌이 드는 전개였습니다.
캐릭터 자체도 기존 엑소시즘에서 답습한
"답답한 부모" "소통 안되는 아이"의 전형을 계속 보여줘서 인물에게도 크게 이입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론
미술에는 감탄을 했습니다.
시골의 묘사라던가, 들어가면 안되는 동굴에 대한 묘사 등등
그 부분은 질감이 느껴질만큼 철저하게 준비했구나 싶었습니다.
중간중간 나오는 사람이나 무서운 현상보단 배경을 보고 "진짜 으스스"하네 느낄 정도였으니까요 ㅎㅎ
여하튼 개인적으론 재미가 아주 없는 작품은 아니었고,
대만 영화를 많이 접하지 않아 이국적인 면으로도 재밌게 볼만했습니다.
대만 공포물에 대해선 영화보단 게임 (반교, 환원)으로 먼저 알아서
그걸 영화화한 작품도 보고 나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었는데요.
이 작품을 보고 또 다른 대만 공포 영화도 기대가 되긴 했습니다.
추천인 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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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게임 반교 하니까 영화 반교가 생각납니다 🙊
랑종도 처음엔 다큐멘터리로 시작해서 후반부엔 푸티지스러운 느낌만 내고 장르가 짬뽕된 느낌이라 주랑 비슷한 느낌이 있긴 하죠.
후 랑종은 진짜 평 좋아서 봤다가 저랑 넘 안 맞아서 힘들었네요,, 비슷하다면 고민 없이 빠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