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촬영과 편집의 정수 <부기 나이트>
(청소년이시라면 절대 보지 마세요! 저도 지금 청소년이지만, 저희가 쉽게 감당할 수 없는 영화입니다)
이동진 평론가님께서 이 영화에 대한 한줄평에 "내가 폴토머스앤더슨교에 입교한 계기"라고 하셨습니다. 그 코멘트를 봤을 때까지만 해도 "PTA가 그정도인가?"했는데, 저도 이 영화를 보고 입교하게 되었습니다.
부기 나이트는 1970년대부터 80년대까지 포르노 산업의 흥망성쇠를 다루는 영화입니다. 지금은 대성한 배우가 된 마크 월버그의 츨세작이기도 하죠. 또한 오프닝과 엔딩에서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들을 오마주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전 이 영화의 촬영 기법이 훌륭하다는 사실 하나만 알고 봤습니다. 대충 포르노 산업에 관한 이야기라는 말만 들었지 정확히 무슨 내용인지는 몰랐죠. 하지만 영화가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전 충격에 빠지게 됩니다. 주인공인 고등학생 "에디 애덤스"는 온갖 군데에 자신의 성기가 얼마나 큰지를 자랑하는 사람이었고, 곧 소문을 들은 포르노영화계의 대부 "잭 호너"감독이 그가 일하는 클럽 부기 나이트에 찾아오게 됩니다. (부기 나이트가 나오는 건 지금이 마지막입니다. "리코리쉬 피자"처럼 폴 토마스 앤더슨의 그 시대 향수를 불러일으키던 이름 중 하나인 것 같네요.) 그래서 포르노 배우 "더크 디글러"로서 활동하며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역시나 촬영 기법은 훌륭했습니다. 마틴 스콜세지의 기법을 오마주한 오프닝은 부기 나이트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상징적으로 보여 줍니다. 또한 중반쯤 가면 79년에서 80년으로 넘어가는 그날 밤 벌어지는 어떤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그 폭발적인 시퀀스는 전체가 기다란 한 컷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스쳐지나가는 마크 월버그와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을 비롯한 배우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윌리엄 H. 마시의 연기력이 정말 대단합니다.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여 탄생한 그 장면은 영화 역사에 길이 남을 장면이 되었습니다.
영화가 포르노산업에 대한 영화인 만큼 포르노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데, 상당히 수위높은 정사 장면들이 몇 번 나옵니다. 하지만 단순히 포르노 산업계의 선정적인 부분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사회적으로 받는 어떠한 차별들에 대해서 아주 깊게 다룹니다. 은행에서 대출이 안된다거나 이유없이 맞고 성희롱 발언을 일삼는 등 분개해 마지않을 일들을 교차편집처럼 보여주는데요, 그 시퀀스는 정말 입을 벌리고 볼 수밖에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었습니다. 그런 시선들 말고도 80년대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코드들이 많아 인상 깊었습니다.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은 지금은 짜임새가 치밀하게 계산된 듯한 완벽한 영화들을 만들지만, 96년 <리노의 도박사>부터 97년 <부기 나이트>, 99년 <매그놀리아>까지 만들었던 붉은 에너지가 솟구치는 영화들을 만들었던 사람입니다. 이동진 평론가님은 이러한 차이를 가진 PTA의 영화들을 "불같은 영화"와 "물같은 영화"로 구분하셨는데요, 개인적으로 아주 인상 깊은 비유였습니다.
여러분이 만약 성인이시라면 망설임 없이 추천드리고 싶은 영화입니다. 만약 청소년이신데 이 영화를 보고 싶으시다면, 굳이 꼭 꼭 볼 필요는 없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정말 꼭 꼭 꼭 보셔야 싶은 분들은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안되죠.. 청소년분들은 공부나 하세욧! 저도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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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a 작품 중 가장 사랑하는 작품입니다 ㅎㅎ 한줄평은 "영화가 끝나지 않기를 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