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7
  • 쓰기
  • 검색

<인셉션> 이것만 알면 이해 못할 것 없다?(스포일러)

JamesKim JamesKim
10280 1 7
아래 글은 송원섭이라는 분의 블로그에서 퍼온 글입니다. 제가 남의 글을 퍼오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몇주 전에 아들 녀석들이랑 보고 온 <인셉션>은 "예습"을 게을리 하고 보러 갔던 탓에 몇가지 의문점이 생기더군요. 하지만 이분 글을 읽고나서 속 시원하게 답을 얻었습니다. 물론 많은 분들은 영화 관람 중에 대부분 내용 다 파악하셨겠지만 혹시 저와 같이 찝찝하게 의문점을 가지셨던 분들은 아래 글들 참고하시길....

몸짱007

<인셉션> 9가지 궁금증에 대한 심층 해설 (7/30/2010)

안 보면 왕따된다는 영화 '인셉션'. 본 사람도 또 보고 아이맥스로 봐야 진짜배기라고들 소문이 자자한 인셉션. 요즘 단연 장안의 화제입니다.

그런데 결말이 두가지네 어쩌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반지가 어쩌네 저쩌네, 킥과 토템이 어쩌네 저쩌네 떠드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한쪽에서는 괜히 화제를 피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보다 슬쩍 잠들었다는 분, 너무 복잡해서 정신이 없었다는 분, 대체 뭐가 뭔지 헷갈린다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그렇게 '난 다 봤는데도 당최 먼 소린지를 모르겠다'는 분들을 위해 만들었습니다. 단, 영화를 아직 안 보신 분들은 절대 읽어선 안 될 포스팅입니다. (아, 드물게 '난 결말을 알고 봐야 영화가 눈에 들어온다'는 분들도 있더군요. 그런 분들은 보셔도 좋습니다.)



다시 한번 경고합니다. 무시하고 그냥 읽은 다음에 스포일러 작렬 어쩌고 화내 보셔야 소용없습니다. 이 글은 스포일러의 덩어리입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도 무슨 말인지 모르시겠다는 분들을 위한 해설입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1. 설계자는 뭐고 추출은 뭐냐? 난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해설: '인셉션'의 세계에서는 사람들이 서로의 꿈을 연결하고,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꿈 속으로 들어가거나 표적이 되는 사람을 자신의 꿈 속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가능합니다. 어떤 수단을 쓰든 다른 사람의 꿈 속에서 깊이 감춰진 비밀을 가져오는 것을 추출(extraction)이라고 부릅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꿈의 설계자(architect)입니다. 이 사람은 때로 독창적인 공간을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 때로는 꿈 추출의 표적이 되는 사람이 현실로 착각할 수 있도록 그 사람에게 친숙한 공간을 그대로 모사해내기도 합니다. 본래 영화의 앞부분에선 내쉬(루카스 하스)가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팀의 설계자이지만, 무능한 배신자로 밝혀지고, 결국 파리에서 아리아드네(엘렌 페이지)가 설계자로 참여하게 됩니다.
그밖에 꿈 속에서 활동하는 캐릭터로는 포인트맨(pointman)과 페이크맨(실제론 forger)이 있습니다. 전투 게임에서 근접전 요원을 말하는 포인트맨은 이 영화에선 꿈과 현실을 출입하며 안전을 관리하는 전술전문가를 말하고, 페이크맨은 꿈의 특징을 활용해 모든 캐릭터로 변신하는 일을 맡습니다.

2. 대체 맬은 왜 모든 사람의 꿈에 등장하나?

엄밀히 말하면 맬(마리옹 코티아르)은 별도의 인격이라기보다는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머리 속에 박힌 하나의 소인격이라고 보는 게 좋을 듯 합니다. 평소에는 활동하지 않지만 코브가 무의식의 세계로 들어가면 그 즉시 활성화되는 것이죠. 그러니까 아무 꿈에나 다 나오는 것 같지만 사실은 코브가 들어가는 꿈에만 등장하는 겁니다.
사실 이 맬의 존재는 '인셉션'의 약점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은 몰라도, 사이토의 꿈에 들어갔다게 맬에게 총질까지 당한 아서(조셉 고든 래빗)는 코브와 함께 다른 사람의 꿈에 들어가는 일이 위험천만한 일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걸 알면서도 계속 코브와 함께 꿈속 일을 하는 건 자살행위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벌 2세 피셔(킬리앙 머피)의 꿈 속에 들어갈 때 그렇게 무방비상태였다는 건 아서의 무능함을 돋보이게 할 뿐입니다.



3. 왜 한 단계 깊이 들어갈 때마다 팀은 한명씩 남을까?

피셔의 꿈에 들어간 뒤, 꿈1에서 꿈2로 갈 때 유수프(딜립 라오)는 남아서 차량의 운전을 맡습니다. 이건 꿈1의 주인이 유수프라는 걸 보여주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꿈2의 주인은 아서였고, 아서는 꿈3으로 가지 않죠. 이건 그 사람이 남아서 더 깊은 단계로 가는 멤버들의 몸을 돌보고, 적절한 시기에 음악 신호나 킥을 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뭐 이건 모두 이 영화의 설정입니다. 꿈 3에서 현실로 바로 돌아오는 것이 불가능하고, 깨어날 때에도 꿈3-꿈2-꿈1-현실의 순서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한 스테이지에는 한 사람씩 남아서 그 과정을 관리해야 합니다.

4. 왜 다들 꿈 속에서 천하무적인가?

구체적으로 나오지는 않지만 '인셉션'의 배경이 되는 세상에서는 꿈 추출이 하나의 전문직이 되어 있습니다. 코브와 아서 팀 외에도 기억 추출을 위해 암약하는 무리들이 꽤 있다는 뜻입니다.
꼭 이들이 아니더라도, 이들 전문가들은 꿈 속에서 거의 람보같은 위력을 발휘합니다. 터프해 보이는 무장 경호원들도 이들에게는 1:1로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영화에서 현실세계의 킬러 하나가 코브에게 '어이, 너 현실에서도 꿈속처럼 터프하냐?'고 물어보기도 하죠.)
그건 이들이 꿈 속에서의 활동을 위해 다양한 훈련을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꿈 속에서 이들은 사고하는 존재인 반면, 나머지 인물들은 그냥 표적 인물의 무의식들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그들은 본능적으로 반응할 뿐, 계산하고 전략적으로 움직일 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떨어지는 게임 속의 졸때기들처럼 주인공들의 밥이 되는 겁니다.
그리고 누구나 꿈속에선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곤 하죠.^ 아마 '인셉션 2'가 나온다면 그때는 주인공들이 다 날아다닐 겁니다.


5. 자살신에서 왜 둘은 젊은 얼굴인가? 실수?

아내를 림보에서 데리고 나오기 위해 코브는 아내에게 눈에 보이는 세상을 믿지 말라는 인셉션을 하고, 그렇게 해서 아내와 함께 철길에 누워 죽음을 기다립니다.
하지만 다른 장면에서, 아내가 "나와 함께 늙어가겠다고 맹세했잖아!"라고 말하자 코브는 "이미 그렇게 했었다"고 대답합니다. 즉 림보에서 보낸 50년 동안, 그들은 노인이 되어 갔다는 걸 알수 있는 대목입니다. 실제로 노인이 되어 거리를 걷는 이들의 뒷모습도 나옵니다.
하지만 앞서 나오는, 철길에 누운 자살 장면에서 코브와 아내는 젊은 얼굴 그대로입니다. 이걸 놀런 감독의 실수라고 지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실수는 아닌 것 같습니다. 뭐랄까, 연출자의 의도라고나 할까요. 그 시점에서 이들의 얼굴을 노인으로 바꿔버리는 건 상당히 김빠지는 일이 됐을 법도 합니다.
영화 속에선 페이크맨 임스(톰 하디)의 얼굴이 보는 사람에 따라 달라 보이는 장난이 여러 번 등장하죠. 한마디로 그 정도는 알아서 이해하라는 것이 놀런의 입장인 듯.

6. 림보는 모든 사람에게 공통인가, 아니면 개인에게 하나씩의 림보가 있나?

사실 매우 혼란스러운 부분입니다. 만약 림보가 공통이라면, 코브와 아내가 림보에 있을 때 다른 사람은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림보는 본래 한 사람에게 하나 씩 존재하는 공간이며, 림보에서 같이 있을 수 있는 사람은 꿈이 연결되어 있는 사람 뿐이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즉, 코브와 피셔가 연결돼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코브와 아리아드네(엘렌 페이지)가 림보로 내려가 피셔를 발견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가정하에서 보면, 코브가 "사이토를 찾아서 데려가겠다"며 림보에 남는 설정이 매우 애매해져 버립니다. 왜냐하면, 엄밀히 말해 코브는 사이토보다 먼저 림보에 온 것이고(코브와 아리아드네가 림보로 가고 꽤 시간이 지나 사이토는 송풍구에 수류탄도 던지고 하며 나름 활약을 하다가 꿈3 스테이지에서 숨을 거둡니다 - 정확하게 말하면 꿈1에서 죽는 거죠. 어쨌든 코브와 아리아드네보다 늦게 림보로 가는 건 분명합니다), 그렇게 따지면, 영화의 맨 첫 장면에서 사이토만 노인이 되어 있고 코브는 젊은 채로 있다는게 말이 안 됩니다. 늙어도 코브가 더 늙어 있어야 한다는 문제가 생기죠.
여기에 대한 해결 방법이 있긴 합니다. 아리아드네와 피셔가 뛰어내리는 킥(자살입니다)으로 꿈3에 돌아간 뒤, 코브도 꿈3으로 복귀했다가 꿈1에서 물에 빠져 죽어서(꿈1의 코브는 물에 빠진 미니버스 안에 안전벨트로 묶여 있죠^^) 다시 림보로 간다는 설정입니다. 이렇게 한다면, 코브가 한번 빠져나왔다가 다시 림보로 돌아가는 것이므로 코브는 젊고 사이토는 늙어 있다는 것도 설명이 됩니다.
하지만 이 경우, 코브가 호기있게 "나는 사이토를 찾아 데리고 갈게! 너희는 먼저 가!"라고 한 말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의혹이 남습니다. 너무 길어져서 한번 더 쪼갭니다.




7. 비행 시간의 문제 - 왜 20분만 남아 있나?

주인공들이 비행시간이 10시간이나 되는 LA행 비행기 안을 '범행 장소'로 채택한 것은, 이들이 꿈1 스테이지에서 일주일 정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 영화에서는 사이토가 총에 맞아 치명상을 입고, 사이토가 림보에 빠지는 걸 막기 위해서는 모든 걸 계획보다 서둘러 진행하게 되죠.
(일반 꿈이라면, 사이토는 꿈 속에서 죽으면 바로 현실로 살아나지만 이들은 10시간 동안 깨지 않게 하기 위해 유수프의 독한 약을 썼기 때문에 꿈1에서 죽으면 림보로 떨어진다는 설정입니다. 이 사실을 안 임스는 "나는 더 이상 위험을 감수하기 싫으니 여기(꿈1)서 더 이상 들어가지 않겠다"고 하지만, 코브는 "10시간이면 꿈1에서 1주일인데, 그 사이에 피셔의 경호원들에게 잡혀 죽을게 뻔하다. 차라리 일정을 앞당겨 빠른 시간 안에 일을 끝내고 킥으로 빠져 나가자"고 합니다.)
그래서 결국, 꿈2, 꿈3으로 신속하게 이동하고, 결국 꿈 1 기준으로 약 2시간만에 모든 일정을 다 해치워 버립니다. 현실에서는 10분 정도면 충분한 시간이죠.

무슨 말이냐면, 바로 위 항에서 얘기한대로 코브가 미니버스 안에서 익사 - 그리고 바로 림보로 가서 사이토를 구출하는 과정이었다면 아무리 해 봐야 현실에서는 1시간 이상 지나가기가 힘든 상황이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코브와 사이토가 눈을 떴을 때, 비행기는 LA 도착 20분을 남겨 놓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럼 도대체 7-8시간 동안의 공백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묘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혼자 추측해 봤습니다. 그 대답은 다음 질문에서 해결합니다.


8. 맨 첫장면의 의미는 무엇인가?

첫 장면에서 코브는 의식을 잃은 채 해변에 밀려 옵니다. 영화를 죽 보다 보면 그 해변이 바로 림보에 빠진 사람이 처음 도착하는 망각의 해변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코브는 그 상태에서 사이토의 부하들에게 이끌려(어떤 사람은 림보에서 단 둘만 살고, 어떤 사람은 림보에서도 부하들에게 둘러 싸여 삽니다.^^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알 수 없죠) 이미 노인이 되어 있는 사이토에게 끌려 갑니다.
사이토는 코브의 총과 토템을 보고(물론 이것도 영화를 한참 더 봐야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죠) 그를 어렴풋이 기억해 냅니다. 그리고 사이토는 말합니다. "오래 전 꿈에서 본 젊은 남자가 이런 걸 갖고 있었다. 나를 죽이러 온 남자..."
이 말은 코브가 이 전에도 사이토를 죽이러(즉, 죽여서 림보에서 끌어내러) 왔다가 실패한 적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영화 후반에서 사이토가 꿈3에서 죽고, 곧바로 코브가 사이토를 찾아낸 것이 아니라 현실-림보-현실-림보로 몇 차례에 걸쳐 다시 다이빙을 한 끝에 간신히 사이토에게 도달하고, 그리고서도 실패를 겪은 뒤 겨우 다시 사이토를 만나게 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거죠.
이렇게 설명하면 위에서 얘기했던, 시간이 한참 비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물론 영화 안에 이런 설정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지만, '매트릭스2'에서 아키텍트가 네오에게 "네가 처음은 아니다. 네 전에도 다섯명이나 전임자가 있었다"고 말하는 순간의 황당함에 비하면 충분히 납득할 만 합니다.^^
어쨌든, 그래서 영화의 첫 장면은 코브에겐 절박한 거의 마지막 기회였습니다. LA 도착 시간이 20여분 남은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간신히' 성공을 거둔 코브는 현실에서 한숨을 내쉬는 겁니다.
(그럼 나머지 멤버들은 어떻게 됐을까요. 뭐 중요하진 않지만 이제는 우호적으로 변한 피셔와 함께 1주일 동안 꿈1에 머물렀는지,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일찍 현실로 빠져나왔는지, 사이토를 구하러 갔다가 사이토에게 죽어 현실로 돌아온 코브가 킥으로 깨워 줬는지... 그거야말로 관객이 알아서 할 부분이라는게 역시 놀런의 입장.^)



9. 그래서 도대체 마지막에 토템은 멈추나, 안 멈추나?

사실 토템이라는 것이 꿈인지 현실인지를 구별하는 도구로 쓰인다는 대사가 나온 다음부터, 눈치 빠른 분들은 아마도 영화의 마지막 장면 쯤에 감독이 이 이야기를 써먹을거라는 걸 짐작하셨을 겁니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장면. 사이토를 무사히 구출하고, 수배에서 자유로워진 코브는 마침내 아버지(장인?) 마일스 교수의 환영을 받으며 집으로 돌아옵니다. 어떤 분들은 마일스가 파리에 있지 않고 미국에 있는게 이 마지막 시퀀스가 꿈이라는 증거라고도 하는데, 이건 놀런의 수준에 비하면 너무 유치한 얘기죠. 그리고 애당초 파리에서 코브는 마일스에게 "아이들에게 나 대신 선물(인형)을 전해 달라"고 합니다.  
 
어쨌든 코브는 집에 도착하고, 밖에 아이들이 보이자 습관적으로 토템을 꺼내 테이블 위에 돌려 놓고 아이들을 안습니다. 아이들의 얼굴이 처음으로 공개되는 순간이죠. 물론 보인다, 안 보인다가 현실과 꿈을 가르는 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동안 꿈에서 코브가 아이들의 얼굴을 볼 수 없었던 건 코브가 아이들의 얼굴을 잊어버려서가 아니라(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죠^^) 스스로 죄책감으로 억압했기 때문이니 말입니다. 그 죄책감은 꿈 속에서 다시 한번 아내의 죽음을 보면서 모두 해소했죠.

(이 대목에서 아이들의 모습이 과거와 똑같으므로 이 대목은 꿈이라고 주장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분명히 다릅니다. 특히 여자아이의 옷이 똑같이 핑크 톤의 색이긴 하지만, 디자인이 다릅니다. 꿈속의 필리파는 그냥 원피스를 입고 있지만 마지막 장면의 필리파는 흰 티셔츠 위에 끈 원피스를 입고 있습니다.)

어쨌든 코브가 아이들과의 재회하는 사이에도 토템은 계속 돌아가고, 멈출 듯 하면서 다시 돕니다. 그리고 영화는 거기서 끝나 버립니다.
이 마지막 장면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토템이 그냥 쓰러졌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안 쓰러졌고, 이게 모두 꿈이라고 믿고 싶은 분은 "그냥 그렇게 믿으라"는게 놀런의 생각입니다. 굳이 논증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찌보면 이 결말을 통해 논란을 일으키겠다는 얄팍한 수이기도 하죠. 그리고 아주 당연하게 그 수는 먹혀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대로 '인셉션'의 플롯은 완벽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보고 있는 사이에 관객에게 큰 반발심을 불러 일으킬 정도는 물론 아니죠. 보고 즐기는 데에는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지난번에도 얘기했지만 이 영화에는 세상을 어떻게 해석하자는 거대한 세계관이나 미래를 향한 의지 같은 것이 담겨 있지 않습니다. 이 영화에서 그런 것을 발견하고자 하는 건 그야말로 보기에 그럴듯하다는 이유로 오백년 묵은 버드나무를 신으로 섬기는 거나 비슷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인셉션'은 아주 정교하게 잘 짜여진 오락영화이고, 수작입니다. 그리고 못 보시면 대단히 아쉬울 작품입니다. 그리고 감탄할만한 상상력의 활용이란 면에서 정말 박수갈채를 보내고 싶습니다.

이렇게 해서 두번째 리뷰. 물론 제 설명이 모두 맞다는 보장은 절대 할 수 없겠죠? 지적, 의견 개진 적극 환영합니다. 함께 설명해가는 인셉션을 만들어 봅시다.^^


위의 글 올리기 닷새 전에 올렸던 송원섭씨의 글입니다. 다른 작품들과 <인셉션>을 연결해서 설명해주셨는데 꽤 좋은 글이라서 함께 올립니다.

<인셉션> 누가 난해하다고 했나? (7/25/2010)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인셉션'에 대해 수없이 많은 평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 말들 속에는 흔히 공통된 단어나 어구가 등장합니다. '난해' '관객의 혼동' '지적인 블록버스터' '매트릭스를 연상시키는' '꿈과 현실의 혼란' 등등입니다.

혹시라도 이런 말들에 현혹되어 이 영화가 대단히 복잡하고 난해하며 다 보고 나서도 뭔가 화장실에서 물 안 내리고 그냥 나온 듯 찜찜한 기운이 남는 영화라고 착각하실 분들이 꽤 있을 것 같아 급히 몇줄 쓰기로 했습니다. '인셉션'은 절대 그런 영화 아닙니다. 탄탄한 대본과 놀라운 연출이 조화를 이룬, 독창성에 찬탄을 금할 수 없는 그런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놀런의 전작 '다크 나이트'를 훨씬 뛰어넘는 작품입니다. 꼭 보셔야 합니다.


설정을 전혀 모르셔도 상관 없지만, 아셔도 될 부분까지만 설명드리겠습니다.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아서(조셉 고든 래빗)는 다른 사람의 꿈에 침투해 비밀을 찾아내는 콤비입니다. 이들은 큰 회사의 요청에 따라 일본의 대부호 사이토(켄 와타나베)의 꿈에 침투하지만, 미리 대비하고 있던 사이토에 의해 격퇴당하고, 반대로 그의 청부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새로운 미션을 위해 코브와 아서는 꿈 속에 침투하는 드림팀을 짭니다. 새로운 꿈의 설계자로 여대생 아리아드니(엘렌 페이지), 무엇으로도 변신하는 임스(톰 하디), 약물전문가 유수프(딜립 라오)가 합류하죠. 그런데 코브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바로 그의 아내였던 맬(마리옹 코티아르)가 계속 꿈에 등장한다는 거죠.


영화 내내 사람을 놀라게 하는 것은 꿈 속에서 또 꿈을 꾸고, 그 꿈에서 한 단계씩 심연으로 들어가는 구조를 '설계'한 놀런의 상상력입니다. 게다가 놀런이 창조한 세계 못잖게 보는 이를 놀라게 하는 것은 실로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연기파 배우들로 채워진 라인업입니다. 화려함으로는 '오션스 일레븐'에 뒤질 지 모르지만 실력파들로 채워졌기로는 근래 보기 드문 탄탄한 진용이더군요.

출연진 가운데 7명이 오스카 후보에 올랐고 그중 2명(마이클 케인, 마리옹 코티아르)은 수상자입니다. 나머지 6명은 3번이나 후보에 올랐지만 아직 수상하지 못한 디카프리오, '아버지의 이름으로'의 피터 포슬스웨이트, '주노'의 엘렌 페이지, '라스트 사무라이'의 켄 와타나베, '플래툰'의 톰 베렌저입니다.
 
하다못해 단역인 첫 장면의 설계자 역으로 루카스 하스, 그리고 누워서 몇마디 하지도 않는 늙은 피셔 회장 역으로 피터 포슬스웨이트가 나오는 걸 보고 '이것이 스타 감독의 위용인가...'하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초반부터 조셉 고든 래빗과 루카스 하스가 함께 나오는 걸 보니 갑자기 아이디어가 신선했던 영화 '브릭' 
http://www.imdb.com/title/tt0393109/  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물론 아무리 좋은 배우가 있더라도 그게 영화의 성패를 결정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배우들을 씨줄과 날줄처럼 제대로 활용한 놀런의 실력은 다시 한번 사람을 감동시킵니다.

놀런이 이번에 창조한 세계는 꿈 속. 물론 아무리 똑똑하더라도 1950년대의 영화광에게 '인셉션'을 보여주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게 분명합니다. 하지만 21세기의 우리는 그동안 '매트릭스'를 봤고, '바닐라 스카이(혹은 '오픈 유어 아이즈')'를 봤고, 하루 아침에 도시 하나를 만들었다 허무는 프로야스의 '다크 시티'를 봤고, 사람의 뇌를 하드 디스크로 활용하는 윌리엄 깁슨의 원작 소설을 기초로 한 '코드명J(Johnny Mnemonic)'를 봤고, 사람의 마음 속에 또 하나의 세계가 있는 '아이덴티티'를 봤고, 연인의 마음 속을 엿볼 수 있는 세상을 그린 '이터널 선샤인'을 봤으므로 남의 꿈속에 들어가고, 남과 나의 꿈을 연결해 사람의 마음 속에 깊이 감춰진 비밀을 훔쳐낸다는 황당무계한 설정도 무리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런 세상의 변화에 따라 놀런은 이 영화에 등장하는 꿈을 서로 연결해주는 기계의 매커니즘 따위에 대해서는 설명을 절약할 수 있게 됐습니다. 너무 자세한 설명으로 러닝타임을 잡아먹지 않겠다는 것이 놀런의 입장인 듯 합니다. 그리고 그 설정의 기본 골격이 워낙 탄탄하고 설명이 명료하기 때문에, 놀런이 사소한 부분에선 수시로 설정을 바꾸는 데에도 관객은 쉽게 적응합니다.

그러니까 '매트릭스' 시리즈가 1편의 탁월한 설정과 창의력에도 불구하고 2편, 3편으로 가면서 지나치게 관객들을 혼란시키며 자멸의 길을 걸은 반면, 놀런은 아예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하는 난해한 설정을 완전히 배제해버리며 보다 관객들에게 친숙한 길을 걷습니다. 물론 이 영화에서도 마지막 장면 하나 정도는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지만 그건 글자 그대로, '관객의 취향'을 고려한 것입니다.

자기도 책임질 수 없는, 얼토당토않은 결말을 내려 놓고서 대체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묻는 관객에게 '그건 관객이 해석할 몫'이라고 대답하는 한심한 감독들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그런 무책임한 감독들이 '관객이 해석할 몫'이라고 말할 때에는 콘서트에서 진정 관객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목이 올라가지 못하는 고음 파트에서 객석을 향해 마이크를 내미는 가수가 떠오릅니다.


잠시 다른 길로 빠졌지만 이 영화를 통해 놀런이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엄밀히 말하면 이미 오래 전 칼 융이 말하고자 했던 것과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사람이 꿈을 꾸는 것은 깨어 있을 때 의식상태에서 하는 것과 달리 무의식이 뭔가를 위해 움직이고, 그 결과물인 꿈에서 사람은 자신이 의식상태로 인지하지 못하는 의미를 전달받곤 한다는 식이죠. 그래서 주인공들은 사람의 꿈 속으로 들어가 단서를 심고, 그것을 통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는 데 도전할 수 있는 겁니다.

써놓고 보면 길지만 많은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고, 칼 융 이후에 누가 또 뭘 어쩌고 누구의 철학 이론에 따르면 꿈이란 어쩌고 저쩌고 하는 얘기에는 아무 신경을 쓰실 필요가 없습니다. 이 영화를 보는데 그런 바보같은 수작은 전혀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놀런의 공헌은 어떻게 이런 생각들을 충분히 납득이 가면서도 박진감있는 스토리로 풀어놓는가 하는 부분에 있죠. 이런 차이가 어떤 사람은 공부나 하게 만들고, 어떤 사람은 대 감독이 되어 떼돈을 벌게 합니다. 꿈속의 꿈 부분, 그리고 꿈의 단계에 따라 시간의 흐름이 달라진다는 부분 등은 정말 탁월한 설정입니다.



'인셉션'에 대해서는 깊이 우려먹을 부분이 또 있을 것 같아 여기서는 이 정도로 해 두려 합니다. 심지어 등장인물들의 이름만 해도 꽤나 머리를 쓴 흔적이 보입니다. 어쨌든 이런 얘기들은 나중에 다시 하고, 결론은 꼭 보시라는 것.^^

P.S. 많은 분들이 결말을 갖고 머리를 썩히시지만, 고민하실 필요 없습니다. 그건 정답이 없는 결말입니다. 어느 한 쪽이든, 관객이 믿고 싶은 쪽을 믿으면 됩니다. 

P.S.2. 소위 '킥 송'으로 에디트 피아프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건 마리옹 코티아르가 여주인공인 것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요?^^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1

  • Nashira
    Nashira

댓글 7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2등
6번 림보 부분의 해석이 약간 애매하다고(과하다고?) 느껴지고, 8번 부분은 '(관객의 입장에서는) 그렇게까지나 짜맞출 필요는 없는 설정 아닐까? 그냥 즐기면 되는....'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나머지는 제가 생각했던(이해했던?) 것과 완벽히 똑같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18:11
10.07.31.
전 개인적으로 우리 삶에 이 영화를 접목시켜봤습니다
그렇게 되면 주제는 당연히 코브와 맬입니다
어찌보면 인셉션을 통해 완벽한 삶을 살았던 그들이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환상적인 완벽한 둘만의 행복과 자유를 느낌니다
하지만 꿈에서 깨고 현실로 돌아오는 순간
괴로움과 고통으로 가득찹니다
물론 코브가 조작한 일때문이기도 하지만
현실은 꿈과 달리 완벽한 행복이나 매력적인 자유를 만끽할 사회가 아니라는 것이죠
따라서 그들은 현실속에서 그들만의 아픔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맬은 현실을 극복하지 못했고
코브는 그걸 극복해보려 노력하죠
물론 결말이 어찌되었던 그런 애매모호한 경계에서 살아가는게 우리 삶이 아닐런지..

이건 어디까지나 저의 개인적인 사견입니다 ^^
04:00
10.08.01.
profile image
JamesKim 작성자

솔직히 영화가 아니라 소설이라고 해도 매우 복잡한 퍼즐이라서 읽은 사람이 소화하기 쉽지 않은 내용일텐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상당히 호흡이 긴 작품을 일관성있게 밀고 나가는 연출력이 돋보였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메멘토는 좀 설익은 느낌이었지만, 배트맨 비긴즈가 그랬고, 다크 나잇은 완벽 그자체였다면, 이번 인셉션은 그의 재능의 재확인 의미로 느껴집니다. 재밌게 보고 즐겼던 작품입니다. 

11:11
10.08.01.
profile image
좋은 글이네요. 소개해준 몸짱님께도 감사해요.
정말 많은 사람이 봤으면 하는 영화에요~
11:13
10.08.02.

이 좋은 영화를 오늘에야 봤습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면 오픈엔딩인듯 하면서도
감독은 2번의 해피엔딩의 힌트를 주지않았나 생각하는데요

일단 토템이 빙글빙글빙글 돌다가 마지막장면에 비틀 하면서 끝이나는데요
감독입장에서 '긴가민가 하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짐작하겠지?' 하는 느낌이 들었고요
그래도 납득 안되는 관객들에겐

스템롤이 모두 올라가면서 음악이 나오고
마지막에 킥송으로 쓰였던 그 노래가 나오죠(많이 들어봤는데 제목은 모르겠네요;) 근데 보통 영화의 엔딩곡이라면
음악이 끝까지 나와야하는데 킥송은 나오다가 멈추면서 마치 킥 하듯이 지지직 하죠
이부분에서 아까 납득못했으면 여기서 납득할수도 있을껄?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런 비슷한 해석의 글을 어디서 본것같기도
하고...)

그럼에도 오픈 엔딩인듯한 여운까지 남겨줌이

정말 저에겐 인생의 영화였습니다
특후 후반부 2분과 20분의 긴박한순간엔 정말 제가 그상황에 빠져있는것처럼 숨한번 크게 못쉬겠더군요 ㅋ


저 해석은 저 해석이 옳다는게 아니구
완~~전히 제 개인적인 느낌이 그랬다는겁니다
어차피 오픈엔딩이니까요


디파티드와 셔터스 아일랜드에서도 느꼈지만 정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최고네요
어떻게 보는사람을 이렇게 안타까운 느낌이 들도록 연기를 잘하는지

23:08
10.08.05.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 개막식 / [니캡] 시사회 신청하세요. 익무노예 익무노예 17시간 전20:37 519
공지 [아마데우스 오리지널 리마스터링] 시사 당첨자입니다. 6 익무노예 익무노예 17시간 전20:11 583
HOT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을 위한 복습 자료 2 golgo golgo 40분 전13:11 261
HOT 가이 리치 감독의 '젊음의 샘' 로튼 리뷰(신선도 ... 4 golgo golgo 2시간 전11:03 558
HOT 톰 크루즈 “내 일은 영화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곧 영... 5 카란 카란 3시간 전10:49 1112
HOT [주차금지] 예매권 당첨자 발표 4 익무노예 익무노예 2시간 전11:20 207
HOT 휴 잭맨, ‘어벤져스 둠스데이‘’ 출연 루머에 대해 3 NeoSun NeoSun 1시간 전12:43 505
HOT 소주전쟁 블시 다녀왔습니다 ㅎㅎ 2 소보로단팥빵 1시간 전12:16 610
HOT 현빈X정우성 [메이드 인 코리아] K-드라마 판도 바꿀 것 4 시작 시작 1시간 전12:02 856
HOT [불금호러 No.83] 좀비 영화에서 감동이라니 - 카고 4 다크맨 다크맨 3시간 전09:52 465
HOT 헌터 두한-루시앙 뷰캐넌-탠디 라이트,<이블 데드> 시... 2 Tulee Tulee 2시간 전11:42 208
HOT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2026년 5월 1일 개봉 4 시작 시작 5시간 전08:45 862
HOT 알렉스 가랜드 [엘든 링] 영화 감독 2 시작 시작 5시간 전08:32 880
HOT [어벤져스: 둠스데이] 7개월 개봉 연기 7 시작 시작 5시간 전08:06 2502
HOT ‘오징어게임 3’ 뉴 포스터 5 NeoSun NeoSun 5시간 전08:31 2140
HOT 마이클 잭슨 영화 [마이클] 2026년으로 연기될 예정 4 시작 시작 5시간 전08:24 707
HOT 한풀이 43년전 보고싶었던 그 영화 3 단테알리기에리 5시간 전08:16 782
HOT 디즈니 애니와 실사 리메이크 로튼토마토 신선도 비교 4 golgo golgo 5시간 전08:11 466
HOT 하스미 시게히코 선정 아시아 영화 베스트 10 3 Sonatine Sonatine 5시간 전08:11 687
HOT 웨스 앤더슨 <패니키안 스킴> 칸 영화제, 그리고 그의... 3 카란 카란 14시간 전23:45 993
HOT 티탄 감독의 칸 경쟁작 '알파' 로튼 리뷰(신선도 ... 2 golgo golgo 14시간 전23:06 1583
HOT 아나 디 아르마스 WWD Weekend 1 e260 e260 6시간 전07:22 628
1176826
image
golgo golgo 4분 전13:47 18
1176825
image
시작 시작 13분 전13:38 124
1176824
image
시작 시작 19분 전13:32 222
1176823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28분 전13:23 219
1176822
image
카스미팬S 31분 전13:20 95
1176821
image
golgo golgo 40분 전13:11 261
1176820
image
NeoSun NeoSun 41분 전13:10 106
1176819
image
NeoSun NeoSun 58분 전12:53 183
1176818
image
아바타처돌이 1시간 전12:48 397
1176817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2:43 505
1176816
image
소보로단팥빵 1시간 전12:16 610
1176815
image
시작 시작 1시간 전12:02 856
1176814
image
Tulee Tulee 1시간 전12:00 139
1176813
image
Tulee Tulee 1시간 전12:00 369
1176812
image
Tulee Tulee 1시간 전11:59 147
1176811
image
Tulee Tulee 2시간 전11:43 164
1176810
image
Tulee Tulee 2시간 전11:43 180
1176809
image
Tulee Tulee 2시간 전11:42 208
1176808
image
Tulee Tulee 2시간 전11:42 88
1176807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2시간 전11:22 344
1176806
normal
익무노예 익무노예 2시간 전11:20 207
1176805
image
golgo golgo 2시간 전11:03 558
1176804
image
카란 카란 3시간 전10:49 1112
1176803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0:42 508
1176802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3시간 전10:30 462
1176801
image
비니룽 3시간 전10:29 510
1176800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3시간 전10:25 674
1176799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3시간 전10:13 375
1176798
image
레이키얀 3시간 전10:13 374
1176797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09:59 451
1176796
image
다크맨 다크맨 3시간 전09:52 465
1176795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09:29 595
1176794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09:22 779
1176793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09:08 517
1176792
image
시작 시작 5시간 전08:45 8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