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16
  • 쓰기
  • 검색

'올드보이' 원작 편집자가 밝힌, 영화화 제작 비화

golgo golgo
28536 33 16

일본 영화 사이트 cinemora에 박찬욱 감독 영화 <올드보이>의 원작 만화 편집자 인터뷰가 실려서 옮겨봤습니다.

영화를 본 원작자 반응 등 꽤 흥미로운 일화를 알 수 있네요.

글 후반부는 영화와는 크게 관련이 없어서 전반부만 옮겼습니다.

 

전문은 아래입니다.

https://cinemore.jp/jp/news-feature/2465/article_p1.html

참고로 영화와는 다른 <올드보이> 원작 만화의 스포일러를 언급하고 있으니 참고하세요.

 

 

4d1cc27ef3f001910ad549cee5dd2feb5a6b23aa0cce44c0c798abff5a01108f.jpg

 

<올드보이 4K> 박찬욱과 전설의 만화 원작자 카리부 마레이의 기적적인 만남
원작 만화 편집자 히라타 마사유키 인터뷰


이유도 모른 채 15년이나 감금된 남자. 그가 어느 날 갑자기 풀려난다. 도대체 누가 무슨 목적으로 남자를 감금하고 해방시켰을까? 2003년 제작된 <올드보이>는 이후 한국영화의 대약진을 예언하는 상징적인 작품이었다. 박찬욱 감독의 독창적인 영상 표현과 스토리의 화법은 충격을 가져다주었고, 칸국제영화제에서는 한국영화계 최초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이 작품은 ‘망가액션’지에서 1996~1998년에 연재된 만화 <루즈 전기 올드보이>(글: 츠치야 가론(카리부 마레이) / 그림: 미네기시 노부아키)가 원작. 당시 일본에선 히트하지 못했던 만화와 박찬욱은 어떻게 만난 것일까?


이번 <올드보이 4K>의 일본 개봉을 기념해, 원작 만화의 담당 편집자였던 히라타 마사유키 씨를 인터뷰. 영화에 대해서는 물론 원작자인 카리부 마레이 씨에 관한 이야기를 긴 시간 들을 수 있었다. 카리부 씨는 <아호만스>(1986), <수증기 스나이퍼>(09, TV), <하드코어>(2018) 등의 원작자이기도 한 일본 만화, 드라마계의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인물이다. 안타깝게도 카리부 씨는 2018년에 타계했지만. 그의 전설적인 원작 만화 작업에 대해 들을 수 있었던 값진 인터뷰가 되었다.

 

0.jpg


안 팔리는 만화가 한국영화가 된 이유


Q: 저는 ‘망가액션’에 연재된 <루즈 전기 올드보이>를 학창시절에 읽었어요. 그런데 연재가 끝난 후 2003년 한국에서 갑자기 영화화된 것에 무척 놀랐죠. 이번에 4K화된 <올드보이>를 본 소감이 어떠셨나요?


히라타: 18년 전 기억이 되살아나네요. 집에서 DVD로 보는 것과 다르게, 큰 스크린의 깨끗한 영상으로 보니 느낌이 전혀 다르더군요.


Q: 당시 박찬욱 감독으로부터 영화화 제의를 받은 건 어떤 경위로 진행됐나요.


히라타: (일본 출판사) 후타바샤에서 판권을 관리하는 부서로부터 “한국에서 영화화 제의가 들어왔다.”라고 연락해왔어요. 당시 <올드보이>는 전혀 안 팔리고 있어서 “뭘 하든 괜찮으니 하세요.”란 느낌으로 진행됐죠. 원작자인 카리부 마레이 씨와 그림을 그린 미네기시 노부아키 씨도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한국영화에 대한 인식은 지금과는 완전히 달랐고 “한국에서도 영화를 만드는구나.” 정도의 인식밖에 없었어요. 영화화를 허가했지만, 그 뒤로 한국 쪽에서 연락이 전혀 없어서 다들 잊고 있었죠.


Q: 각본 체크를 안 하셨나요?


히라타: 전혀 안 했어요. 그리고 얼마 뒤에 “영화가 완성됐다.”라는 걸 인터넷 뉴스로 보고서 “앗?”하고 놀랐어요. 한국에서 개봉하고 “흥행 수입 역대 1위”라는 정보도 뉴스로 알게 됐어요. 한국 쪽에 “빨리 비디오를 보내주세요.”라고 연락했는데, 좀처럼 보내주질 않아서 “어떻게 된 거야?”라고 생각했죠. (웃음) 일본 배급도 정해졌는데, 그 시점에서 배급사 사람도 못 봤대요. (웃음) 시사회 전날에 자막 없는 비디오테이프를 겨우 받고 카리부 씨에게 전했어요. “내일 시사회가 있으니 안 봐도 될 것 같아요.”라고 전했는데, 카리부 씨가 보시고선 바로 전화를 주셨어요. “대사를 못 알아듣겠지만 굉장한 영화일지도 몰라!”라고.


Q: 영화 제작 전에 원작자의 체크가 없었다는 게 굉장하네요.


히라타: 대충 대충하던 시대였으니까요. (웃음) 요즘은 있을 수 없는 일이죠.


Q: 그 후 시사회로 카리부 씨, 미네기시 씨가 보셨을 텐데, 반응은 어땠나요?


히라타: 좌우지간 “굉장해!”란 느낌이었죠. 카리부 씨는 시사가 끝나자 바로 자리에서 일어서서 주먹을 들고 승리 포즈를 취했어요.


Q: 카리부 씨는 영화의 OST를 사서, 일할 때 계속 들으셨다고 들었어요.


히라타: 똑같은 OST CD를 10장 정도 가지고 계셨던 것 같아요. 집에서 들을 것, 일터용, 자동차용, 그리고 사람들에게 선물할 용도로 여러 장 구매하셨어요. 그 정도로 맘에 드셨던 거죠.


Q: 원래 박찬욱 감독이 (만화) <올드보이>에 관심을 가진 건 봉준호 감독의 추천을 받은 게 계기였다면서요.


히라타: 3개월에 1번 정도 그분들이 일본 만화를 이야기하면서 술자리를 함께하는데, 봉준호 감독이 “이거 박감독 취향일 것 같은데 영화로 만들면 어때?”라고 권했대요. 한국판을 출판한 덕분에 제의가 들어와서 다행이었다고 생각해요.

 

0e054b6e60a47804a5654bc66c5cb905faefd83bf86030167cdd543bf0f11657.jpg

 

결말을 대담하게 각색


Q: 당시 <올드보이>를 보고 놀란 게 스토리의 핵심 부분, 그러니까 “주인공이 왜 감금당했나?”라는 이유를, 원작과 전혀 다르게 바꾼 것이에요. 원작자 카리부 씨는 그 부분을 괜찮다고 하셨나요?


히라타: 괜찮다고 하셨어요. 영화의 전반부는 원작 그대로고, 이른바 카리부 씨의 스타일이라 할 수 있는 표현도 여러 곳에 들어가 있죠. 그리고 미네기시 씨의 그림에서 확실히 영감을 받은 장면도 있고, 원작 만화에 대한 리스펙트를 영상으로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원작에서는 주인공 고토가 소년 시절, 같은 반의 음침한 소년이 부른 노래에 감동해서 눈물을 흘린 것이 복수를 당한 이유였죠. 실제로 같은 경험을 카리부 씨가 하셨다면서요.


히라타: 맞아요. 초등학교 때 다른 학생들과 말도 잘 나누지 않는 남자애가 있었대요. 그 애가 음악 수업 때 노래를 훌륭히 불러서, 그걸 듣고 울고 말았대요. 그때의 기억이 생생해서 “만약 그 애가 내게 복수를 해온다면”이라는 아이디어가 (만화) 후반부의 전개가 됐죠.


Q: 굉장히 독창적인 복수의 이유인데, 박찬욱 감독은 왜 영화에 채용하지 않았을까요?


히라타: 박감독은 원래 원작 그대로 각본을 썼다고 해요. 하지만 영화의 2시간짜리 러닝타임으로는 관객을 납득시킬 수 없다. 그래서 “원한을 살 수밖에 없는”, 만화와는 완전히 다른 이유를 넣어서 각색했대요. 그래서 박감독이 처음 카리부 씨를 만날 때, 무척이나 긴장했대요. 박감독은 입을 열자마자 대뜸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죠. (카리부 씨에게) 맞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웃음)


Q: 카리부 씨도 영상으로 완성된 것을 봤기 때문에 변경된 것에 납득할 수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네요.

 

히라타: 한국 쪽에서 사전에 각본을 카리부 씨에게 제출했다면, 어쩌면 영화가 못 나왔을 수도 있어요. 그렇다고 한국 스태프가 일부러 각본을 전달하지 않았던 것 같지는 않고요. 단순한 실수였다고 생각해요. (웃음) 그 우연 덕분에 그 영화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네요.


(후략)


 

golgo golgo
90 Lv. 4116035/4500000P


익스트림무비 스탭
영화, 영상물 번역 / 블루레이, DVD 제작
영화 관련 보도자료 환영합니다 email: cbtblue@naver.com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33

  • 카미유
    카미유

  • 비기

  • miniRUA

  • 안달충

  • 모길로드
  • 하파타카차
    하파타카차
  • MyLayla
    MyLayla

  • //

  • 어블

  • 엄마손
  • sayhoya
    sayhoya
  • 나란46
    나란46
  • 장숑
    장숑
  • 푸른정원
    푸른정원
  • Manu
    Manu
  • Roopretelcham
    Roopretelcham
  • 테리어
    테리어

  • 키읔키읔
  • 마이클조던
    마이클조던
  • 시네마키즈
    시네마키즈
  • 24fps
    24fps

댓글 16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거의 판권팔고 서로 무관심했었던거나 다름없네요
19:57
22.05.07.
3등
20년 전이니 가능한 일들이네요 ㅎㅎ
만화로 기대받던 20세기 소년이 반대의 이유로 봉감독 손을 떠난걸 보면 정말 다행이네요 ㅎㅎ
20:02
22.05.07.
profile image
golgo 작성자
키읔키읔
원작자 간섭이 심해서 봉준호 감독이 포기했죠. 20세기 소년 만화는 대히트작이었으니.. 까다롭게 굴었을 것 같아요.
20:03
22.05.07.
모코코
관리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20:06
22.05.07.
profile image
golgo 작성자
모코코
어엄청 까다롭죠. 특히 저작권 무진장 따지는 일본에서 저런 사례는 정말 드물 걸요.
20:20
22.05.07.
profile image
원작이 있었는지도 몰랐는데 여러 새로운 사실을 알게됬네요ㅎㅎ
20:09
22.05.07.
현진러버
원작 만화를 봤는데 좀 루즈하더군요..
20:41
22.05.07.
profile image
영화화된 것 자체가 정말 운명적인 우연에서였네요. 두 감독님의 사적인 술자리… 엿듣고싶어집니다😳
20:58
22.05.07.
profile image
장면 장면에 공을 많이 들인 작품이기에.. 한번씩 다시 봐도 느낌이 전해집니다.
20:59
22.05.07.
profile image
봉준호 버전의 20세기 소년
다시 진행되었으면 하네요 ㅎㅎㅎ
21:03
22.05.07.
profile image

몬스터도 그런식으로 다르게

더 잔인하고 비윤리적인 시네마틱 무비로 만들어주셨으면...  

21:19
22.05.07.
둘셋넷
관리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22:51
22.05.07.
profile image
일본만화도 좋은 내용들이 많은데, 원작자의 간섭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닌가 싶네요. 코스프레 영화들 너무 아쉬운 ㅜㅠ
22:55
22.05.07.
각색이란
한 마리 새 같은
원작의 다리(脚)에 색(色)을 입히는 것.
그러나 그 다리에 '다른' 색을 입히지 않으면
각색은 살지 않는다.
아니 각색은 날 수가 없다.

원작의 새와는 다른
각색이라는 새로운 새는
각색의 날개를 달고
원작의 둥지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이 날아올라야 한다.

그렇게 각색의 날개를 단
영화의 새 한 마리가
스크린의 하늘에서 훨훨 나는 모습을
관객은 보고 싶은 것이다.
23:22
22.05.07.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루프] GV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4 익무노예 익무노예 2일 전11:09 1069
공지 [세입자]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14 익무노예 익무노예 6일 전10:40 2311
HOT 제가 정말 좋아하는 한국영화들 입니다. 7 화기소림 화기소림 40분 전20:38 397
HOT 주지훈 정유미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 제작발표회 e260 e260 2시간 전18:19 417
HOT 개인적으로 역대 최고의 다큐멘터리 영화 86편 2 Sonatine Sonatine 6시간 전15:01 637
HOT <무파사: 라이온 킹> 파이널 예고편 2 역전할머니 3시간 전18:14 519
HOT [오리지널 티켓] No.126 위키드 1 무비티켓 4시간 전17:13 599
HOT 욕심이 부른 산만함 <블링크 트와이스> 4 마이네임 마이네임 5시간 전16:14 924
HOT '도그마' 속편, 25년 지나서 드디어 제작 4 golgo golgo 7시간 전14:14 1489
HOT 넷플릭스) 단다단 1-7화 - 초간단 후기 5 소설가 소설가 5시간 전16:02 967
HOT 프라임 비디오) 크로스 - 간단 후기(추천입니다) 4 소설가 소설가 5시간 전15:52 556
HOT 리들리 스캇, '프로메테우스'를 실패로 여긴다고 ... 7 NeoSun NeoSun 5시간 전15:35 1725
HOT 주디 갈란드의 딸 '위키드' 극찬 1 golgo golgo 5시간 전15:29 846
HOT <더 폴: 디렉터스 컷> 티저 포스터 공개 6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6시간 전15:04 1482
HOT '단다단' 7화 올해 애니메이션 IMDb 평점 최고점 ... 3 하드보일드느와르 6시간 전14:42 825
HOT '위키드'에 나오는 노래 맛보기 영상 2 golgo golgo 6시간 전14:32 340
HOT 데이빗 린치 감독, 걷기 위해 산소통이 필요한 상태 2 NeoSun NeoSun 6시간 전14:21 1388
HOT CGV‘s 주간 굿즈 (11월 3주차) 1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8시간 전12:45 709
HOT <터치> 원작과 애니메이션 최종회에 대한 칼럼 5 중복걸리려나 12시간 전09:17 1246
HOT [넷플릭스] 2024년 12월 전반기(1~15일) 넷플릭스 종료 예정... 3 deskiya deskiya 9시간 전11:58 890
HOT 오늘의 쿠폰 소식입니다 감기 조심하세욥~~ 3 평점기계(eico) 평점기계(eico) 12시간 전09:10 988
HOT CGV 아트하우스 ‘양조위 배우전’ 진행 - 중경삼림, 화양연화... 4 NeoSun NeoSun 9시간 전11:28 840
1157985
image
카란 카란 2분 전21:16 14
1157984
image
NeoSun NeoSun 6분 전21:12 43
1157983
image
NeoSun NeoSun 8분 전21:10 37
1157982
image
화기소림 화기소림 40분 전20:38 397
1157981
image
NeoSun NeoSun 41분 전20:37 104
1157980
normal
GI 52분 전20:26 165
1157979
image
NeoSun NeoSun 55분 전20:23 180
1157978
normal
교회터는주지스님 교회터는주지스님 1시간 전19:32 159
1157977
image
e260 e260 2시간 전19:16 231
1157976
image
e260 e260 2시간 전19:16 312
1157975
normal
모피어스 모피어스 2시간 전18:44 298
1157974
image
e260 e260 2시간 전18:27 422
1157973
image
e260 e260 2시간 전18:19 417
1157972
image
e260 e260 2시간 전18:19 428
1157971
image
e260 e260 3시간 전18:17 305
1157970
normal
역전할머니 3시간 전18:14 519
1157969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7:58 361
1157968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7:49 497
1157967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7:40 412
1157966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7:36 427
1157965
image
강약약약 3시간 전17:32 289
1157964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7:23 263
1157963
image
무비티켓 4시간 전17:13 599
1157962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4시간 전16:44 1065
1157961
image
마이네임 마이네임 5시간 전16:14 924
1157960
normal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5시간 전16:10 312
1157959
image
하드보일드느와르 5시간 전16:06 420
1157958
image
소설가 소설가 5시간 전16:02 967
1157957
image
소설가 소설가 5시간 전15:52 556
1157956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15:35 1725
1157955
image
golgo golgo 5시간 전15:29 846
1157954
image
Sonatine Sonatine 5시간 전15:28 458
1157953
image
golgo golgo 6시간 전15:12 430
1157952
image
NeoSun NeoSun 6시간 전15:09 490
1157951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6시간 전15:04 14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