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거장과 사람들] 샘 레이미 편
수위아저씨
4820 5 6
이 시리즈가 쓰는 사람이 재미있는 시리즈긴 한데 솔직히 굉장한 에너지를 소모하는 글이긴 하다. 나 역시 공부를 해야 하다보니 못하는 영어로 IMDB도 뒤적거리고 이래저래 스토리 찾아가며, 빠진 사람 없는지 점검하며 꾸역꾸역 쓴다. 이거 쓴다고 떡이 생기는 것도 아닌데...
이번 편은 내용에 비해 유난히 고민을 많이 했다. 샘 레이미를 쓸까 코엔형제를 쓸까 하는게 가장 큰 고민이었다. 이 고민에서 내린 결론은 "역시 작가주의 거장들은 독고다이 작업을 많이 한다"는 사실이다. 독고다이 작업이 많은 거장들은 언급할 인맥이 많지 않다(그래서 제임스 카메론도 안 하고 있다). 그나마 샘 레이미가 주변에 관계된 사람이 많은 편이다.

샘 레이미 인맥의 특징이라면 주로 '배고픈 시절'에 함께 한 인물들이 지금 거장이 돼 있다는 점이다. 옛날 인맥을 끝까지 안고 가는 편인 모양이다. 이번 글에서도 그 옛날 인맥 위주로 썰이 풀리지 않을까 싶다.

샘 레이미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영혼의 단짝이다. 샘 레이미와는 1977년 영화 '이츠 머더'로 함께 데뷔했으며 '이블데드'로 함께 영광을 맛봤다. 이후 '크라임웨이브'와 '이블데드2', '이블데드3'에서는 공동제작으로 나서기도 했다. 특히 '다크맨'에서 뜻밖의 카메오로 출연한 이력은 아직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사실이다.
호러영화나 여타 B급 장르영화의 팬이라면 단연 브루스 캠벨도 좋아하리라 생각된다. 그는 샘 레이미의 호러영화들 뿐 아니라 '매니악캅', '인트루더', 'L.A 탈출', '부-바 호텝' 등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영화에 다수 출연했다. 특히 장르영화의 거물급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주연과 조연, 단역을 가리지 않고 출연해 팬들에게 재미를 주고 있다.
샘 레이미와는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조연으로 출연한데 이어 '이블데드' 리메이크의 제작, TV시리즈 '애쉬 vs 이블데드'의 주연으로 참여하며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샘 레이미와 배고픈 시절을 함께 한 친구들이다. 이들 외에도 홀리 헌터, 프란시스 맥도먼드, 캐시 베이츠, 브루스 캠벨, 스콧 스피겔 등이 함께 고생한 친구들로 유명하다. 함께 고생한 여러 인맥 가운데 코엔형제와는 많은 작업을 함께 한 것으로 유명하다.
가장 먼저 샘 레이미의 영화 '크라임웨이브'에 각본 작업으로 함께 참여했다. 이후 코엔형제의 느와르 대표작 '밀러스 크로싱'에서는 샘 레이미가 단역으로 출연했으며 '허드서커 대리인'에서는 각본에 참여하기도 했다.
현재 코엔 형제는 샘 레이미와 완전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코엔 형제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인사이드 르윈' 등 작가주의적인 영화를 고수하는 샘 레이미는 블록버스터도 만들다가 한번씩 되도 않는 영화도 만든다. 아마 샘 레이미와 코엔 형제의 커리어를 놓고 본다면 샘 레이미가 폄하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샘 레이미는 서양 호러영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거물이고, 여전히 현역이다.

샘 레이미는 아내 질리언 그린과 1993년 결혼했다. 이들 부부 사이에는 현재 5명의 아이들이 있다. 질리언 그린은 감독 겸 배우 출신으로 1979년 TV시리즈 '배틀스타 갤럭티카'에 출연한 적이 있다. 영화는 지난해 첫 장편영화 'Murder of a cat'을 만들었다. 'Murder of a cat'은 J.K 시몬스와 그렉 키니어 등이 출연했으며 샘 레이미의 동생 테드 레이미도 주요한 배역으로 출연한다.

샘 레이미의 동생, 테드 레이미
4) 테드 레이미, 이반 레이미
샘 레이미는 3남 중 둘째다. 그에게는 형 이반 레이미와 동생 테드 레이미가 있다. 형 테드 레이미는 샘의 '이츠 머더'와 '이블데드' 등에 배우로 1990년작 '다크맨'에는 각본가로 참여했다. 이후 '이블데드3'과 '스파이더맨3', '드래그미투헬'의 각본에 참여했고 TV시리즈 '애쉬 vs 이블데드' 에피소드 중 1편의 각본도 썼다.
동생인 테드 레이미는 오랜 시간 배우로 활약했다. 영화 뿐 아니라 TV시리즈에서도 다수 활약한 테드는 '레전드 오브더시커'와 '슈퍼내추럴', '코드몽키스', 'CSI:NY', '트윈픽스' 등 여러 드라마에 출연했다. 특히 형인 샘의 영화에 출연한 이력도 다양하다. 역시 '이츠 머더'와 '이블데드' 등 형의 초기영화에 배우로 출연한데 이어 '이블데드2', '다크맨', '이블데드3', '스파이더맨' 시리즈, '드래그미투헬', '오즈:그레이트앤파워풀' 등 형의 거의 모든 영화에 출연했다. 또 샘의 연출작 뿐 아니라 그가 제작한 영화' 30데이즈오브나이트', '그루지', '인트루더' 등에도 배우로 출연했다.

존 랜디스의 대표작 '런던의 늑대인간'
샘 레이미의 절친한 선배 감독으로 미국 B급영화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인물이다. 1973년 '바나나 몬스터'로 데뷔한 존 랜디스는 '블루스 브라더스'와 '런던의 늑대인간', '쓰리아미고', '미녀 드라큐라', '비버리힐스캅3' 등 흥미로운 영화들을 다수 연출했다.
샘 레이미와는 서로의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해주며 우정을 과시하는 사이다. 샘 레이미는 존 랜디스의 영화 '스파이 대소동', '미녀 드라큐라' 등에 출연한 바 있다. 존 랜디스 역시 '스파이더맨2'와 '다크맨' 등에 단역으로 얼굴을 내비쳤다.

'이블데드' 리메이크를 연출한 인물이다. 우루과이 출신의 이 신예는 몇 편의 단편영화를 '이블데드'를 리메이크하며 장편에 데뷔한다. 샘 레이미가 직접 그의 단편을 보고 리메이크 연출자로 낙점했을 정도로 호러에 감각이 뛰어난 인물이다. 그의 리메이크판 '이블데드'는 미국 호러영화로는 드물게 '날 것'의 공포를 잘 살린 것으로 유명하다. '이블데드'로 성공적인 데뷔를 마친 그는 '황혼에서 새벽까지' TV판의 에피소드를 연출했고 현재 'A Man in the Dark'의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영화 역시 샘 레이미가 제작에 참여하고 있으며 딜란 미네트와 다니엘 조바토가 출연한다.

영화 '그루지' 촬영현장
샘 레이미를 감히 호러영화의 거장으로 부를 수 있는 이유는 그가 연출 뿐 아니라 제작으로도 많은 호러영화에 손길을 뻗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개봉을 앞둔 '폴터가이스트'부터 '포제션', '써티데이즈오브나이트', '부기맨' 등 개성 강한 호러영화들에 그의 입김이 묻어있다. 그가 제작한 영화 중 꽤 흥미로운 작품이 '그루지' 시리즈다. 일본 영화감독 시미즈 다카시의 대표 프렌차이즈인 '주온'이 헐리우드에서 제작되는데 그의 손길이 닿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루지'의 연출자로 시미즈 다카시를 직접 기용하면서 시미즈 다카시가 헐리우드에 진출하는데도 일조했다.
시미즈 다카시는 이후 '그루지2'를 연출했고 '그루지3'에는 제작자로 참여했다. 이후 일본에서 작업을 이어가던 시미즈 다카시는 2014년 '플라이트7500'으로 다시 한 번 헐리우드 작업을 진행했다. 이 영화에는 라이언 콴튼, 에이미 스마트, 제이미 정 등의 배우들이 참여했다. 이제 시미즈 다카시는, 마음만 먹으면 미국 작업이 가능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샘 레이미를 소개하면서 매우 의외의 인물이 언급됐다. 샘 레이미는 이 의외의 인물이 출연하는 영화 두 편의 제작에 참여했다. 바로 '하드타겟'과 '타임캅'이다. '하드타겟'의 경우는 'executive producer'로 영화의 재정적 지원만 관여했지만 '타임캅'은 'producer'로 실질적인 제작에도 관여한 셈이다.
"샘 레이미가 장 클로드 반담을 좋아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근거를 찾진 못했다. 하지만 그가 TV시리즈 '스타르타쿠스'를 제작했다는 점에 미뤄볼때 "아, 몸 쓰는 액션영화를 좋아하는구나"라고 생각할 수는 있을 것이다. 호러영화 거장의 또 다른 취향인 셈이다.
추천인 5
댓글 6
댓글 쓰기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14:22
15.06.29.

호러 영화 제작을 잘 한다는 건 막연하게 들어봤는데 장 클로드 반담 같은
액션 배우가 출연하는 영화에도 관심이 있는지는 처음 알게 됐네요.
00:45
15.06.30.
3등
언제나 저한텐 거장~~ㅎ.ㅎ
01:33
15.06.30.
하로기
축하해~! 하로기님은 50포인트에 당첨되셨어 ㅋㅋㅋ 활동 많이 해 +_+
01:33
15.06.30.

샘레이미와 코엔형제가 절친이라는사실도 흥미롭네요 뭔가 마이너적인 코드가 느껴지는게 그래서일지도..ㅎ
12:43
15.07.02.
샘레이미는 헐리웃 주류에 있으면서도 혹은 아니 마이너 감성을 끝까지 놓고 있지 않는 그런 감독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직도 그의 영화속을 잘 들여다보면 이블데드에서 시작된 마이너 감성이 느껴지죠~ 최고!
07:57
15.07.03.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