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장문) 뱃맨의 '데드캠프' 리뷰-슬래셔무비의 법칙
<데드 캠프 / WRONG TURN> (2003)
정말로 슬래셔 무비의 기본에(만) 충실하다.
개봉한지도 20년에 되어가는 '데드캠프'의 영어 원제는 'Wrong Turn'이다. 직역하자면 '잘못된 뱡향전환', 의역하면'잘못 들어선 길' 정도가 되겠는데 보다시피 의미 전달에 깔끔하지 못하고 말이 길어져 지저분한 느낌이다. 그래서 이 작품을 수입해 오며 붙인 새 제목이 '데드캠프'.
이 또한 의역하면 대충 '죽음의 야영지' 정도인데, 주인공이 길을 잘못 들어 살인마들의 야영지에 갇혀 탈출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니 사건의 발단과, 단어가 주는 강렬함이 모두 함축된 나름 센스있는 제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데드캠프'의 장점은 슬래셔 무비의 법칙을 충실하게 따른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기본기가 탄탄한 작품이다. 역설적이게도 단점 또한 슬래셔 무비의 법칙을 충실히 따른다는 것. 바꿔말하면 슬래셔 무비의 기본적 틀을 거의 벗어나지 않는다.
-우선 주인공이 거짓말처럼 재수 없게 사건에 휘말린다. 주인공은 면접을 보러 가는 길이였고, 동물 사체들이 길에 널브러져 있고, 갑자기 길이 막히는 등 짧은 순간 그에게 벌어지는 일들은 마치 그에게 '오늘은 날이 아니니 그냥 집으로 돌아가서 푹 쉬어라'라고 말하는 듯하다. 하지만 정말로 집에 간다면 영화가 시작한 지 5분 만에 끝나버릴 것이기에 우리의주인공은 기어코 돌이킬 수 없는 길을 향해 질주한다.
-섹스는 죽음을 불러온다. 공포/슬래셔 무비의 흔한 법칙이다. 공포 영화에서 섹스를 하는 자들은 십중팔구 끔찍하게 죽는다. 굉장히 오랫동안 사용된 뻔한 법칙이지만, 최근 영화들에서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아마도 인간의 성욕과공포라는 원초적 본능 두 개가 만나 날 것 그대로의 섬뜩함을 강화시켜주기 때문에 이토록 오래 쓰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조력자(경찰)는 항상 죽는다. 이 또한 흔한 법칙. 중간에 등장하는 경찰은 잠깐이나마 인물들에게 안도감을 갖게 하지만, 얼마 안 가 조력자는 허무하게 죽임을 당하고, 잠깐의 안도감은 깊은 무력감으로 변한다.
-입 방정 푼수 캐릭터. 슬래셔 무비에서 항상 짜증을 유발하는 캐릭터들이다. 죽기 살기로 도망쳐도 모자랄 판에 울면서징징대질 않나, 쓸데없는 말로 위치를 노출시키지 않나. 미안하지만 '쟤는 대체 언제 죽을까'라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이러한 캐릭터가 방정만 떨다가 평범하게 죽는다면 그건 짜증만 유발하다 의미 없이 죽은 소모적 캐릭터일 뿐이다. 하지만'데드캠프'에서 '칼리'라는 캐릭터는 그에 걸맞은 죽음을 맞이한다. 감독의 센스와 재치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어떻게 죽는지는 포스터가 힌트)
-쓰러져도 계속해서 일어나는 오뚝이 같은 살인마. 제이슨, 레더페이스, 마이클 마이어스 등 절대 죽으지 않는 살인귀들은 필수 요소다. 이들은 오로지 살인에 대한 집념으로 계속해서 살아난다. '데드캠프'의 3명의 살인귀들의 집념 역시 공포스럽다.
개봉 당시에 봤다면 심장 쫄깃쫄깃 해지며 엄청 몰입했을 것 같다. 물론 지금 감상해도 크게 흠이 없고 러닝타임도 길지않은 작품이라 재밌게 본 작품이지만, 2022년에 기본기에만 충실한 작품은 클리셰 덩어리로만 느껴질 수도 있을 법하다.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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