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는 타이타닉을 보고 싶지 않았다> 정말 강렬하네요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한 <그 남자는 타이타닉을 보고 싶지 않았다>를 최초 시사회로 관람하였습니다. <행복한 라짜로>, <교실 안의 야크> 등을 수입한 슈아픽쳐스의 배급작인데, 이전 배급작들과 마찬가지로 자기만의 색깔이 매우 확실한 작품이었습니다. 저는 이번 관람이 여러모로 근래 극장 경험 중 가장 강렬하였습니다.
<그 남자는 타이타닉을 보고 싶지 않았다>는 한국 관객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핀란드 테무 니키 감독의 작품입니다. 필모를 찾아보니 몇 해 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관람한 단편 <올 인클루시브>를 연출한 분이더군요.
포스터에서 알 수 있듯이 시각장애우를 전면으로 다루는 영화입니다. 의도적으로 제한적인 시야각과 아웃포커싱의 촬영 기법을 통해 관객으로 하여금 주인공의 상황에 십분 몰입하도록 합니다. 아마 다른 작품 중에서는 <사울의 아들>이 이와 비슷한 연출을 했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처음 오프닝 크레딧이 나오는 순간부터 특정 연출을 통해 작품이 어떤 방향을 취할지 대놓고 천명합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연출이 다소 거북하게 다가왔고, 처음 20분은 '감독의 의도는 알겠으나 영화 보기엔 불편하다' 정도의 느낌을 가지고 감상했습니다.
그러나 극중 어느 순간 변곡점을 지나가는데, 그 이후로 영화의 시청각적인 장치가 뻔한 의도의 설파가 아닌 장르적인 스릴을 극대화하는 효과적인 장치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윽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기 전까지 한 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고 푹 빠져 관람하였습니다.
대형 기획의 상업영화마냥 수십만 관객을 끌어모으기엔 어렵겠지만, 저는 이런 작은 규모의 강렬한 수작들이 최소 BEP를 넘길 정도의 관객수를 끌어모아 앞으로도 우리 스크린에 계속 걸릴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타이타닉을 못 보는 것이 아니라 보고 싶지 않았던 한 남자의 이야기, 작고 좋은 영화를 응원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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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는길에 마지막 장면이 계속 아른거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