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유) <여계가족> 간단평

스포일러가 포함된 리뷰입니다.
미스미 켄지 감독이 연출한 1963년 작 <여계가족>은 유산상속의 과정 그리고 상속자인 세 자매와 또 한명의 여성의 갈등을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야지마 상점의 주인인 야지마가 사망하자 그의 어마 무시한 재산을 상속받기 위해 세 자매가 모입니다. 재산 분할은 유서를 통해 나눠지는데 그 과정을 진행하는 사람은 이 집안을 수십 년 동안 돌봐준 매니저격인 인물입니다.
아버지는 나름대로 공평하게 동산, 부동산을 나눠졌지만 장녀인 후지요가 이의 걸고 재산 분할을 한 달 후로 미루자고 합니다. 동생인 치즈와 하나코도 동의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아버지에게 숨겨둔 여인 후미노가 있었고 심지어 그녀는 아버지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안 그래도 자신의 몫을 더 취하려고 하는 세 자매는 갑자기 등장한 후미노에게 재산을 주지 않기 위해 별의별 노력과 계획을 세웁니다.
한 달 동안 후지요는 자신의 부동산에 해박한 춤 선생과 함께 아버지의 소유의 부동산을 돌아다니며 시세를 파악하고 둘째 치즈는 자신의 남편과 함께 야지마 상점을 처분할 계획을 잡습니다. 그리고 너무 어린 하나코는 이모를 후견인으로 두고 그녀에게 재산 분할을 일임합니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나고 재산 분할이 다시 진행됩니다.
재산 분할에 대한 가족관의 다툼을 소재로 다룬 작품들이 의외로 많았던 것 같은데 여성을 중심으로 한 상속문제를 다룬 작품은 처음으로 본 것 같습니다. 이런 소재로 만든 작품 중에 개인적으론 최고작이라고 생각될 만큼 긴장감 넘치고 각 캐릭터를 보는 재미도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다만 후미노 캐릭터가 펼치는 반전의 순간이 너무 예상된다는 점이 아쉬웠지만 이를 제외하곤 대부분 만족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도 장녀 캐릭터인 쿄 마치코의 카리스마가 엄청난 작품이었습니다. 그녀의 일을 도와주는 남자가 돈을 모아 뭘 할거냐? 라는 질문에 대한 그녀의 대답은 충격적입니다. 그 대답이 아마도 그녀의 캐릭터를 잘 설명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를 연기하는 쿄 마치코의 이미지와 동시에 펼치는 연기력이 캐릭터를 더 입체적으로 만들었고요.
63년 작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촌스럽지 않은 연출과 연기를 선보이는 <여계가족>은 비슷한 소재로 영화를 만들려는 현재 감독들이 꼭 참고해야 할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