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차티드>에 나온 칵테일, 네그로니!

주인공 직업이 바텐더인 만큼 보드카 토닉, 네그로니, 진 토닉, 피냐콜라다, 섹스온더비치 등 꽤 많은 칵테일이 언급 되더라구요. 그 중에서 초반부에 팔찌를 훔치는 여자 손님에게 만들어 준 네그로니! 아마 언급된 칵테일 중 가장 생소하지 않을까 해요. 제가 가아ㅏㅏ장 좋아하고 어느 바에 가든 늘 시켜 먹는 칵테일이라 너무 반가웠네요😋 사진은 마침 어제!!! 바에서 마신 네그로니에요!!!
네이선이 설명한 것처럼 이탈리아의 네그로니 백작의 이름을 따서 만든 칵테일이 맞아요. 네이선이 negro.. what? 하면서 농담하는 대사가 있는데 실제로 이름 때문에 인종차별 칵테일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해요. 그 욕과는 전혀 관계 없습니다ㅠㅋㅋㅋ 들어가는 술은 진, 캄파리, 스위트 베르무트로 예쁜 색과는 전혀 다른 맛이 납니다.
그건 이 캄파리라는 술 때문인데 이탈리아에서 입맛을 돋우는 식전주, 아페리티프로 유명합니다. 여러 과일, 약초, 식물의 뿌리를 달여서 만든다는데 이게 엄청 쓴 맛이 나요. 딱 한약방에서 나는 냄새와 비슷한 맛이랄까요..? 근데 이 쓴 맛 뒤에 은은한 단 맛이 있어서 묘한 매력이 있는 술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리큐르기도 하고요🤤 식전주로 샷잔에 1온스 정도 따라서 원샷하기도 하고, 토닉 워터나 오렌지 주스를 타서 달게 먹기도 하고, 스위트 베르무트와 섞어 '아메리카노'라는 칵테일로 먹기도 해요. 이 아메리카노에는 진 대신 소다수가 들어가는데 네그로니 백작이 소다수 대신 진을 넣어달라 해서 이 레시피가 네그로니라는 칵테일로 굳어진 거죠. 이외에도 캄파리를 활용한 레시피는 다양합니다!
그리고 이게 네그로니의 또 다른 재료인 스위트 베르무트 입니다. 정식 표기는 베르무트지만 영어 발음이 버무스라 바에서도 보통 버무스라고 발음해요. 이것도 레드 와인에 알코올을 첨가해 강화 시켜서 허브 향을 입힌, 일종의 와인 베이스 리큐르인데 네그로니와 맨하탄을 비롯한 여러 칵테일에 아주 유용한 재료로 쓰여요. 다만 유통기한이 짧아서 홈바에서 구비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단점이ㅠㅠ 도수는 20도 정도로 높은 편이지만 꽤 달달한 맛이 납니다. 이게 캄파리와 어우러져서 달콤씁쓸한 네그로니의 맛을 만들어내요. 상표에 마티니라고 써 있는데 우리가 흔히 아는 그 마티니 맞아요. 이 마티니는 드라이 베르무트와 진으로 만드는 술인데 베르무트 제조 회사인 마티니에서 홍보 목적으로 같은 이름의 칵테일을 만들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드라이 베르무트는 투명한 색이고 화이트 와인을 주정강화 시켜 만들어요.
캄파리, 스위트 베르무트, 그리고 기주인 진을 적당량 (바텐더마다 다르지만 보통 1:1:1의 비율로 넣습니다) 믹싱 글라스에 붓고 스터(젓기)한 뒤 얼음을 미리 넣어둬 차가워진 온더락 잔에 붓고 오렌지 필로 가니쉬 하면 네그로니 완성입니다! 간단한 레시피 같아 보이지만 스위트 베르무트와 진을 어떤 브랜드를 쓰고 어느 속도로 얼마나 어떻게 스터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칵테일이라 바텐더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어요. 영화에서는 톰 홀랜드가 꽤나 연습을 많이 했는지 나름 바텐더와 비슷하게 술병과 믹싱 글라스를 잘 다루던데 가장 중요한 스터를 안 하더라구요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오렌지 껍질이 아닌 오렌지 조각을 가니쉬로 주려 하는데 그럼 술 맛이 달라집니다ㅠㅠ 껍질에 포함된 오일도 네그로니의 맛에 일조하거든요.. 저였으면 그 바 다신 안 가요😂😂
아무튼 영화에 너무 좋아하는 게 나와서 신나서 한 번 떠들어 봤네요..ㅎㅎㅎㅎ 혹시 다음에 바에 갈 일이 있으시다면, 어떤 칵테일이 있는지 몰라 메뉴판에 있는 항상 시키던 칵테일만 시키신다면 네그로니 한 번 도전해 보세요! 사실 캄파리 자체가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술이라 실패할 수도 있지만 혹시 또 모르는 거니까요😋
뇽구리
추천인 27
댓글 26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톰홀랜드가 바텐더 때문에 바짝 연습했다고 하던데요,
얼만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그럴싸해보였습니다ㅎㅎ













갑자기 영화가 확 땡기네요ㅋㅋ



톰의 인터뷰를 봤는데 바텐딩 스쿨에서 교육받고 자신의 단골 술집에서 실제 손님들에게 칵테일 만들어주면서 실습도 해봤다고 합니다 트릭이 자연스러워서 보는 재미가 있었어요ㅎㅎ

술을 잘 몰라서... 와.. 새로운 세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