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파이더맨 영화의 결정판

스포일러 관련 민감하신 분들에겐, 본의 아니게 어떠한 암시가 될 수도 있다는 점 양해 바랍니다. 최대한 피해서 쓰겠습니다.
이 영화는 일단 촬영에서부터 조연 캐스팅이 진행될 때, 뭐가 어떻게 나온다더라, 굉장한 출연진이 있다더라.... 그런 소문들이 무성했고, 별의별 유출샷들이 나왔고, 영화사측에선 그걸 부인하고, 반박하는 소동들이 끊이질 않았죠. 요즘 같은 SNS 시대에 정보를 꽁꽁 감추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을 테지만, 마침내 영화를 보고 나니 마블과 배급사 소니가 무던히도 애를 썼구나, 그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그런 심정이 앞서더라고요.^^
그리고 그 무언가를 기대했던 사람, 전혀 기대 안 한 사람,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 안 쓰는 사람 등, 다양한 관객들이 있을 텐데요. 아마도 영화를 직접 보게 되면 대부분의 관객들은 무엇을 기대했든 충분히 만족하고 기대 이상의 재미를 느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뭔가 나오긴 하겠지... 정도로 기대했던 사람이었는데요. 제가 상상했던 것 이상의 전개에, "와 저게 말이 돼? 이게 실화냐?" 머릿속으로 계속 되뇌이게 됐습니다.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지 않는 기막힌 장면들의 연속으로, 영화 보는 내내 놀라움과 재미에 흠뻑 빠졌습니다. 그중 제가 전혀 예상 못했던 건 스파이더맨과 싸우게 되는 다른 차원에서 온 빌런(악당)들입니다.
흔히 스파이더맨과 대적하는 6인조 빌런 집단 ‘시니스터 식스’라고 하는 게 스파이더맨 코믹북에 나오고 해서 팬들은 그 점을 기대하고 있을 텐데요. 이번 스파이더맨에 나오는 빌런 무리는 단순히 빌런들의 연합, 동창회 수준에 그치지 않습니다. 왜 꼭 그들이어야 했는지, 이전 스파이더맨 영화들에서 특정한 빌런들만 뽑아서 이번 영화에 데려온 이유가 명확히 있어요. 그리고 그 빌런들과 스파이더맨의 기묘한 관계를 통해 이전 MCU 스파이더맨 영화(홈커밍 / 파프롬홈)들에서 부족했던 무언가를 보충하게 됩니다.
그 빌런들이 과거 활약했던 작품들...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3부작(2002~2007), 그리고 마크 웹 감독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부작(2012~2014)의 스토리, 캐릭터들의 설정이 이번 영화에서 매우 중요하게 반복되고 강조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앞선 두 편의 MCU 스파이더맨에서 이루지 못했던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 캐릭터를 발전시키는 과정이 기가 막혔습니다. 앞선 두 영화는 철부지 미성년자 피터가 좌충우돌하며 스스로 저지른 실수를 만회하는 식의 이야기 반복이었다고 보는데요, 이번 영화에서 어벤져스의 어른들 품을 떠나 인생을 뒤바꿀 큰 사건, 감정과 마주하면서 어른으로 성장해 진정한 스파이더맨으로 홀로서게 됩니다.
또한, 이번 스파이더맨 영화는 과거의 샘 레이미 <스파이더맨> 3부작,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1, 2>에서 우리가 느꼈던(혹은 느끼지 못했던), 부족함, 아쉬움까지도 동시에 채워줍니다. 이것 역시 전혀 기대 못했던 부분인데요. 과거의 스파이더맨 영화들을 보면서 온갖 감정들을 느끼고 좋아해왔던 사람들에겐 제가 그랬듯 소름 돋는 순간들이 많을 것 같아요. 평범하게 찍은 장면에서 어떤 캐릭터가 그저 어떤 대사를 할 뿐인데도 감동이 물밀 듯이 밀려왔습니다. 영화를 더욱 의미 깊게 만든 부분이었고, 덕분에 스파이더맨 영화 팬들에겐 이번 영화가 최고 걸작은 아니더라도, 결정판 같은 영화, '스파이더맨 엔드게임' 같은 작품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감정들, 디테일들을 온전히 맛보려면 과거 스파이더맨 영화들을 반드시 ‘정주행’해야 합니다. 이건 요즘 흔히들 그러듯 ‘유튜브 요약 영상’을 본다고 해서 제대로 따라잡을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과거 영화들을 제대로 봐줘야 합니다.
영상물 중에서 스파이더맨 캐릭터들의 멀티버스 활용은 앞서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애니메이션이 시도했고, 멋지게 성공했지만, 개인적으론 이번 영화 쪽이 더 와닿고 좋았습니다. 그건 과거에 뒷받침이 된 좋은 스파이더맨 영화들이 있었기 때문 같아요. 그 영화들을 다 봐야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은 높지만, 제대로 진입한다면 기대 이상의 결과물과 만나리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스파이더맨뿐만 아니라 멀티버스와 연관돼서 활약하게 되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지분도 꽤 큽니다. <닥터 스트레인지> 영화 속편도 무척 기대되더라고요.
....엔딩 후 보너스 쿠키 영상은 2개 있는데 둘 다 보고 나오시는 거 잊지 마세요.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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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이 스크린으로 멀티버스를 옮겨온 것이 대단한거 같네요 와 평이 무슨ㅋㅋ SF 영화들도 좀 영향을 받을거 같기도 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