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베네데타> 우리는 결국 인간에 다름 아니다
-
KimMin
- 1376
- 1
당차고 신앙심이 깊은 베네데타는 어려서부터 수녀원에서 자라며 여러 차례 환영을 통해 신을 영접하고 자신의 믿음을 확신한다. 종교집단의 시선으로 보면 불경하고 신을 모독하는 베네데타의 거침없는 행보는 그야말로 파격적이지만, 결국 그만큼의 댓가가 따른다.
상당한 수위의 노출과 성적 행위가 이어지고 베네데타를 둘러싼 수녀원 내부의 경계가 드리우는 131분은 극적 긴장감과 함께 종교에 관한 질문으로 채워져 있어요. 그러다보니 시각적 충격과 심리적 혼란으로 보는 내내 얼얼합니다.
신이 있기때문에 믿는 것이 아니라 신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믿는 것이라는 전제를 가져가면 종교는 하나의 절대자가 있다고 믿는 인간들의 집단이지요. 성경이 있지만 신에 관한 모든 것은 인간이 알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에요. 결국 어떤 면에서는 인간이 신에 관한 것들을 판단하고 결정하여 다른 인간에게 따르라 강요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어요.
베네데타는 환영을 통해 신을 영접하고 성흔을 받으며 신의 목소리를 대변합니다. 그녀는 예지자로서 대우를 받게 되는데, 이 모든 것은 우리가 신이 그러하리라 믿기 때문에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지 않나 싶어요.
유방암을 앓고 있는 수녀가 신이 당신의 뜻을 어떻게 전할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모든 것은 전적으로 해석에 달려있지요. 베네데타는 자신의 환영을 부여잡고 자신의 의지로 따르며 모든 것이 신의 뜻임을 강조합니다.
베네데타 역의 비르지니 에피라와 바톨로매아 역의 다프네 파타키아는 과감한 노출과 성애 장면으로 주제를 극대화하는 열연을 펼치고, 샬롯 램플링은 예의 속내를 알 수 없는 음험한 원장 수녀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냅니다.
베네데타를 둘러싼 혼란과 피바람이 극에 달하는 시점에 연출자는 또 하나의 충격을 던지는데, 인간과 종교에 관한 깊이있는 시선으로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는, 골치 아프지만 흥미로운 감상이었습니다.


추천인 4
-
Nashira -
golgo -
각인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