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lito's Way [칼리토] (1993) 리뷰- 죗값은 돌아온다. {스포일러}

늦게 보길 잘했다.
-초반부 샘플링이 생각나 첨부해본다. 어쩌면 제목에 한해서는 걸맞을지도.
칼리토라는 이름은 과거 힙합을 듣던 어린 시절부터 익숙했던 이름였다. 그것이 영화 제목이라는 것은 영화에 빠지게 된 중학생 시절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건만, 잊었던 탓인지, 그저 미룬 탓인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야 제대로 감상할 수 있었다.
느와르의 낭만을 잊고 산 지 꽤 오래되었는데, 다시금 찾은 것 같아 기분이 뭉클하다.
나쁜놈!
본작의 주인공 칼리토는 과거 마약 유통 업계를 대표하던 전설의 마피아이다. 그는 30년형을 구형 받고 감옥행을 면치 못한 채 지냈었지만, 절친한 친구이자 변호사인 데이브의 도움으로 5년 만에 자유를 갈취하게 된다.
그는 개심한듯 보이지만, 판사를 비롯한 검사 일행은 그를 여전히 믿지 않는다.
심지어, 이제는 렌트카 사업을 하고 싶다는 칼리토의 말을 데이브조차 우스갯거리로 넘길 뿐이다.
벗어나기 쉽지 않지.
영화를 중반부까지 본다면, 칼리토가 진정 개심한 마음가짐이란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카르마라는 것일까. 얄궃게도 그의 인생은 범죄로부터 그를 놓아주지 않는다.
긴급피난이 겹쳐진 정당방위였다지만, 그는 벌써 사람을 죽인다. 비통할 따름이다.
진짜 어디서 봤나 했더니 티볼트였어.
사랑했던 연인은 스트리퍼가 되어 젖가슴을 내놓은 채 만인 앞에 춤추며 미소 짓고, 친구는 이제 자신도 통제 불가능한 약쟁이가 되어 서슴없이 총을 꺼내기에 이른다.
골치 아플 것이었다. 돈을 모아 낙원으로 떠나려던 그의 계획에 크나큰 차질이 될 것이 분명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칼리토는, 인생을 빚졌다는 생각에 그를 내치지 못한다.
'여인의 향기' 이후 1년만에 만났구려.
자신을 팔아치우려던 친구의 검은 속내를 알았음에도 그는 입을 열지 않는다.
남자로서의 의리였던 것일까, 그만의 소신이자 인생 철학이었던 것일까.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자아낼 뿐이다.
자신의 방식대로.
출소한 당일, 칼리토는 살해당한 사촌에게 읊조린다.
'이 세계에 친구란 없다.'
지겹도록 헤쳐온 범죄의 세계에서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을진데, 그 역시도 이를 놓지 못하는 모순을 보인다. 그에게도 외로움이 있었던 것인지.
눈이 먼 자의 비통한 외침이 겹쳐보였다. 누구보다도 이 세상을 꿰뚫어보던 시각을 가졌던 그조차도 홀로 절망 속에 갇혀 몸부림치고 있던, 장님의 애환이 엿보였다.
떠나는 그대와 남은 나.
결국 그는 낙원에 발을 딛지 못하였다. 어쩌면 이것은, 처음부터 예정된 수순이었을지 모른다.
영화는 교활하고 비통하다. 140분이라는 기나긴 러닝타임동안 잊혀질 것이라 생각했었는지. 이미 결말의 비극을 도입부부터 보여주고는, 그가 이를 악물고 발버둥치는 것을 보여주는 형식이다. 어차피 그 끝은 허망하여 어둠뿐일진데.
이미 진상을 알면서도 마음 속으로는 칼리토를 응원하는 자신이, 이 영화에 얼마나 빠져있었는지를 입증했다.
이미 나는 행복할 자격이 없다는 것인가,
어찌하여 내게 희망이라는 찰나의 광명을 비춰준 것인지.
오, 그녀의 말을 들었어야 했어.
우리 셋은 분명 행복할 수 있었을 텐데.
고갤 들지 못하겠군, 눈물 흘리는 그대의 얼굴을 볼 수가 없어.
영화를 보고 홀린듯 써본 글귀.
ps. 인스타에 쓴 짤막 리뷰다.
(by. SQUARE IDIOT)
(by. 네모바보)
네모바보
추천인 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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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드레스드 투 킬> , <스카페이스> , <언터처블> , <칼리토> , <미션 임파서블 1> , <스네이크 아이> 를
재미있게 봤습니다.
🙂

이 영화는 <스카페이스>랑 같이 이어보는 게 좋다고들 해요.
같은 감독 작품이고..칼리토가 스카페이스의 직접적인 속편은 아니지만 좀 이어지는 느낌이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