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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스포) 살인의 추억(2003) 리뷰

셰리
1503 6 2

안녕하세요? 셰리입니다.

범죄, 스릴러… 말만 들어도 두근거리고 쫄깃한 기분이 느껴지지 않으신가요?

우리가 이런 영화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사건을 해결된다는 결말을 믿기 때문이죠.

그런데 여기, 갈수록 사건이 미궁으로 빠지는 영화가 있습니다.

열린 결말임에도 불구하고 범죄영화의 최고봉이라고 불리는 바로 이 영화,

살인의 추억을 리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살인의 추억 포스터.jpg

 

영화 정보

살인의 추억(Memories of Murder, 2003)

장르: 범죄, 스릴러, 미스터리

감독: 봉준호

원작: 김광림 희곡 “날 보러 와요”

출연: 송강호, 김상경, 김뢰하, 변희봉, 박해일 등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줄거리

1986년 10월 23일, 농수로 밑에서 나체의 여성 시신이 발견됩니다. 형사 박두만과 경찰들은 조사를 시작하지만, 용의자들의 평소 행적과 인간관계를 기반으로 따지는 초보적인 수사방식에 불과합니다. 시간이 흘러, 겨울에 두 번째 희생자가 발견되고, 서울에서 서태윤 형사가 자원하여 마을에 오게 됩니다. 당시 박두만은 고깃집 아들 백광호를 용의자로 잡고 있었죠. 박두만은 온갖 협박으로 백광호를 범인으로 몰지만 서태윤은 백광호의 화상입은 손을 보고 시체를 옷으로 묶을 수 없다고 확신합니다. 결국 백광호에 대한 영장은 기각되고 백광호는 풀려나게 되죠.

1.jpg

 

한편, 서태윤 형사는 비오는 날 여성들이 빨간 옷을 입은 채로 살해되었다는 공통점을 알고 수사를 요청하게 됩니다. 박두만은 그것을 비웃죠. 그런데 3,4번째 희생자가 발생하면서 수사본부의 여경찰이 결정적인 실마리를 밝혀냅니다! 바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유재하의 ‘우울한 편지’가 방송되는 날마다 여성들이 살해되었다는 것. 안타깝게도 모든 상황들이 일치한 5번째 희생자가 발생될 때 전경들이 수원의 데모를 진압하러 간 상태라서 지원을 받을 수 없어 앉아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백광호의 진술이 범행이 아닌 목격담이라는 것을 알게 되죠. 

2.jpg

 

백광호의 목격담으로부터 박현규를 용의자로 잡지만 증거불충분으로 풀어줄 수밖에 없게 되죠.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져들고 형사들은 지쳐갑니다. 그러다가 국과수로부터 범인의 정액이 채취되어 DNA검사를 미국에서 받을 수 있다는 희소식을 받게 되죠.

그리고 마지막 범죄가 일어납니다. 서태윤과 안면이 있던 여학생! 분노한 서태윤은 박현규를 범인으로 확신하고 그를 기차터널로 끌고 가죠. 그리고 권총을 장전하고 국과수로부터 온 결정적인 증거인 서류를 확인하는 데요… 박현규의 것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충격에 빠진 서태윤은 박현규가 터널 속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 그를 쏘아 죽이려고 하지만 박두만에 의해 제지됩니다. 결국 사건은 범인을 찾지 못한 채 종결됩니다.

 

3.jpg

 

16년이 지난 2003년, 박두만은 형사를 그만두고 결혼하여 녹즙기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첫 번째 희생자 발견 장소를 지나게 되자 그 때의 농수로를 살펴봅니다. 그 때 지나가던 여자아이가 얼마 전 어떤 아저씨가 이 구멍을 보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그랬더니 그 여학생에게 했던 아저씨의 대답은 ‘자기가 했던 일이 생각나서 진짜 오랜만에 와봤다’는 것이었습니다. 박두만은 남자의 인상착의를 묻지만, 여자아이는 그냥 평범하다고 말합니다. 그 말을 들은 박두만은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관객을 바라보고 영화는 끝납니다.

4.jpg

 

 

 

리뷰

  • 시대배경과 사건은 기묘한 커플 댄스를 춘다.

각색을 하였기에 실제 사건과는 차이가 있습니다만 봉준호 감독님의 영화 답게 사건을 둘러싼 사회상을 풍자하는 데 역량을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당시 박두만으로 상징되는 경찰은 직감과 폭력으로 거짓 자백을 받아내는 구식 수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정당하지 않은 절차를 통해 권력을 남용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이런 점을 볼 때 폭력이 또 다른 폭력을 낳는 것 같습니다. 정치적인 의도는 없습니다만, 당시 사회는 전두환 대통령 군부독재 시절이었죠. 공권력이 시민들을 아프게 한 때, 형사들 역시 공권력을 위시하여 용의자들(백광호가 유독 심하게 당했죠)을 폭행하며 거짓 자백을 받아냅니다. 시위 진압때문에 경찰 인력을 지원받을 수 없어 살인사건이 벌어짐에도 형사들이 손 놓고 구경만 할 때는 공권력이 국민을 지켜줄 수 없다는 안타까움이 느껴졌지요. 필요한 곳에 공권력이 쓰이지 못해 또 하나의 희생자가 생겼으니까요. 이러한 연결고리가 사건을 미궁으로 빠지게 하는데 한 몫 하지 않았을까요? 심지어 이성과 과학을 신봉하던 서태윤 형사마저 박현규를 감정에 치우쳐 총으로 쏘려고 하지요. 결국 서태윤 형사도 이 시대 사람이었고 사건으로부터 시대를 풍자하는 느낌이 저는 기묘한 커플댄스 같았습니다.

 

  • 그리하여 사건은 또다시 미궁으로 빠지고…

후반에서 용의자 박현규는 서태윤이 쏜 총성이 들린 후 터널 속으로 발길을 옮기고, 형사들은 터널 입구에서 망연자실합니다. 결국 범인을 찾지 못한 채, 사건은 종결되고 말지요. 저는 이 기차터널 신이 영화의 스토리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차가 오는 장면은 아무도 멈출 수 없는 사건의 발생, 서태윤의 총은 진실을 찾으려는 형사들의 시도, 박현규가 터널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은 사건이 미궁 속으로 들어간다는 의미, 터널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형사들은 사건을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죠. 구식 수사를 상징하는 박두만 형사도, 신식 수사를 상징하는 서태윤 형사도 터널에 들어갈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결국 회의를 느낀 박두만은 형사를 그만두게 되지요.

 

한 줄 평 “사건과 사건에 관계된 사람들의 블랙코미디, 묘한 댄스”

별점 4.5/5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도움이 된 자료

그 운명적 패배의 기억이여! <살인의 추억>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18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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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시간이 흘러서 엉뚱한 곳에서 실제 범인 잡게됐다는 것도 무척 영화적인 것 같습니다.
09:11
21.09.20.
셰리 작성자
golgo
실제 범인은 이 영화가 재미없었다고 하네요. 어떻게 보면 영화적이고 씁쓸하고... 오늘 좋은 하루 되세요^^
09:21
21.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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