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지밥 애청자로서 '스폰지밥 3D' 소감...

개인적으로 TV로 예능, 드라마 등은 거의 안 보고... 다큐 채널이나, 영화, 아니면 스폰지밥을 보는 편입니다.

(최근에 <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쳐 타임>도 시청 목록에 추가...)

어지간한 에피소드는 다 본 애청자죠.. 팬 수준은 아니고.. 극장판 1편 DVD 정도는 갖고 있어요..^^;

<스폰지밥> 팬이라면 잘 아실 테지만.. 1999년부터 방영 시작한 초반 시즌 당시 <스폰지밥>은 정말 막나가는 엽기 애니였습니다. 귀여운 캐릭터들이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짓들을 서슴없이 하고... 거기에 실사 영상, 혐오스럽기까지 한 이미지들을 간간히 섞는 제작진의 약빤 센스가 어른들도 매료시킨 컬트 애니였죠.

헌데 시즌이 점점 늘어나면서 작화 수준은 올라간 대신 그런 엽기성이 제거되고 보다 아동용 애니메이션에 가깝게 됐죠.

지난 2004의 <스폰지밥> 첫번째 극장판이 좀 그랬는데... 데이빗 핫셀호프가 실사 모습 그대로 등장하는 등 일부 엽기 장면들이 재미를 줬지만.. 전체적으로 너무 아동틱해졌습니다. 초반에 실사 해적들이 스폰지밥 주제가를 부를 땐 신나서 따라부르기도 했는데...ㅎㅎ 

아이들 눈높이의 뮤지컬 장면과 쓸데없이 비장한 장면들이 나와서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원래 스폰지밥이 아동용 아니냐... 하시면 할말 없지만...

이번 극장판은 <스폰지밥>의 초반 1~3 시즌의 스탭들이 복귀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과거의 약빤 센스 장면들이 좀 나왔어요.

하지만... 역시나 대형 상업 영화다보니 전체적인 톤은 아동용에 맞춰져 있습니다. 그래서 어른들이 보기엔 헛웃음이 나오고 애들이 보기엔 좀 이해 못할 불균질한 애니가 됐더라고요. 같이 본 어린 조카들은 재밌다고 하니 뭐 다행이지만... ^^;

한마디로 스폰지밥 팬으로서 볼만은 한데... 애들 데리고 보는 상황이 아니라면 어른 관객에겐 추천은 못하겠네요.

팬으로서 장점을 몇가지 꼽자면 2004년 극장판의 스폰지밥, 뚱이, 징징이, 집게사장, 플랭크톤의 우리말 더빙 성우가 팬들이 선호하는

니켈로디언판 TV판 성우이면서... 퐁퐁부인, 다람이 등 조역들의 성우는 다른 성우를 써서 이질감이 느껴졌습니다만...

이번 극장판은 엔딩 크레딧에 잠깐 등장하는 진주의 성우까지 제대로 캐스팅해서 더빙했더라고요. 그점은 아주 맘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애들은 이해 못할 대중문화 패러디가 많아요.

<어벤져스> 정도는 요즘 애들도 잘 알겠지만...^^

게살버거 비법이 사라지면서 <매드 맥스>화된 비키니 시티...

<샤이닝> 패러디...

<석양의 무법자> 음악 "The Ecstasy of Gold"까지 나와서

좀 어이를 상실했습니다..^^

좀 더 막 나갔더랬으면 좋았을 텐데...

그리고 초반 시즌의 이 그림 속 선장 나온 장면에서 감동했네요.

다시 말해 <스폰지밥> 팬이라면 꼭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