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프라임 드라마 '멋진 징조들' 완주했습니다.

오래전에 원작책 되게 재밌게 봤던 거라.. 꼭 보고 싶었는데 

저도 모르는 새에 아마존 프라임 무료 가입이 돼 있어서 부랴부랴 봤습니다.

6편이고 보는데 부담은 없는데.. 각 에피소드 길이가 좀 긴 편이긴 해요.

간단하게 말해서 오컬트 호러 <오멘>을 가지고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가이드>식으로 풍자 패러디한 코믹 판타지라 보시면 됩니다. (<은하수...> 작가가 쓴 책이다 보니...) 

어리버리한 천사 마이클 쉰, 양아치 악마 데이빗 테넌트.. 두 배우의 연기 호흡이 끝내줍니다.

요한계시록에 예언된 말세의 때에 맞춰 적그리스도가 탄생하는데, 수천년간 인간 세상에 살면서 인간들 물에 들어 종말을 원치 않는 천사와 악마가 그것을 막으려고 벌이는 소동입니다.

<오멘>에서처럼 미국의 고위 정치인의 아들로 바꿔치기 돼야할 사탄의 자식이, 양아치 악마 그리고 인간의 실수로 영국 깡촌의 평범한 가정 아이로 자라나는 한편, 인간쪽에서 종말을 막으려는 예언가의 후손도 등장하고, 무작정 종말의 때를 기다려서 한판 크게 붙으려는 악마들, 천사들까지 가세해 엉망진창 뒤죽박죽 전개되는 아마겟돈 이야깁니다.

개인적으론 원작을 무척 재밌게 읽어서 소설쪽을 강추하는데, 요 책부터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왜냐면 드라마가 원작을 꽤나 충실히 구현했고 배우들도 좋고 재밌는 장면들도 많지만 무척 산만하게 흘러가요.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따먹는 창세기 이야기서부터 21세기 난장판 영국의 현재까지 수천년을 이리저리 중구난방으로 왔다갔다하고 수많은 캐릭터 이야기를 다루느라 전개가 벅차보일 때가 좀 있습니다. 원작의 디테일을 아무래도 살리기 힘들어서 내레이션으로 때우는 부분도 많은데, 원작 자체가 가진, 행간에 숨은 갖가지 풍자와 재치를 채 살리다 못해 그렇게 연출한 것 같더라고요.

암튼 원작 좋아하는 사람은 한번 볼만한 드라마입니다. 원작에서도 나왔는지 기억이 잘 안나는데.. <더티 해리> 명장면 패러디한 게 가장 웃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