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경삼림] 사랑의 유통기한(스포)

※ 이 글에는 <중경삼림>의 스포일러 및 글쓴이의 사적인 이야기가 담겨져있습니다. 그래서 글의 내용이 영화랑 동떨어질 수 있으니 영화를 안보셨거나 상관없는 글을 보고싶지 않다면 이 페이지에서 나가거나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1부의 주인공 하지무(금성무)는 전 애인이 야마구치 모모에를 닮았다고 합니다. 홍콩이 배경인 영화에서 갑자기 왠 일본 사람 이름이 나와서 좀 생소하겠지만 그가 언급한 야마구치 모모에는 70년대 일본을 대표하는 전설적인 아이돌입니다. 73년, 14살의 나이에 데뷔 후 승승장구하다 80년에 결혼(배우자는 배우 미우라 토모카즈)과 함께 은퇴했습니다. 한창 잘나가던 아이돌이 갑작스레 은퇴를 선언해서 당시에 큰 충격을 줬었죠. 시대를 대표하는 가수라서 은퇴 후에도 복귀에 대한 얘기가 계속 나왔음에도 지금까지 일반인으로서 지내고 있습니다.(흥미롭게도 남편은 계속 배우로 활동 중이고 자식들도 연예계로 진출) 그럼에도 그녀의 영향력이 워낙 대단해서 은퇴하고 40년이 흐른 오늘날에도 대중들에게 언급될 정도입니다.
당시 인기 스타이다보니 배우 활동도 했었는데 그녀가 출연한 드라마와 영화도 대박이 났습니다. 야마구치 모모에의 노래와 영화, 드라마가 당시의 중국, 홍콩, 대만에서도 인기를 끌다보니 그녀를 우상으로 여기는 유명 연예인들이 있을 정도였습니다.(대표적으로 장국영, 공리) 극중 배경이 94년인데다 주인공 하지무의 나이가 25살인 것을 보면 출생연도가 69년이라고 볼 수 있는데 70년대에 어린 시절을 겪은 그로서는 대스타인 야마구치 모모에를 잊을 수 없었을거라고 봅니다. 물론 야마구치 모모에에 대한 감정이 연애와는 거리가 멀지만 그녀를 계속 기억하는 것 또한 사랑하기 때문에 가능한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랑에도 유통기한이 있다면 만년이었으면 좋겠다는 하지무의 마음은 어린 시절 열광했던 야마구치 모모에를 잊지 못하는 그의 모습과도 일치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2부에서 페이로 출연하는 왕페이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봅시다. 저는 최근에 영화에 빠졌기 때문에 <중경삼림>을 이번에 처음 봅니다. 당연히 90년대 당시의 홍콩 영화도 잘 몰랐었고 배우로서 연기하는 왕페이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하지만 배우 왕페이는 처음이어도 가수 왕페이는 진즉에 알고있었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99년, 그녀가 게임 <파이널 판타지 8>의 주제가 'Eyes On Me'(아이즈원의 콘서트, 영화와는 다릅니다😅)를 불렀기 때문이죠. 그래서 90년대에 <파이널 판타지 8>을 해본 사람들 중에 홍콩 영화, 배우, 가수는 몰라도 왕페이(당시에 왕비, 왕정문)와 노래는 알고있을거라고봅니다. 저 또한 그중 한명이었고요. 그래서 2부에서 페이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아! 왕페이다!'라는 것을 한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왕페이를 좋아했다고 단언할 수 없지만 그녀가 부른 'Eyes On Me'를 좋아했기 때문에 그녀의 목소리를 잊을 수가 없더군요. 영화를 보면서 1부의 하지무에게 어느정도 공감이 갔습니다. 사랑에 유통기한이 있다면 만년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듯이 이 영화는 추억이나 강렬한 순간을 잊지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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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영화의 전성기에 사춘기를 보낸 사람인데 요즘 다시금 개봉하는 걸 보고 아 행복했던 문화 전성기를 보냈구나 싶었고 그 작품들이 지금 다시봐도 전혀 옛스럽다거나 촌스럽지 않아서 그것도 신기하더군요.
내일 중경삼림을 예매했는데 대사를 외울만큼 봤음에도 스크린으로 다시 볼수 있다니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리네요.
그의 작품들이 영상은 물론이고 음악의 선택도 굉장히 탁월해서 단순히 다운로드해서 보는 것보다 스크린으로 볼때 더더욱 빛을 발하는 작품들이 대부분이네요.
게다가 중경삼림은 그의 작품중 영상과 음악을 포함해서 가장 경쾌하고 말랑말랑한 작품이라 지금 코로나 시국에 보고 나서도 기분이 좋아지니 그게 좋더군요.

당시에 국내 방송에서 'California Dreamin', '몽중인'이 자주 나왔었는데 이제서야 <중경삼림>의 영향력이라는 것을 깨달아요.
진짜 왕가위 감독의 선곡 센스가 좋아서 영화가 한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처럼 강렬하죠.
저도 오늘 보고나서 어째서 사람들이 이렇게나 빠져들었는지 이해가 되더군요.

아직 못 봤는데 경험하고 싶군요

많은 분들이 봤으면 하고요.

일본문화가 그쪽에서 그 시절 흥하기도 했고 금성무 배우의 아버님이 실제로 일본인이어서 (어머님은 대만인) 캐릭터에 일본어 유창한 부분을 녹여내는 경우가 꽤 있었죠..

특히 그의 유창한 언어실력을 보면요.(표준 중국어, 광동어, 대만어, 일본어, 영어)

잊지못할 만년...
리뷰덕에 간만에 유통기한 확인해봅니당 :-)


둘 다 인상깊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이야기가 ost도 그렇고 더 기억에 남네요 ㅎㅎ 여친이 떠났다는 슬픔과 고독때문인지 왕페이의 행동을 말없이 모두 받아주는 663의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어요..

게다가 <중경삼림>에서 회자되는 바로 양조위의 전설적인 첫등장!....
제복 하악하악😍😍

유통기한만년 저 명대사는 이후 주성치가 서유기에서 멋지게 패러디오마쥬 하기도 했죠..


노래들도 참 주옥같이 좋은 노래들이죠
아이즈 온 미 노래 정말 좋죠..^^
왕정문이 부른 중경삼림 엔딩곡은 크랜베리스 노래 리메이크인데 원곡도 한번 들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