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이제 그만 끝낼까 해' 후기 - 찰리 카우프만은 외계인이 아닐까 해

찰리 카우프만의 신작 <이제 그만 끝낼까 해>를 넷플릭스로 보았습니다.
끝까지 다 보니 영화 제목을 '찰리 카우프만은 외계인이 아닐까 해'라고 바꾸고 싶어지는군요
올해 가장 기묘하고도 괴상하고 아리송한 영화임과 동시에,
가장 쓸쓸한 영화입니다.
영화가 마치...고독의 정서를 가득 안은 심연 속에서 발버둥치다가 끝내 쓸쓸하게 페이드 아웃하는 느낌이라, 보고나면 굉장히 멜랑꼴리해집니다.
'호러 스릴러'로 분류가 되어있던데 그런 요소가 없진 않지만 장르 영화의 느낌은 전혀 아니니 참고해주세요.
감독의 전작 <아노말리사>를 보고 나왔을 때의 느낌이 생각나요.
늦은 밤 관람하고 영화관을 나서는 그 길에서 굉장히 씁쓸한 뒷맛이 느껴지는 영화였죠.
<이제 그만 끝낼까 해>는 그것보다 훨씬 더 씁쓸하게 다가오네요.
원작을 찾아보니 내용이 크게 바뀐건 없는 것 같아서 원작 자체가 그러한 정서를 가득 담은 것 같아요.
너무 심각하고 우울한 작품이라 혹시나 원작자의 신변에 문제라도 생긴 것은 아닌가 싶어 찾아봤더니 아주 잘 살고 있더군요...다행입니다
(참고로 원작자의 누나는 무려 '아이슬란드의 영부인'입니다)
물론 카우프만의 놀라운 연출로 원작의 느낌을 영화적으로 잘 풀어낸 부분은 정말 인상적입니다.
보고 있으면 감탄이 나올 때도 있어요.
하지만 몇몇 부분을 각색했던데...의도는 알겠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결에는 좀 안 어울려서 아쉬웠어요.
이 부분을 더욱 명확하게 했다면 좋았을텐데 일부러 꼬아서 관객 입장에선 더욱 혼란스러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럴 필요까지 있었나 싶어요.
호러 스릴러라고 기대를 하면 분명 실망하실테지만,
기대를 안하고 보면 의외의 섬뜩함을 느낄 수 있는 영화입니다. 불을 끄고 방에서 혼자 보시면 온전히 이 영화를 느낄 수 있어요.
진짜 별거 아닌데 깜짝깜짝 놀라고 괜히 무섭더군요. 끝까지 가면 왜 이렇게 (약간) 호러스러운 연출을 했는지 알 것 같긴 하지만요.
여기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게 루카즈 잘의 촬영인데, <이다>, <콜드워> 같은 전작에 쓰였던 정사각형에 가까운 화면 비율이 정말 효과적으로 쓰였습니다.
프레임이 작으니까 정보가 제한적이고, 그때문에 답답하고 불안한 느낌이 더욱 강화됩니다. 게다가 미학적으로 아름답기까지해요.
루카즈 잘은 파벨 포리코브스키와의 협업에서도 느낀 거지만 정말 전세계에서 촬영을 가장 잘하는 촬감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이 부문에서 내년 아카데미의 가장 강력한 컨텐더가 될 것 같네요.
배우의 연기도 무척 만족스러운데요. 남자 배우들도 다 좋았지만 특히 여자 배우들이 인상깊었네요.
제시 버클리는 정말 목소리가 좋은 배우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사실 그녀의 전작은 <체르노빌>이나 <주디> 정도만 본 터라 그걸 충분히 느낄 기회도 없었지만요.
훌륭한 감정 묘사 덕분에 이 난해한 영화가 마냥 혼란스럽게만 느껴지지 않았어요.
시에나 밀러를 닮은 배우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온전히 '제시 버클리'라는 이름을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유전> 이후로는 뭔가 이런 기괴한 역에 특화된 느낌인 토니 콜렛의 연기도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짧은 시간에 큰 임팩트를 주고 가네요.
<이제 그만 끝낼까 해>는 올해의 문제작 중 하나가 될 것 같아요.
정말 호불호가 극심히 갈릴 것 같습니다. 주제적인 측면이나 영화의 표현 등에서 이 영화가 선택한 방향에 많은 갑론을박이 오고 갈 것 같아요.
감독이 외계인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기묘한 느낌이 계속되어서 참 묘한 영화인 건 확실합니다.
영화가 다루고 있는 정서는 한없이 무겁고 우울하지만, 희한하게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묘합니다.
★★★★
추천인 5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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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기묘하고 독특한 영화였어요
전 나름 괜찮았네요,확실히 호불호는 크게 갈리긴 하겠어요




방금 다 봤습니다~~!! 근데 제가 무슨 영화를 봤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되네요~~^^;; 제이크 엄마 아빠의 연기가 좋았고 여주인공은 엔딩크레딧 보니 딱히 이름도 정해진건 아니군요 어쩐지 계속 바뀌어서... 해설이라도 찾아봐야 하는건가 싶습니다 찰리카우프만 감독 영화는 첨이라 적응이 안되는군요~~ 결국은 이름이 정확하게 크레딧에 나오는 제이크의 생각속을 영상으로 다 표현한건가 싶습니다!!

찜해두고 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