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영화 <매그놀리아> 봤습니다 ㅎㅎ (약스포)

188분의 러닝타임 때문에 보고싶은 리스트에 추가만 해놓고 엄두를 못낸지 몇년째... ㅋㅋㅋ
긴 영화일수록 한 호흡에 보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시간내서 보는게 좀 애매했는데,
드디어!! 어제 보았습니다. 폴 토마스 앤더슨의 <매그놀리아>!!
러닝타임 대비 체감 시간이 굉장히 잘 가는 영화 중 하나라고 들었는데, 확실히 그럴만 한것 같습니다.
특이하게 약 4-5개 가량의 거의 독립된 이야기를 뒤섞어서 이어붙인 듯한, 묘한 동시다발적? 옴니버스 형식을 가진 영화입니다.
굉장히 난잡해지기 쉬운 구성이고 8명 이상의 주인공이 등장한다고 해서 이름이나 관계를 간단히 메모하며 봤지만, 굳이 그럴 필요 없었을 정도로 깔끔하더라구요.
그 많은 인물들이 우르르 나와 번갈아가며 자신의 사연과 이야기를 쏟아내는 와중에도 마음 속에 콕콕 박히는게, 어떤 리듬감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물흐르는 듯한 화면 연출과 부드러운 편집이 정말 탁월하더군요. 다소 우울한 이야기인데도 기묘한 흥?이 있어서 정신없이 몰입해서 봤어요.
스코어나 삽입곡이 굉장히 풍부했던 것도 제 취향에 맞았고, 중후반 각각의 인물들이 나직하게 노래를 따라부르는 뮤지컬 씬은 감탄이 나올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배우들의 연기야 두말할 필요도 없겠죠ㅋㅋ 전작 <부기 나이트>의 출연진들이 대거 다시 모였는데, 모두 좋은 연기를 펼쳤습니다. 특히 스턴트맨 겸업 액션배우가 되기 이전의 톰 아저씨가 상당한 재능을 가진 배우였다는 걸 새삼 느낀 영화였구요.
보통 거장들의 초기작을 보면 덜 다듬어진 천재성이 느껴진다고 하는데, PTA만큼은 초기부터 완성태의 거장이었다는 평가에 공감을 하게 되네요.
다만 과거에 얽매여 고통받는 다양한 인물상이 너무 드라마틱하게 짜여진 감이 있어서, 이들 모두의 이야기가 제게 100% 와닿지는 않더라고요.
특히 줄리안 무어 파트는 영 생뚱맞고 겉도는 느낌이 들어서... 아예 들어내버려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어서 아쉬웠습니다. 줄리안 무어가 정말정말 예쁘고 매력적으로 나오기는 하지만요ㅋㅋㅋ
그리고 영화를 본 모두의 뇌리에 강렬하게 남을, 역대급으로 뜬금없는 개구리 클라이막스... ㅋㅋㅋㅋ 그 기괴한 재난마저도 영화의 따뜻한 엔딩과 제법 잘 어울리는 분위기가 났지만, 저는 그것도 내러티브를 잘 짠 결과라기보다 귀신 같은 내공의 연출로 커버한 거라고 봅니다 ㅋㅋ
아무튼 각본이나 메시지보다는 앞서 말한 연출과 편집에 훨씬 큰 점수를 주고 싶다는 것이 제 감상이네요.
후반부 감상 때문에 어째 박한 느낌의 평가인 것 같지만, 정말 충분히 재미있게 잘 본 영화였어요 ㅎㅎ
아직 안 보신 분들이 있다면, 기회가 있을 때 한번에 쭉 보시는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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