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2: 언노운 배틀] 단평 - 그냥 지나치기엔 아까운 전쟁 영화 (배경지식 알고 보시는 게 좋아요)

별다른 수상 이력도 없고 해외 평점도 낮고 유명한 배우들도 없어서 거르려고 생각하고 계신 씨네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얼마 없는 시간표 잘 계획 하셔서 보고 오셔도 좋을 만한 전쟁 영화 였습니다. 무조건 꼭 봐야 하는 필관작 까지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실망 했던 소련 전쟁 영화에 비하면 상당한 점수를 줄 수 있는 작품 입니다.
일단 사람들이 잘 모른채 잊혀졌지만 반드시 재조명 되어야 하는 전투를 담고 있다는 역사 기록물적인 관점에서 좋은 평가를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그래서 제목이 '언노운 배틀' 입니다) 일반적으로 소련과 독일간의 전쟁 하면 사상 최대의 전사자를 낸 '스탈린 그라드' 전투나 사상 최대 규모의 기갑 항공전 이었던 '쿠르스크' 전투를 떠올리실 테지만, 향후 2차세계대전의 전세를 뒤집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르제프' 전투 또한 반드시 알려져야 하는 전투 였습니다. 하지만 소련이 패배했었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알리고 연구하기 꺼려지는, 심지어 참전 용사에 대한 보상도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은 슬픈 기억을 가진 전투 입니다. 기록적으로도 소련군 210 만명과 독일군 70만명이 참전 하여 소련측 120만명, 독일측 40만명의 전사자를 낸 참혹한 전투 였습니다. 오죽 했으면 르제프 일대를 '고기 분쇄기' 전역 이라고 했을까요. 당시 투입 된 병사의 평균 생존 시간이 24시간이 채 되지 않았는데, 영화 속에서도 우리의 생존 시간이 몇 시간 남은 거냐고 묻는 슬픈 대사가 생각 나네요.
이 정도의 배경 지식은 알고 보면 좋을 법한 영화 이지만 정작 별다른 설명 없이 바로 독일군 참호를 기습하는 전투 장면으로 시작 됩니다. 초반의 전투 장면은 약간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은데 (상당히 고어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또 "그럼 그렇지 러시아 연방에서 만든 전쟁 영화가 이런식이지"하면서 평가 절하 하기 쉽상이나, 이후의 전투씬들까지 쭉 보자면 나름 현실감 있게 전쟁의 참혹함을 잘 묘사 한 것 같습니다. (중후반부는 어두운 야간 전투 이기 때문에 낮 보다는 부족한 부분이 덜 보입니다)
사실 이 영화의 백미이자 가장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전투 장면이 아닙니다. 그 보다는 병사들 한명 한명의 전사(前史)와 나름의 사정들을 통한 캐릭터 구축이 잘 되어 있기에, 그로 인한 인물들간의 갈등과 대립을 관조하고 이해 해 보려 시도 하는 것은 관객의 몫으로 남습니다. 당에 가입하지는 않고 자유를 사랑하지만 조국을 사랑 하는 마음 또한 그에 못지 않은 중대장, 레닌그라드 대학의 철학교수, 마을 이발사, 17세의 소년, 혁명에 참여 하지 않고 도둑질을 일삼던 범죄자, 고아로 국가의 손에 키워져 극단적인 국가주의로 세뇌된 방첩장교 등등, 목숨을 담보하기 어려운 전쟁터에서 조차 이 작은 중대의 구성원들은 금방이라도 깨질 듯한 얇은 빙판 위를 걷는 것 처럼 위태로워 보입니다.
상황이 점점 극단으로 치닫는 가운데 취하는 대대장의 행동들이 정말 밉고 이해하기 싫지만 그 또한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 줍니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절박함 때문인지, 마지막 대대장과 중대장의 대화와 막 생존 해 돌아온 지옥 속으로 다시 돌아갈 수 밖에 없는 중대원들의 뒷 모습에 작은 울림이 이네요...
잘 알려지지 않은 이런 전투와 역사적 사실이 이 같은 매체를 통해서 빛을 보는 것도 영화의 순기능 중 하나 인 것 같습니다. 부디 참전 용사들과 그 가족들이 그에 합당한 대우와 보상을 받기를 기원합니다.
추천인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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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지식 설명 감사합니다! 이글 보고나니 영화가 더 이해되네요.




끝나고 나서 르제프전투에 대해 더 알아보게 되고 정말 괜찮은 작품이었네요.




꽤나 반응 좋네요.




영화의 전투장면에 컴퓨터 cg와 특수효과가 없어서 그런가 더 요새는 볼수없는 어색함이 좀 있었지만, 등장 배우들의 연기와 전장의 현실들을 잘 그려낸 영화같아서 상당히 만족스럽게 봤어요. 본문에 쓰신처럼 전투장면보다는 다른부분에서 상당히 훌륭한 영화같아요. 후기 잘보고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