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미스터리 영화 '높은 풀 속에서'

영화가 딱 그런 게 있죠.. 아주 만족스럽진 않은데 몇몇 인상적인 이미지들 때문에 가끔 생각나는....^^
저한텐 이 영화가 그런 케이스 중 하나인데요.
아주 놀랍거나 짜임새 있는 영화는 아니라서, 줄거리를 다시 읽어보기 전까지 내용을 거의 까먹고 있었지만, 끝을 알 수 없는 풀숲에서 사람들이 헤매다가 별의 별 꼴을 다 보며 고생하는 모습들은 상당히 강렬했던지라 기억을 더듬어 써봅니다.
외진 곳에서 차를 타고 가다가 우연히 누군가의 구조 요청을 듣고 풀숲에 들어간 남매(그중 여동생은 만삭의 몸), 임신한 상태로 자신을 떠나버린 뒤 실종된 여자친구를 찾으러 온 남자, 그리고 한 가족이 풀숲에서 헤멘다는 이야기인데요. 그 풀숲에는 시간과 공간이 왜곡시키는 초자연적인 힘이 작용하고 있어서, 그들 모두 숲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계속 방황하게 됩니다.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는 공간에 갇혀서 멘탈 붕괴된 사람이 급기야 미치광이 살인마로 변모하는 모습은, 이 영화를 연출한 빈첸조 나탈리 감독의 출세작 <큐브>를 떠올리게 하고요. 곁보기에 평범해 보이기만 한 일상적인 공간을 살짝 비틀어서 지옥 같은 곳으로 바꾸는 설정은, 영화의 원작을 쓴 스티븐 킹이 자주 쓰는 이야기 방식이죠 미국이 워낙 땅이 넚고 경작지가 광활해서 옥수수 밭 같은 데 잘못 들어가면 미아가 될 수 있다던데, 이 영화를 보면 정말 장난이 아니겠다 싶습니다.
배우들이 좋은 편이고, 특히 <컨저링> <아쿠아맨>의 배우 패트릭 윌슨이 광기어린 모습으로 열심히 연기했습니다. 아쉬운 건 보는 사람의 예상을 뛰어넘는 뭔가가가 부족하다는 점. 비슷한 작품들이 이전에도 많이 나온 터러 시청자가 예측 가능한 상황 이상의 전개와 볼거리를 보여주지 못하네요. 그래서 영화의 내용도 금방 잊혀졌나 보고요. 그럼에도 숨막힐 듯 갑갑한 풀숲에서 방황하는 사람들의 이미지는 꽤 강렬해서 계속 기억에 남을 듯합니다.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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