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거사 크리스티] 1926년 작가 본인의 실종 사건을 그린 영화1

어릴 때부터 가장 많이 봐왔고 익숙한 애거사 크리스티의 사진.
미스터리의 여왕으로 1920년 '스타일즈 저택의 죽음'으로 시작으로 데뷔한 애거사 크리스티는 56년에 걸쳐 장편 66권, 단편집 20권을 발표한 추리소설사상 가장 인기 있는 작가입니다.
그녀의 추리소설은 정말 꼬꼬마 시절부터 열심히 읽었었고, 아마도 맨 처음 읽었던 작품은 ABC살인 사건(팬더추리걸작선이었던 거 같습니다.)이었고, 이후로 열심히 읽어왔던 것 같습니다. 나중엔 메리 웨스트매콧이라는 필명으로 출간했던 6권이 국내에서 출간된 로맨스 소설(순수 로맨스물은 결코 아닌 책들)을 읽기도 했습니다.
이벤트 기간동안 또 열심히 읽을 것 같지만, 저는 제가 감상했던 영상화된 작품들에 대해서 대략적으로 소개하려고 합니다. :)
실은 영상물 본지도 꽤 오래되었고, 작품들도 엄청나게 많아서(전부 다 감상하지는 못했음) 자료를 찻고 정리하다가 어떻게 소개하는 게 효율적일까 고민하다가, 그냥 시리즈별+배우별로 비교해서 정리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접근하기 편한 작품들을 먼저 소개시켜드리고 시리즈별+배우별(이후에 쓸거리가 남으면, 정통의 영국시리즈외 다른 나라와의 비교도 써볼까 합니다.)로 하려고 합니다.
영상화된 시리즈를 소개하기에 앞서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더군요.
그래서 애거사 크리스트의 이야기를 다룬 영상물의 소개로 가볍게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영화를 소개하기에 앞서 작가가 1926년 12월 8일 열흘가량 행방불명되었던 사건을 간략하게 설명해봅니다.
부유한 미국인 아버지와 영국 귀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애거사는 나이차이가 10살 이상 나는 언니, 오빠가 있었고, 어린 시절에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뒤 큰 충격을 받기도 했던 그녀는 홈스쿨로 공부하면서 이웃이던 유명 소설가 이든 필포츠에게 글쓰기 수업을 받기도 합니다.
그렇게 지내다가 성악과 피아노를 배우기 위해 파리로 가기도 하다가 20대 초반에 1차 세계대전 바로 직전에 아치볼드 크리스티라는 영국공군과 사랑에 빠져 결혼하게 됩니다. 1차 세계대전 때는 간호사로 일하기도 했었고, 둘 사이엔 로잘린드라는 귀여운 딸도 태어납니다.
소녀시절의 애거사, 수줍지만 매력적이었던 숙녀시절, 전쟁전후로 만났던 남편 아치볼드 크리스티와 함께 수영복 차림으로, 딸 로잘린드와 함께.
인생의 좋지 않은 일들이 가끔씩 몰아서 일어나듯이, 1926년에 불행한 일들이 일어납니다.
4월달에는 그녀의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그후 깊은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8월달에는 낸시 닐이라는 비서와 바람을 피우던 남편이 이혼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그해 12월 8일 남편과 크게 다퉜다고 하고 그 후 약 열흘 동안 홀연히 사라졌다가(차는 광산에서 발견되고, 신문엔 이상한 광고도 냈다고 합니다.) 남편이 외도 상대와 함께 가던 호텔에서 테레사 닐(외도상대 여성의 성)이라는 이름으로 투숙하면서, 기억을 잃은 채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영화 나를 찾아줘와 부부의 세계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당시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심한 우울증과 남편의 외도와 이혼 요구로 인한 큰 충격으로 인해 단기 기억 상실증에 빠졌다고 진단받은 것으로 끝나지만, 진짜 이유는 그 이후로도 밝혀지지 않은 채 미스터리로 남았습니다.
자서전에도, 인터뷰에서도 그 사건에 대해서는 절대 언급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유명 신문에 났던 실종 사건 기사들.
그후 남편과 이혼한 애거사 여사는 오리엔트 특급열차를 타고 이스탄불과 바그다드 등의 중동지역 유적지를 여행하다가 만난 14살 연하의 고고학자 맥스 맬로윈과 재혼하게 됩니다. 안정적이고, 평온한 결혼생활은 작품에도 이어집니다. :)
이때의 밝혀지지 않은 실종 사건을 다룬 작품들이 몇 개 있는데, 간단히 소개합니다.
1. Agatha (1979) - IMDB 평점 6.3
바네사 레드그레이브가 애거사 크리스티로, 미국인 기자(가상의 인물)역으로 더스틴 호프만이 나오는 영화.
트레일러 화면이 너무 구려서 워너 브라더스 유튜브에서 퍼온 Available Now on DVD
앞서 설명한 1926년 실종 사건에 대한 가상의 스토리를 다룬 작품입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큰 우울증에 빠진 상태에서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되고, 남편은 내연녀와의 결혼을 위해 이혼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이혼을 해주지 않았던 애거사는 그 상황에서 도피를 합니다.
그리고 원래, 그녀와 인터뷰를 할 예정이었던 미국 신문 칼럼니스트인 월리 스탠튼(가상의 인물)이 애거사 여사를 추적해서, 잠적한 호텔에 정체를 숨기고 접근합니다. 원래는 독점기사를 원하고 그녀를 추적했으나, 정체가 탄로나지 않도록 그녀를 보호하고 돕는다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바네사 레드그레이브가 전통적인 결혼생활에 힘들어하는 (어머니 돌아가시고 우울증 빠진 상태에서 육아와 작품활동을 병행해야 했기에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애거사 크리스티를 잘 연기한 것 같아요.
imdb 트리비아를 보면 더스틴 호프만의 기자 역할은 원래는 카메오 수준이었지만, 호프만의 요구로 점차 배역의 비중이 커졌다고 합니다.
메소드 연기를 하는 괴팍한 성품의 더스틴 호프만은 영화 촬영내내 우울해했고, 많은 스태프들은 힘들게 했었던 것 같습니다.
(크래이머 대 크래이머도 비슷한 시기에 찍었던 것 같은데, 메릴 스트립이 고생이 많았다고 하더군요.)
제작자 중 한 분은 더스틴 호프만의 과한 시나리오 수정 요청에 도중하차했다고 합니다.
애거사 크리스티 재단에서는 이 영화의 제작에 반대하여 소송을 재기했으나, 미국 수정 헌법 제1조로 보호되는 허구의 작품으로 판결받았습니다.
바네사 레드그레이브와 티모시 달튼과 결혼은 하지 않았으나 약 15년간(1971-1986) 관계를 유지했었고, 스코틀랜드의 메리라는 작품에 이어 이 작품에서도 부부관계로 등장합니다.
이작품에서는 작가인 애거사역을 맡았지만, 전설적인 캐스팅으로 유명한 시드니 루멧 감독의 1974년판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에서 메리 데버넴역으로 캐스팅되었습니다.
애거사 크리스티 여사의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1974년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에서도 출연했던 바네사 레드그레이브
1971년 스코틀랜드의 여왕 메리에서 메리와 그녀의 두번째 남편인 헨리 단리역으로 등장했던 티모시 달튼 (바네사 레드그레이브가 9살 연상)
1979년 애거사에서 크리스티의 미남 남편인 아치 크리스티로 등장하는 007 제임스 본드로 유명한 티모시 달튼.
실제 크리스티 여사와 비슷하게 분장한 듯한 느낌의 연기파 배우 바네사 레드그레이브
사람좋게 웃고있는 가상의 미국인 기자로 등장하는 더스틴 호프만. 메소드 연기자로 무척이나 괴팍해서 주변 사람들을 많이 힘들게 했다고 합니다.
함께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 더스틴 호프만.
위키피디아 영문, IMDB 이미지 및 자료 참고
https://en.wikipedia.org/wiki/Agatha_Christie
쥬쥬짱
추천인 8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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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이혼 후에 아마도 마음정리하려고 여행갔다가 거기서 새로운 남편도 만나고~
새로운 인생도 살게 되고요. :)
프로필 소개 속 배우 분 성함이??


티모시 달튼이 바네사 여사랑 그런 관계였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요.

이래저래 정보를 보다가 헉! 저는 헬렌 미렌과 리암 니슨이 연인이었었다는 것도 나름 충격이었었는데...
이분들이 사귀었을 줄이야. 꽤 오랫동안 사귀었는데, 결혼은 안해서 파트너라고 똭 프로필에 나와있어요.
(결혼한 분들은 배우자로 나오고...)
티모시 달튼 007되기 전까진 그렇게 유명하진 않았나봐요.
바네사 여사랑 헤어지고 007되면서 헐리우드로 넘어간 듯...
사실 이 이야기도 타인이 볼 때는 상당히 흥미로워 보이는 이야기였으니까요.,,
그나저나 영국 드라마나 영화는 익숙한 얼굴들이 여기저기 작품에서 다양하게 출연하네요ㅎㅎ

(예산문제랑, 스케쥴, 더스틴 호프만과의 불화, 크리스티 재단의 법정 소송까지...-_-;;)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미스터리고, 이거에 대해서 부정적인 여론도 많았데요.
남편을 살인자로 몰려는 의도다(영화 나를 찾아줘가 떠오릅니다.), 그때까지 많이 유명하지 않았던 작가의 자작극이다부터...
이래저래 많더라구요.
근데, 생각해보면 어머니의 죽음 + 남편의 외도 및 이혼 요구 + 육아로 인한 우울증 + 작품집필 4단으로 겹치면 누구라도 잠시 정신을 놓게되지 않을까 싶어요.
영국 배우들은 배우라는 직업의식이 강해서 단역이든 조연이든 가리지 않고 출연하기에 다작이 많습니다. :)
연극무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배우들도 많고요. 눈이 즐겁죠.


이 영화 괜찮을 꺼 같더라구요. :)
이전에 터키 여행갔을때 이스탄불에서 실제로 작가님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ㅎ > 여행 가이드한테 이야길 들었던 기억이..
아무래도 여행가면 글이 더 잘 써지는 경우도 많은거 같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