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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터스> - 해탈이 아닙니다.

POSC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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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밝혀둡니다만, 글을 별로 써본적이 없어서 횡설수설입니다. 특히 뒤로 갈수록 심하게 횡설수설입니다. 영화 내용을 설명하기엔 제 글솜씨가 역부족이네요.

제 인생에 영화 보고 남들 다 보게 리뷰를 올려보기는 두 번째쯤 되는 것 같습니다. 보통은 혼자 생각하고 말아버리는데... 이 영화는 뭐랄까, 한마디 하기에 좋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워낙에 결말이 애매모호해서 다른 분들이 보고 느낀 점들을 쭉 읽어보니 재미있더라고요. 광주에 살아서 오늘 13일의 금요일 기념으로 딱 1회 상영하는걸 보고 왔는데... 정말이지 13일의 금요일의 공포특급!!이라는 컨셉과는 30만광년 떨어져 있는 영화라서 좀 당황스럽긴 했지만 돈이 아깝진 않았네요. 다른 사람들에게 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지 않은 영화입니다만 본 것에 대해선 후회 없습니다. 재미있게 봤고요.

영화 내용에 대해 말하기 전에 먼저 밝혀두고 싶은 건, 저는 공포영화를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따라서 다른 분들보다는 이해도가 많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렇게 용감하게 글 올리는 이유는, 저는 이 영화를 보고 호러영화라는 생각이 크게 들지 않았거든요. 제가 알고 있는 호러영화는 (감독의 인터뷰 내용을 읽었습니다만) 헐리웃 슬래셔 무비 혹은 일본 공포영화입니다. 이게 바로 호러영화 편력이 짧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만;; 어쨌든 이 영화는 스릴도 공포도 없습니다. 오직 불쾌하기만 합니다. (제가 불쾌하다고 말했다고 해서 이 영화를 싫어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그냥, 저는 이 영화를 호러영화라는 장르로 보질 못했다는 이야기죠.

~~~~~~~~~~이이하 스포일러~~~~~~~~~~~~~~~~~~~~~~~

처음 영화가 시작될 때만 해도 호러영화로 보였습니다. 그 후로도 내용의 절반 이상은 일단은 호러 영화로 전개가 됩니다. 전개가 되면 될수록 이게 과연 호러인가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하지만요. 처음엔 호러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었는데, 제가 의구심이 들기 시작한건 본격적으로 살해가 시작되었을 때부터입니다. 살해될 대상자들이 너무 빨리 다 죽었거든요. 그 후에도 괴물이 너무 빨리 출현하는가 싶더니, 주인공이 (체감상) 채 30분도 안 돼 죽을 때쯤부터는 이 영화는 평범한 호러는 아니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죠. 그 후부터는 갑자기 지하의 고문실에서 여자를 구출하게 되죠. 저는 그때까지도 계속 ‘아 왜 경찰에 신고를 안 하는거야? 현실적으로 왜 저렇게 행동하는 건지 정말 이해가 안 된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더 생각해보니 그게 포인트였습니다. 즉, 이 영화는 애초에 전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사실 호러영화 자체가 현실적이지 않기는 하죠. 주인공들은 위험한 상황을 자초하기 일쑤니까요. 마터스에서 주인공이 상식적이지 못한 행동을 하는 건, 영화 초반부터 생각해보면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주인공은 하나의 입체적인 인물이라기보다는 어린 시절부터 15년간 루시랑 지내온 기억밖에 없는 평면적인 인물입니다. 철저하게 영화적인 장치로서만 사용될 뿐이죠. 그러니까, 이 영화는 애초에 단순한 ‘극’으로서만 봐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많은 분들이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해탈’을 영화의 주제로 말씀하셨더라고요. 제 생각에는 그건 감독의 함정에 빠진 겁니다. 영화의 인물은 해탈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그건 영화 속 대사일 뿐, 곧이 곧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되죠. 경찰에 신고할 상황에서 피해자를 도와준답시고 머리에 박힌 철심을 쌩으로 빼내며 더욱 고통을 가하는 기집애가 주인공인 영화인데, 감독이 보여주는 대로 모두 믿는건 너무 순진무구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해탈이 영화의 주제라면, 류상욱 님이 올리신 리뷰에서 말씀하셨듯이 (대부분의 관객이 느끼듯) 단지 불쾌할 뿐인 영화가 됩니다. 해탈을 핑계로 무고한 여성에게 이유없는 폭력을 행사했기 때문이죠. (그 집단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한 것도 아니고요. 잡혀 온 사람들은 전혀 궁금하지도 않은데 말이죠.) 하지만 감독은 친절하게도 영화가 끝나기 전에, 관객들이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단서를 하나 줍니다. 아예 떡하고 대놓고 말이죠. 마터스는 순교자라는 뜻으로 쓴게 아니라 증인이라는 의미로 제목을 붙인거다, 라고 아예 화면에다 써줍니다. 이 영화는 고통으로 인한 해탈에 관한 내용이 아닙니다. 뭐에 관한 내용인지 정확하게 콕 찝어내진 못하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영화의 주제를 콕 찝어낸다는 것도 말이 안되는 이야깁니다. 감독이 스스로 애매하게 만들었다는데, 이 영화는 이렇다, 하면 그 사람이 엉터리인거죠. 하지만 이 영화에서 말하고 싶은 것이 고통에 의한 해탈이 아니라는 말은 확실히 할 수 있겠습니다. 오히려 공포영화라는 소재가 더 중요합니다. (소재라고 하기에 뭣합니다만...) 인글로리어스 바스터즈에서 영화와 영화관이 중요한 소재로 쓰였듯, 마터스에서는 공포영화라는 장르가 중요한 요소입니다. 관객들이 영화의 결말이 다가오면서, ‘과연 고통에 의한 해탈이 감독이 말하고 싶은 거였을까?’라고 한껏 기대하며 마지막에 과연 어떤 말을 들었는지 잔뜩 부푼 마음으로 기다릴 때, 감독은 말해 주지 않고 영화 속 인물을 죽여버립니다. 오히려 계속 궁금해 하라면서 약올리기나 하죠. 다 끝나고 나서 나올때 뒤에서 어떤 분들이 ‘아 그래서 무슨 말을 들은거야? 그걸 말해줘야지...’라며 안타까워 하시더라고요. 해탈 따위 없습니다. 아무 이유도 없는 고통에 해탈이 있을 리가 있겠습니까? 우리가 본건 스너프 필름에서나 나올만한 무자비한 폭력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에 아무런 의미도 없는 단지 폭력일 뿐이라는 건 영화 초반부에 악몽에 시달리는 루시에 의해 이미 보여줬던 겁니다. 그러나 우리는 공포영화를 보러 온 관객이기 때문에 그런 건 금방 잊어버리죠. (물론 감독도 그렇게 영화를 치밀하게 짠 것도 아니긴 합니다만... 처음에 초반부만 생각한 상태에서 이어나갔다죠?) 순교자들이랍시고 다 죽어가는 사람들 사진을 차례로 보여주며 설명하는 장면도 사실 터무니없기 그지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공포영화를 보러 왔기 때문에 그들이 말하는 대로 충실히 믿어버리죠. 과연 죽음 뒤에 뭐가 있을까 하고 궁금해 할 뿐인 그 사람들과 똑같은 겁니다. 이런 식으로 해서 마지막에 그 여자가 뭘 봤는지 말한다면 어떠한 대사가 나온다고 해도 말도 안되는 내용이 될겁니다. 애초에 말이 안되거든요. 셰익스피어가 되살아나서 고통과 죽음에 대해 장황하게 늘어 놓는다 한들 이 영화는 3류 영화로 끝나버릴겁니다. 여기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공적인 영화가 된 것이겠죠? (하지만 우리는 뭔가 말했을거라고 철썩같이 믿고 기다리죠.)

과연 ‘증인’이란게 무슨 의미인가? 여기서부턴 순전히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주인공은 그러한 해탈의 상태에 도달한 4번째이자, 첫번째로 그 경험을 말로써 전달한 사람입니다. 주인공이 본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영화에선 천국처럼 빛나는 영상으로 표현했지만, 그건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 사람 생각일 뿐입니다.) 확실한 건 주인공은 평생 루시 곁에 있으면서 루시가 겪은 고통을 간접적으로 체험한 사람입니다. 주인공은 루시 덕분에 두려움을 버릴 수 있었습니다. 루시나 다른 사람들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잡혀 온 것이 아니죠. 루시에 의한 증언을 들었으며, 그것들을 몸소 겪으며 증인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신을 찾는 사람들에게 말해 줄 수 있었겠죠. 그것이 어떤 말이든 간에 신은 없다는 이야기로 해석되었을 겁니다. 그딴 식으로 사후 세계를 알 수 있다는거 자체가 넌센스죠. 이런 맥락에서 저는 결말이 해피 앤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어떤 식으로든, 그들의 방식으로 그들이 뭘 잘못했는지 깨닳게 했죠. 루시의 몫까지 전부 복수한 셈입니다. (고작 이걸 해피 앤딩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이 영화가 매우 싫습니다만...)

우선은 저는 이런식으로나마 해석하렵니다. 안그러면 오늘 진짜 잠 못잘 것 같아서요. 생각하면 할수록 불쾌한 영화네요;; 주인공처럼 저도 생각지도 못하게 고문을 당해 버린 것 같습니다. 감독의 의도가 적중했다는 점에서 더욱 불쾌하고, 매력적인 영화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결말 부분을 좋게 생각해서 이렇지, 애초에 영화를 허접하게 생각한다면 정말 찌질한 내용으로 볼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냥 그렇게 무시하는 편이 속편할 것 같은데... 난 왜 이렇게 긍정적인건지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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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오옷! 13일의 금요일에 보셨군요. 나름 의미가 있는.... 
고문은 정말... T_T
영화는 보시는 분 관점에 따라 다 다르니.. 
흥미롭게 글 잘 읽었습니다 ㅎㅎ
12:03
09.11.14.
2등
여행좋아
이 영화가 제가 본 영화중 끝까지 보는것 조차도 버거웠던 가장 힘든 영화였어요
감상평 잘 봤습니다 ^^
23:45
09.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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